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산업용가스 충전업계에서는 IMF 이후 10년간을 ‘호시절’이라 부르던 때가 있었다. 증대 일로에 있던 판매량과 제값받을 수 있었던 여건, 덜 치열한 경쟁 등 지금과 비교해보면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할 만한 요인들이 꽤 있었던 셈이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다들 말한다. 악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조직화된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사와 비조합사 간의 차별화된 시장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 공공연히, 그리고 당당하게 비조합사에 대한 ‘응징’을 부르짖고 있다.

충전업계에서는 ‘상생’이란 말이 상당히 친숙하면서도 낯간지럽다. 누구나 상생을 말하지만 정작 상생을 위한 상호배려는 보이지 않는 탓이다. 충전업계에서의 ‘상생’은 조합사에만 해당되는 용어일 뿐 비조합사와는 무관하다. 상생을 통해 사업을 보장받으려면 조합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조합의 세력 확장만이 현재 산업용가스시장이 안고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비회원사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조합사의 수익악화를 최소화하거나 그들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능사인지는 의문이다.

조합사의 거래처 유지와 신규 거래처 확보에는 유효할지 모르지만 그 유효성의 지속성과 적합성에는 고개를 가로젓게 만든다.

산업용가스시장에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를 충전업계 독단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손쉬운 방법인 ‘조합’의 힘만을 내세워서야 될까? 근본문제를 해결하려는 조합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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