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연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비전통 가스자산 등 장기 전략 병행
조인트 벤처 설립전략 고려해야

금융위기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재 에너지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및 올해 투자계획 등이 속속 발표되었다.

예상대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침체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영실적은 악화되었다.

더욱이 비록 최근 경기회복세가 진행되면서 유가가 상승하였으나 남유럽 재정위기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적인 유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즉 최근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이나 경제 불확실성으로 단기간 내 빠르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는 위와 같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하에서 지난해 메이저 등 주요 에너지 기업의 상류사업성과를 살펴보고 이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전략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에너지산업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메이저 기업과 상류사업만을 중점 추진하고 있는 북미 독립계 E&P 기업 등 10개 기업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개별기업으로 메이저사는 BP(BP), Shell(RDS), Chevron(CVX), ConocoPhillips(COP), ExxonMobil(XOM)이며 북미 독립계 E&P사는 Devon, EnCana(ECA) Chesapeake(CHK), EOG(EOG), XTO(XTO)이다.

특히 분석대상으로 선정한 북미 독립계 E&P사는 생산량의 70~90% 이상이 천연가스인 가운데 Shale gas 등 비전통 가스(Unconventional gas) 자원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대형 천연가스 생산업체이다.

상류부문 사업성과는 2009년 순이익 분석을 통한 수익성에 중점을 두어 분석하는 가운데 메이저 기업군은 상류부문에서만 발생한 순이익을, 북미 독립계 E&P 기업군은 전체 사업에서 발생한 순이익을 분석하였다.

2.1 메이저 기업

지난해 BP 등 5개 메이저 기업의 상류부문 사업 수익성은 상류부문 순이익이‘08년 대비 -53% (5개 기업 평균) 감소하며 크게 악화되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보다는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급락 요인이 크게 작용하였다.

지난해 원유 및 가스 생산량은 2008년 대비 소폭이나마 2.1% (5개 기업 평균: 3.21MMboe/d) 증가하였으나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가격(5개 기업 평균: 원유 56.8달러/bbl, 천연가스 4.19달러/Mcf)은 무려 각각 37%, 40% 하락하였다. 게다가 비록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따른 단위당 생산비용 감소폭도 단지 2%에 그쳐 비용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도 상쇄되었다.

기업별로 수익성을 살펴보면 Conoco Phillips가 최악의 실적을 거두었다. Conoco Phillips는 생산량 증가(2%)와 단위당 생산비용 감소(13%)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Henry Hub: -56%)한 미국에서의 높은 천연가스 생산량 비중으로 인해 순이익이 69.9% 감소하였다.

반면 최고의 실적을 거둔 기업은 BP로 생산량 증가(4%)와 단위당 생산비용 감소(12%)로 순수익 감소율이 21%에 그쳤다.

상류부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BP 등 5개 기업의 영업현금흐름 또한 크게 악화(5개 기업 평균: -42%)되었다. 이에 메이저사는 총 투자액(Capex: 18.6%)과 함께 상류부문 투자액(20%)을 축소하는 한편 배당금 규모(0.5%)도 축소하였다. 그러면서도 각사들은 총 투자액에서 상류부문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5개 기업 평균: 77%)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상류부문 투자액 및 배당금 축소 규모가 영업현금 감소 규모(42%)보다 작아 메이저들은 초과지출 상태(23억달러)를 보이며 재무안전성을 나타내는 대차대조표상의 유동비율(112.6%)과 부채비율(113%)이 매우 양호한 수준을 보이지는 않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ConcoPhiliips가 유동비율은 100%에도 못 미치는 89% 수준이며 부채비율도 또한 142%로 5개 기업 중 재무안정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onocoPhillips의 상류부문 수익성이 5개 기업 중 가장 크게 악화 된데다 최근 기업 및 자산인수 등을 통해 성장해온데 기인하고 있다.

2.1 북미 독립계 E&P 기업(천연가스 생산기업)

지난해 Devon 등 가스 개발 및 생산을 중점으로 하는 북미 독립계 E&P 기업들의 수익성도 원유 및 천연가스 급락으로 인해 크게 악화되었다.

심지어 Devon과 Chesapeake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메이저 보다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조업활동이 주로 북미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생산량의 대부분이 유가하락폭(WTI: -38%) 보다 컸던 천연가스(Henry Hub: -56%) 가이기 때문이다.

이에 메이저 대비 생산량(6.3%: 5개 기업 평균)이 증가하고 유가(25.6%) 및 천연가스 판매가격 하락폭(30%)도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보다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되었다.

기업별로 수익성을 살펴보면 Chesapeake와 Devon이 순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을 거둔 반면 최고의 실적을 거둔 기업은 XTO로 메이저까지 포함해서 유일하게 전년대비 순이익이 증가(5.6%)하였다. 이는 생산량 증가(23%)와 단위당 생산비용 감소(13%) 뿐 아니라 가스 생산량에 대한 헤지(Hedge)로 인해 가스판매가격 하락폭(8.7%)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독립계 E&P 기업 역시 수익성 악화로 영업현금 흐름(5개 기업 평균: -21%) 또한 악화 되면서 총 투자액을 축소(31.7%)하는 한편 배당금은 메이저와 달리 오히려 증가(9.3%)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투자액 축소 규모가 영업현금 감소(21%) 규모 보다 커 소폭의 현금 유입(1.4억달러) 상태를 보였다. 여기에 비핵심 자산까지 매각하며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였다.

그 결과 재무안전성을 나타내는 대차대조표 상의 유동비율(111%)과 부채비율(95%)이 메이저 기업 보다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Chesapeake가 E&P 투자액을 37% 축소했으나 5개 기업 중 수익성이 가장 악화된 데다 배당금 증가(22%) 등으로 재무안정성(유동비율: 91%, 부채비율: 142%)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1 메이저 기업

지난해 상류부문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현재 여전히 높은 경영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메이저 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절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애쓰고 있다.

특히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ConcoPhillips는 지난해 10월말 향후 2년 내에 수익성이 낮은 자산(약 100억달러 규모)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하류 부문에서 상류부문으로 비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발표하였다.

메이저기업들은 위와 같이 재무구조 개선에 애쓰면서도 장기성장을 위해 자산 및 기업인수 등을 통해 심해 및 비전통 가스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말 ExxonMobil이 비전통 가스(Shale 가스)생산 기업인 미국 XTO를 무려 410억 달러에(부채 포함, 주당 51.69달러) 인수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ExxonMobil의 XTO 인수규모는 지난 2006년 ConocoPhillips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Burlington Resources를 364억달러(주당 90.69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이다.

Shell도 지난 3월 비전통 가스인 CSG (Coal Seam Gas) 생산기업인 호주 Arrow를 중국 PetroChina와 함께 35억 호주 달러 (주당 A$4.70)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Chevron은 여타 경쟁사와 달리 비전통 가스 특히 북미시장의 Shale 가스 보다는 기존 사업인 아태지역에서의 LNG 프로젝트에 보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Chevron도 미국 Piceance과 Haynesville에 35,000에이커에 달하는 비전통가스자원이 있으나 Chevron은 미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전까지는 돈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P는 심해자산 투자를 확대하였다. 지난 3월 BP는 Devon이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멕시코만, 아제르바이잔에 있는 심해자산 등을 현금 70억달러에 인수하는 한편 Devon의 자산인수와 별도로 Devon에게 BP의 오일샌드 광구(Kirby) 지분율(50%) 5억달러(1억5,000만달러 추가 자본비용 별도)에 매각함과 동시에 Devon과 조인트 벤처 설립에도 합의하였다.

이로써 BP는 Devon의 오일샌드 개발 경험 및 기술력을 통해 그 동안 개발되지 못한 Kirby광구 개발이 시작될 수 있는 등 심해 뿐 아니라 오일샌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이저 기업의 지난해 순수익이 무려 53%나 급감한 상황에서도 기본전략인 주주중시를 위해 배당금 규모는 단지 0.5%만 축소하였다.



3.1 북미 독립계 E&P 기업(천연가스 생산기업)

대형 독립계 E&P 기업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절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애쓰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자산 매각에다 사업부문 분할까지 단행하며 메이저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Devon은 2009년 12월 그 동안 장기전략 차원에서 확보해온 브라질 및 멕시코만 등 해외에 있는 심해자산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미지역의 육상 석유 및 가스 사업을 특화하기 위한 것으로 Devon은 지난해 말 멕시코만에 있는 3개 탐사 광구(St. Malo, Cascade, Jack)를 13억달러에 매각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BP에게 브라질, 멕시코만, 아제르바이잔에 있는 심해자산 등을 70억달러에 매각키로 하였다.

Devon과 함께 순손실을 기록한 Chesapeake도 자산매각과 함께 특히 조인트 벤처 설립을 활용하고 있다. Chesapeake는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Shale gas 개발을 위해 Plains Exploration & Production, BP, Statoil, Total 등 메이저사를 파트너로 하여 4개의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하였다.

Chesapeake는 Shale gas 자산매각과 함께 이루어진 조인트 벤처를 통해 확보한 현금(48억달러)을 부채감소보다는 Shale gas 탐사부문 투자 확대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EOG는 높은 가스 생산량 비중(2009: 78%)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타격이 컸던 것을 감안하여 Shale gas 자산 보다는 shale oil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올해 북미 매출액의 50%를 원유에서 창출할 계획을 밝혔다. 즉, EOG는 자원 분산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Encana는 자산매각뿐만 아니라 지난해 사업부문을 분할하였다.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오일샌드와 정유산업 관련 자산을 이관하여 Cenovus를 설립함으로써 EnCana는 비전통 가스개발 전문기업으로, Cenovus는 오일샌드와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상하류 일관조업회사로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가장 주목할 기업은 지난해 12월 주식교환 방식으로 ExxonMobil에게 인수된 XTO이다.

XTO는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를 포함해 유일하게 순수익이 전년대비 (+) 증가율을 보이는 등 경쟁기업 대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더욱이 XTO의 자산은 지역적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가운데 특히 숙련된 노동력 및 전문기술력 보유하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TO가 ExxonMobil 인수에 합의한 데에는 XTO 경영진의 의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 XTO 경영진은 컨퍼런스(IHS Herold Pacesetters)에서 사업 수익성을 위해 미 가스 가격이 7달러/Mcf~7.50Mcf 까지 상승해야 하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2014년 까지 그 범위까지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즉, 향후 수년간 가스 생산업체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한편 독립계 E&P 기업 또한 주주중시 전략으로 인해 순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5개 기업 중 3개 기업(CHK, EOG, XTO)이 배당금을 증가시켜 전체적으로 배당금이 전년대비 9.6% 증가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메이저와 북미 독립계 E&P 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절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애쓰고 있다. 즉, 보유자산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가운데‘선택과 집중’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메이저 기업은 고유가시 축적해 놓은 막대한 현금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발판을 위해 심해 및 비전통 가스 자산을 확보하는 등 장기 전략적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ExxonMobil의 XTO 인수는 그 동안 관심을 덜 기울어 왔던 미 비전통 가스 산업에 메이저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반면 독립계 E&P 기업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비전통 가스개발 등 기존 핵심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독립계 E&P 기업은 메이저 기업 대비 자금조달 능력 및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경쟁력이 뒤쳐져 있음에 따라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조인트 벤처를 통해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에도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에너지 기업들의‘선택과 집중’전략이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비전통 가스 자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Barclays Capital이 387개 석유회사를 대상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독립계 석유회사들은 미 Shale gas에 대한 투자 (총 11억달러)를 무려 55% 증대할 계획이다.

메이저들은 올해 목표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심해 및 비전통 가스 자산이 생산량 증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어 비전통 자산인수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Shale gas가 업계 인식보다 생산성이나 지속성 측면에서 떨어져 곧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유망자산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Pitchard Capital은 Shale gas 생산량 증대 성공 소식은 오히려 북미 천연가스 시장 공급 과잉 측면을 강조해 가격을 추가로 하락시킬 것으로 우려를 표명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Chevron, Devon 등은 Shale gas 드릴링을 보류 및 축소하는 한편 EOG는 원유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통 가스 자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향후 전통 가스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유망자원 접근 제한 등 어려운 자원 개발환경의 펀더멘탈한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기업 또한 비전통 가스 자원에 대한 관심을 점차 증대시키는 가운데 그 일환으로 특히 독립계 E&P 기업의 자산 매각 동향을 살펴보면서 조인트 벤처 설립 전략을 고려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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