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3년 고려시대 문익점은 원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가 다음해인 1364년 귀국하면서 붓 뚜껑에 목화씨를 숨겨서 들여온다. 당시 고려에는 목화를 재배하지 못했던 시대로 목화솜과 면직물은 대부분 원나라에서 수입해 왔었다. 이후 고려에서 목화가 재배됨에 따라 원나라는 더 이상 목화솜과 면직물을 고려에 수출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익점과 목화씨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 현대적 시각에서 들여다보면 문익점 선생의 목화씨 무단 반출은 산업스파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권력이동’에서 ‘권력은 무력에서 자본으로 그리고 미래에는 지식으로 이동할 것이며 21세기에는 산업스파이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되고 정보전쟁과 날로 늘어가는 경제·금융스파이가 현재를 특징 지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대로 현 시대는 산업스파이가 횡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전에는 기술도입국 이었으나 이제는 기술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상태이고 보면 산업스파이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밸브제조업체인 K사의 경우 산업스파이 피해로 수 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의 전말은 K사에 위장 취업한 L씨가 K사의 제품과 기술 및 거래처 등에 대한 영업 기밀을 빼내가 유통회사를 설립하고 K사의 경쟁사인 H사의 해외 판매처로 활동하면서 K사의 해외 거래선에 낮은 가격으로 견적을 냄으로써 K사와 해외 거래선의 계약이 파기되었고 이로 인해 K사는 수 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에서 수사 중인 사건으로 조만간 결과가 나오겠지만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에너지 산업계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산업스파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국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적발된 산업스파이 사건의 예상 피해액이 50조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에너지 산업계도 산업스파이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시급히 대책을 수립해 피해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