“어디 신규사업 할 만한 거 있으면 아이디어 좀 주세요”

“M&A 할 만한 좋은 기업 없을까요? M&A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도시가스회사의 신규사업 담당자들이 기자한테 건네는 말이다.

도시가스회사들의 사업 다각화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이제는 도시가스 공급사업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한 도시가스회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신규사업 찾기에 혈안이 돼 있지만 마땅한 사업 아이템을 찾기가 어려워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규모가 큰 도시가스회사들만이 최근 사업 다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도시가스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도시가스회사들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도시가스회사들은 신규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래도 기존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새롭게 활성화하는 것을 가장 원하고 있다. 제2의 신규수요 창출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스냉방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 등은 향후 제2의 도시가스 르네상스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정부의 정책이 실제로 작용하기 전까지는 도시가스 수요정체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업계는 국가의 대세인 ‘저탄소 녹색성장’에서 천연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희망감을 갖고 있지만 녹색성장에 있어서의 천연가스 역할론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신규 수요창출 ‘우선’

최근 도시가스업계의 신수요 창출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일단 가스냉방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큰 모습이다. 가스냉방은 국가적으로 하절기 전력피크와 동고하저의 가스수요 패턴을 개선하는 주효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가스업계에서 보면 가스냉방은 새로운 가스판매 시장이 되는 셈이다.

올해부터 정부의 가스냉방 설치 보조금(50억원) 지원이 이뤄지는 한편 지식경제부가 지난 3월 국산 가스냉방기기 효율개선 지원, 융자지원 확대, 냉방용 가스소매공급비용 인하, 공공기관 가스냉방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가스냉방 보급확대 정책 설명회’를 개최하면서부터 가스냉방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전체냉방 중 가스냉방 비중은 12.4%에 불과하고 최근 보급이 정체되고 있다. 기후조건 및 에너지이용 조건이 유사한 일본의 가스냉방 비중은 22.6%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정부의 가스냉방 보급확대 정책 설명회 이후 한국도시가스협회 마케팅위원회에 가스냉방전문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초대 위원장으로 정시영 서강대 교수가 선임됐다.

가스냉방전문위원회는 가스냉방 보급확대를 위해 가스냉방 보조금의 효율적인 운영, 정책 연구 및 건의, 대국민 홍보 등을 수행하게 된다.

▲ 도시가스회사들은 가스냉방과 함께 소형가스열병합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가스냉방전문위원회는 △학계(서강대, 성균관대, 건국대) △유관기관(한국가스공사, 에너지관리공단, 전력거래소, 한국도시가스협회, 한국냉동공조협회, 건설협회, 설비건설협회) △연구기관(에너지경제연구원) △도시가스업계(마케팅위원회 위원 중 참여 희망사: 10개사) △냉방기기업계(LS엠트론, 신성엔지니어링, GS그린텍, 삼천리ES, 현대공조) 관련 전문가로 구성됐다.

가스냉방전문위원회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의 추가 지원 건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신규 지원 건의  △가스냉방기 가동 실증데이터 수집 및 분석 △냉방요금제 및 적용기간 확대 적용 건의 △전기요금의 현실화 건의 △고효율기자재 인증기준 제ㆍ개정, 냉방기기 검사절차 간소화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세부 검토과제의 지속적 추진 △관련 법령ㆍ기준 개정동향 파악 등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가스냉방 보급확대 기반구축을 위해 △가스냉방 정책ㆍ기술 세미나(유관기관 공동) 개최 △홍보 팸플릿 제작 배포 등 홍보 강화 △해외 사례조사 연구사업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업계 차원의 자발적인 보급확대 움직임도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 먼저 국내 1위 도시가스 업체인 SK E&S(대표 문덕규)가 그 신호탄을 올렸다. 지난 3월 29일 가스냉방 기기업체 LS엠트론과 가스냉방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진 것.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GHP(Gas engine Heat Pump, 가스냉방기기)의 대부분을 아이신(Aisin), 미쯔비시(Mitsubishi) 등 일본 수입산 제품에 의존했으나 향후 가스냉방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산 GHP의 시장 진입 및 도시가스사와의 상호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 E&S는 공급권역 내 수요처에 LS엠트론이 생산하는 GHP 및 흡수식 냉온수기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동시에 원활한 가스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LS엠트론은 원활한 기기공급, 유지관리 및 보수 등에 대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특히 SK E&S가 국내 도시가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시가스협회는 5월10일부터 14일까지 일본에 천연가스 마케팅 선진사례 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번 파견은 해외 도시가스사의 마케팅 전략, 신기술 동향 및 사업 다각화 전략, 정부의 도시가스 관련 정책 등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신규 수요창출과 신성장 동력산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단은 이번 방문에서 △일본의 천연가스 보급관련 정책 및 제도 △환경변화에 대한 도시가스사의 대응전략 △도시가스사 新비즈니스모델(녹색성장 접목) △에너지원간 경쟁 환경시장 현황 △신기술, 신규사업 조사 등 국내 접목이 가능한 아이템 등을 조사한다.

도시가스업계가 가스냉방과 함께 주목하는 분야는 소형가스열병합발전. 소형열병합발전은  주로 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해 발전용량이 1만kW(10MW) 이하인 가스엔진 또는 가스터빈을 이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이용하는 고효율 종합에너지 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8년 롯데월드 등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설치된 소형열병합발전은 지난해 10월 현재 200개소에 379대, 219MW가 보급됐다.

그러나 소형열병합발전은 중앙난방 아파트의 설비 개보수와 연계한 ESCO 사업을 통해 활성화 됐지만 전력요금 대비 급등한 도시가스요금과 영업대상 감소로 최근 5년간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또한 지역난방 고시지역 내 소형열병합발전 설치 제한, 소형열병합발전 시설을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로 규정, 2006년 이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소형열병합발전 지원제도 등이 성장 둔화의 주요인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삼천리는 연료전지 전문회사 GS퓨얼셀과 제휴해 가정용 연료전지 판매 및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소형열병합발전이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절약 친환경시스템으로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열병합발전 보급 확대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기존 공동주택 개보수 시장에서 벗어나 신축 아파트 시장 중심으로 소형열병합발전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및 성능’이 고시되고 정부의 ‘그린홈(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정책에 가장 부합되는 에너지공급시스템이 소형열병합발전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소형가스열병합발전이 다시 각광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소형열병합발전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삼천리의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와 건축설계사로부터 소형열병합발전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의 열병합발전 보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영업·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소형열병합발전 시장에서 영업과열 양상을 띠었지만 이제는 일부 기업들의 열병합발전 시장 포기 등 경쟁구도 조정으로 양질의 소형열병합발전 보급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정책지원 및 제도개선까지 병행되면 소형열병합발전 보급 확대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가 지적하는 제도개선 방향은 가스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천연가스요금체계 개선, 보조금 신설 및 기존 지원금 상향조정 등이다.

일본의 경우 소형열병합발전 사업은 신에너지사업 지원사업, 에너지사용합리화사업자 지원사업, 지역신에너지 및 에너지절약 도입촉진사업, 지구온난화방지 지원사업에 포함돼 투자비의 1/2~1/3 정도를 국가에서 보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창립한 소형열병합발전협의회의 역할도 주목된다. 특히 어느 한쪽 업계 중심이 아니라 에너지 유관기관(에너지관리공단), 연료공급사(삼천리 등), 발전기 제조사, 학계 및 연구단체, 열병합발전 관련 설계 및 시공회사, ESCO업체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형열병합발전 보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NG/LNG충전사업도 도시가스사의 관심사다. 삼천리는 지난 4월 6일 국내 최초로 중소형 차량 전용 CNG충전소(군포 당정CNG충전소)를 준공하면서 운송용 도시가스 판매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미 법령 개정을 통해 도시가스회사들이 LNG충전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연료전환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SK E&S와 LS엠트론은 가스냉방 보급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사업 다각화 어디까지 왔나

도시가스회사들의 사업 다각화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사업만으로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일 규모로 국내 1위 도시가스 기업인 삼천리의 사업 다각화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미래지속성장을 위해 에너지, 비에너지, 녹색성장 사업을 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에너지에서 환경까지 친환경 생활문화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삼천리(대표 정순원)는 지난해 많은 결실을 이뤄냈다. 평택국제화지구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안산도시개발을 인수했다. 에너지전문 자산운용사인 ‘맥쿼리삼천리자산운용’을 설립해 금융사업을 시작했다.

또 산업은행 및 SK에너지와 공동 구성한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정부가 조성하는 1조원 규모의 해외자원개발펀드 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한국투자증권,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과 함께 선정됐다.

삼천리는 비에너지부문에서는 지난해 SL&C를 설립함으로써 생활문화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삼천리는 올해도 집단에너지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권 획득을 추진하고 있고 물 사업 관련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연료전지 전문회사 GS퓨얼셀과 제휴해 가정용 연료전지 판매 및 설치사업을 추진한다.

예스코(대표 최경훈)는 지난 2006년 창립 25주년을 맞아 ‘따뜻함과 행복을 드리는 생활에너지기업’이라는 비전(G2G 2020)을 선포했다. 가스미터 생산업체인 대한가스기기를 인수했고 GHPㆍCNGㆍ설비공사 등 도시가스와 관련된 에너지사업부문과 가정에 필요한 홈서비스를 다루는 생활서비스사업부문을 주축으로 한 예스코서비스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예스코는 지난해부터 서서히 비전 달성을 위한 성과들을 창출해내고 있다. 먼저 북미 유·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한 결과 조금씩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유전은 소규모 광구이지만 개발 성공 가능성이 많아 올해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한성을 인수했으며 이 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로 인한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예스코는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적극 부응해 신재생 친환경에너지와 연관된 분야에서 회사의 미래사업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사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 및 M&A, 해외자원개발사업 등으로 비전을 실현해나간다는 것이다. 

SK E&S(대표 문덕규)는 ‘가스와 전력의 Multi utility player’를 지향하며 다양한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도시가스 공급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GHP, CNG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NG자동차 보급확대에 대비해 LCNG충전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 부문에서는 현재 익산지역 산업단지열병합, 해운대지역난방사업을 하고 있으며 강동지구, 학하노은·덕명지구, 익산배산지구, 송파거여지구,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권을 획득했다.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중국 도시가스사업에 우선 진출하고 점차적으로 Value chain 확대 및 관련사업 추진으로 중국 가스시장에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2007년 중국 메이저 도시가스사 중 하나인 차이나가스와 합자투자 법인(China Gas-SK Energy Holdings Co.,Ltd)을 설립해 타이조우시 도시가스사업에 진출하는 등 합자투자법인 및 추가 개발된 제휴 파트너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NG사업 부문의 경우 고효율 복합발전 및 CES사업에서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직도입 사업에 진출하고 안정적인 LNG저장설비 확보를 위해 LNG터미널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도시가스(대표 김갑수)는 신규사업부문에서 다양한 국내외 신규법인을 설립했다. 방충, 방향 등의 특성을 이용한 에쎈셜오일 사업을 영위하는 ‘SCG RESOURCES INC’, 개인생활용품 관련사업을 하는 ‘INSONA ENTERPRISES PRIVATE LIMITED’, 어학원 ‘굿캠퍼스’, 통신판매 및 인터넷 상거래사업을 하는 ‘에코끼리’, 농산물가공사업을 하는 ‘PROCESOS INTEGRADOS SOCIEDAD ANONIMA’를 설립했다. 

▲ 대구도시가스는 대구에너지환경을 통해 LFG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유전개발에 적극적인 서울도시가스는 미국, 캐나다, 리비아, 베트남 등 기존 생산거점에 이어 새롭게 호주에서의 원유생산에도 돌입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2006년 말 생산을 시작한 베트남 11-2 해상광구에서의 가스생산량 증산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리비아의 앨리펀드 광구에서는 향후 25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2007년 개발정 시추작업 성공으로 추가 가채매장량을 확보한 호주지역에서는 육상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도시가스(대표 이종무)는 대구에너지환경을 통해 LFG사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대구시내에서 발생되는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에너지화하는 RDF사업 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는 기존 추진해 오던 솔라윈시스템을 이용한 몽골 만다흐솜의 온실가스감축 국제 지원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지역 등으로 뻗어나간다는 목표다.

또 국내 최초로 대구에 타워형 태양열발전소를 건립 중이다. 지난 4월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해양도시가스(대표 정영준)는 올해부터 GS퓨얼셀과 제휴해 건물용(가정용) 연료전지 판매 및 설치사업에 나선다. 경동도시가스(대표 송재호)는 자회사 경동솔라를 설립해 태양광발전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에스이(대표 유석형)는 지난 3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업체 썬텍인포메이션시스템을 150억원에 인수했다. 1988년 설립된 썬텍인포메이션시스템은 e-비즈니스 통합서비스와 유무선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47억원, 영업이익 9억원, 순이익 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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