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가정용 가스보일러시장은 연초에 전망했던 시장과 달리 전혀 예상밖의 상황으로 호황을 누렸다. 이렇게 보일러시장이 호황을 맞은 것은 바로 날씨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심상치 않던 한파는 올해 들어 극성을 부렸다. 무려 4월까지 한파가 이어지면서 보일러교체세대가 급증한 것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1/4분기 보일러 생산량은 보일러 생산실적이 집계된 이래 최대실적을 냈다. 2/4분기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져 5월까지 생산량(42만9,007대)이 전년(34만8,515대)대비 무려 23%나 증가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최소한의 수리만하고 보일러 교체를 미뤄왔던 물량들이 지속적인 추위가 이어지는 이상한파로 인해 교체수요가 많이 발생한 것이 상반기 시장 호황의 원인”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가시지 않은 경기침체의 그늘로 개발예정지역에서는 교체심리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향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에 진행될 교체수요가 시기적으로 앞당겨진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반기시장 형성이 어떻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가정용 보일러시장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교체시장이 상반기 보일러시장을 견인해 왔다. 반면 전체 보일러시장의 30~35%를 형성하고 있는 특판시장(신축 아파트 입찰시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와 최근 발표된 건설사 구조조정 계획 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인해 분양예정인 현장들이 지연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보일러 구입이 늦어지거나 계획했던 입찰이 취소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건설경기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특판시장 회복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특판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보일러사간 수주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속에서도 일반보일러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콘덴싱보일러를 채택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역시 건물에너지효율등급제 등 녹색성장, 에너지효율화 정책이 크게 작용해 콘덴싱보일러를 적용한 현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일부 특판현장의 경우 콘덴싱보일러의 입찰가격이 일반보일러에도 못미친다는 제보도 있어 콘덴싱보일러의 가격하락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효율 정책으로 인해 공동주택(아파트)에 대해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최근 수주가격을 보면 과연 콘덴싱보일러로 수주한 것이 맞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일반보일러 수준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3만여대의 시장이 형성되는 개보수시장은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시장인 만큼 비교적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던 전례를 뒤엎는 특판화된 현장들이 나오고 있어 보일러업계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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