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로 인해  BP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세계 석유메이저 기업들이 BP의 자산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석유산업 경쟁 구도의 변화가 주목된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BP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고의 수습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업계 경쟁구도 변화 및 에너지시장의 구조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BP가 이번 사고의 수습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약 110~293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BP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700억달러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정부 및 BP 이사진과 경영진들은 이번 사고 수습 비용 마련을 위해 약 100억달러 규모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파키스탄, 베트남, 미국, 캐나다, 이집트 등지의 생산설비 및 채굴권 등을 매각대상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자산에 대해 이미 미국의 석유기업인 아파치(Apache Corp)사가 인수를 타진 중에 있다.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에너지기업들 또한 BP의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BP의 아르헨티나 소재 자산에 대해 이미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이를 남미사업 확대 기회로 삼고자 하고 있다.

BP의 총매출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사업들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TNK-BP는 BP 총 원유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카스피해 지역에서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즈프롬(Gazprom) 등과 함께 대규모 자원 개발 사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BP의 재정난을 기회로 가즈프롬과 같은 러시아 기업들이 중앙아시아 및 유럽지역에서의 에너지 사업권을 추가로 가져오게 된다면 러시아의 범 유럽 에너지 자원에 대한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엑슨모빌, 셰브론(Chevron) 등 미국의 석유메이저들이 BP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이번 사고의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BP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BP가 파산하거나 엑슨모빌 등에 인수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BP는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업이자 영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도 높아 영국의 정치권과 투자가들이 BP가 파산하거나 외국 기업에게 넘어가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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