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질유탈황분해시설 전경.
전기자동차와 수소전지차 등 차세대 그린카의 개발과 태양광, 원자력,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산업을 이끌어온 정유업계는 이미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편집자주

석유 정제사업에만 집중해온 정유사가 직접 대체에너지개발에 나서고 원유 수입에서 나아가 직접 유전개발에 뛰어드는 등 국내 정유업계는 석유기업에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도화증설부터 정유업과 밀접한 석유화학, 윤활유사업 등은 국내 정유사들이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선택한 성장동력사업 1호 대상이다. 여기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수소에너지시대를 대비한 연료전지 개발 등 기존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 전기차 배터리 개발

SK에너지는 기술에 기반한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래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성장축개발에 한창이다.

그 중 하나로 그린카 세계 4대 강국에 진입하기 위한 핵심기술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개발에 투자해 왔으며 2009년 10월말 다임러그룹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SK에너지는 다임러 측과 상호 보완 해 향후 2년간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첫 순수 고속 전기차로 개발 중인 ‘i10’ 기반 양산 모델 및 기아차 기반 차기 양산 모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공식 선정됐다.

또한 SK에너지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상용사업부문에서 개발 중인 전기버스 ‘일렉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어 국내외 순수 전기 상용차 배터리시장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SK에너지는 2005년 독자 개발한 리튬전지용 분리막 기술과 고유의 전극기술 등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부품소재부터 최종제품까지 전 과정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배터리 성능의 극대화를 달성하고 있다.

■  신소재 기술 개발

아울러 SK에너지는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2008년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회수, 저장에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로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Polymer)로 전환해 실생활에 유용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 자원화 한다. 따라서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의 사용 절감과 함께 세계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탄소 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등 획기적인 친환경 신소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 해외자원개발사업 박차

SK에너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6개국 33개 광구에서 활발한 자원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며 페루, 브라질, 베트남 등 생산광구에서 우리나라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2,000만배럴의 지분원유를 확보했다. 또한 일일 5만배럴의 지분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15년까지 지분원유 보유량을 10억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10억배럴은 우리나라가 1년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업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자원개발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9년에 각각 0.6%, 4.7%를 차지했으나 2008년 매출의 1.17%, 영입이익 16%를 차지하는 등 특히 이익 부분과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2009년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37%에 달하는 3,352억원을 달성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요 광구의 생산량 증가, 유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증가 등으로 3,565억원의 매출과 1,82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연간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004년 1월 10개국 15개 광구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SK에너지는 2007년 베트남 15-1/05 광구 등 3개 광구, 2008년 콜롬비아 CPE 5, SSJN5, CPO4 등 3개 광구 포함 6개 광구에 신규로 참여하는 한편, 2009년에도 5개 신규 광구에 투자하는 등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도 예맨 LNG생산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지난 6월 페루 LNG생산 개시에 따라 일평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올해 말에는 일일 생산량을 7만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페루를 중심으로 한 남미,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등 핵심개발지역에 역량을 집중해 자원개발 사업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 연료전지 개발

GS칼텍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에너지 및 신소재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수소에너지 시대에 대비해 에너지기업으로서 향후 광범위하게 활용될 연료전지를 국내 기술로 개발 및 보급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GS칼텍스의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인 GS퓨얼셀은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 3kW급 가정용 연료전지 열병합발전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특히 GS퓨얼셀은 시스템 설계·구성, 스택, 연료변환기 등 연료전지 3대 핵심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연료전지 전문 기업이며 지난 2005년부터 시범 보급을 시작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의 또다른 자회사인 GS나노텍은 차세대 이차전지인 박막전지(Thin Film Battery)를 개발하고 있다. 박막전지는 모든 구성물질이 고체(All Solid State)로 이뤄져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폭발 및 발화의 위험이 전혀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향후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Active RFID, Smart Card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또한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신일본석유와 함께 친환경적인 에너지 저장장치인 전기이중층커패시터용 탄소소재를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 ‘파워카본테크놀로지(Power Carbon Technology)’를 설립하고 지난 3월에 준공식을 가졌다.

파워카본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월 한국의 GS칼텍스와 일본의 신일본석유가 50대 50으로 합작계약에 서명함으로써 설립된 회사로 2015년까지 공장설립 및 증설 등 총 1억달러 이상이 투자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세계 최초로 원유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코크스를 원료로 EDLC용 탄소소재를 상용화한 공장이다. EDLC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학전지와는 차별화되는 차세대 물리전지의 일종으로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수명이 반영구적이며 급속 충·방전 및 고출력이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 바이오연료 개발

GS칼텍스는 바이오연료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KAIST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비식용 바이오매스로 바이오부탄올 및 바이오혼합알코올을 생산하는 대사공학적으로 개량된 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 차세대 바이오연료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부탄올 발효 과정에 사용하는 균주를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야생 균주대비 부탄올과 에탄올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부산물로 생산되던 아세톤을 이소프로판올로 전량 전환시켜 혼합알코올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 폐기물 에너지화사업

GS칼텍스는 지난 4월 플라즈마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를 에너지로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한 애드플라텍을 인수, 사명을 GS플라텍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폐기물 에너지화사업에 진출했다.

기존의 폐기물 소각로를 이용할 경우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NOx, SOx,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지만 플라즈마를 이용할 경우 대기오염 물질이 1/10 이상 줄어드는 것은 물론 에너지로 활용 가능한 합성가스가 만들어진다.

이 합성가스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뤄져 있어 스팀발전뿐 아니라 고효율 가스터빈발전이 가능하며 연료전지에 합성가스를 직접 공급해 연료전지발전도 가능하다.

폐기물 100톤을 처리할 경우 10MW 이상의 발전이 가능해져 약 1만가구 이상이 사용가능한 전력량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별도 처리과정을 거쳐 고순도 수소로 회수가 가능해 향후 수소 에너지 시대에 산업용은 물론 수소 연료전지자동차에도 공급이 가능하다.

■ 고도화 프로젝트

현대오일뱅크의 성장동력사업은 비전 2012의 핵심사업인 고도화 프로젝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고도화 시설을 가동하는 시점이면 국내 최고의 고도화 비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증설사업인 ‘제2중질유탈황분해시설(HOU) 프로젝트’는 충남서산시 대산 공장 내 30만평이라는 대규모 부지에 둥지를 트는 대형사업이다. HOU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를 재분해하는 사업(Heavy Oil Upgrading)을 말한다.

즉 정제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질유분(벙커C)을 부가가치가 높고 환경 친화적인 제품(프로필렌, 알킬레이트, 휘발유, 경유)으로 전환하는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제1 공장에 고유황 중질유를 분해하는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공장은 수첨 탈황공정(HCR: Hydro Cracking Unit)과 열분해 시설(DCU: Delayed Coker Unit)을 통해 고유황 중질유를 분해하며 하루 약 6만4,000배럴 가량의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달리 제2 HOU 프로젝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핵심 공정은 상압 잔사유 탈황공정(ARDS:Atmospheric Residue De-Sulfurization)과 중질유  접촉 분해 공정(RFCC: Residue Fluidized Catalytic Cracking)이다.

ARDS 공정은 제2 공장에서 나오는 고유황 상압 잔사유(H/S AR: High Sulfur Atmospheric Residue)를 재분해하기 전, 고온·고압에서 수소를 첨가해 탈황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바로 이어지는 RFCC 공정의 원료로 사용되는 저유황 벙커C(L/S FO: LowSulfur Fuel Oil)를 생산하게 된다. RFCC공정은 ARDS 공정을 통해 나온 저유황 벙커C를 재분해하는 고도화 공정이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고유황 중질유가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재탄생 된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존 공장에 설치돼 있는 HCR 공정이 수소를 이용하고 DCU 공정이 열을 이용해서 분해했다면 RFCC 공정은 촉매를 이용해 프로필렌, 휘발유, 경유 제품을 생산한다.

■ 정제능력 극대화

현대오일뱅크 제2 HOU 프로젝트는 단순히 설비만 업그레이드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구매해 오던 휘발유의 주성분인 알킬레이트를 생산하는 공정도 함께 갖출 예정이다.

또 대산 공장내 각 공정 설비가동 시 필요한 수소를 생산해 내는 HMU(Hydrogen Manufacture Unit) 공정, 수출용 디젤 등 저유황 경유제품을 만드는 GHT(Gasoil Hydro Treating) 공정까지 구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러 공정과정에서 불순물로 발생하는 황화수소를 순수 액체유황으로 회수하는 유황 회수공정설비 역시 제2 HOU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 이같은 공정을 통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황을 안전한 방법으로 제거함으로써 환경 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2월이면 모든 기자재 설치와 관련 제반 시설 공사를 마치고 이어 4개월 동안 시운전을 진행하며 2011년 7월부터는 상업가동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2 HOU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일일 39만배럴의 원유 정제능력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17.4%에서 30.8%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같은 고도화 비율은 국내 정유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시설의 본격적인 가동과 함께 내년 하반기부터 정유제품의 수출량이 매년 2조5,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연간 3,000~4,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현대중공업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음에 따라 신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사(IPIC)와의 오랜 법정 공방을 끝내고 최근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말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현대오일뱅크의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공장 등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최근 태양광,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현대오일뱅크와 더불어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석유화학 공장 증설

S-OIL은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Onsan Refinery Expansion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201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추진중인 S-OIL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Onsan Refinery Expansion Project)는 합성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Para-xylene: P-X)을 생산하는 제2 자일렌센터(No.2 Xylene Center)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개질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BTX(Benzene, Toluene, Xylene)를 생산하는 아로마이징 시설(Aromizing Unit) 등으로 구성된다.

S-OIL은 현재 연산 70만톤 규모의 P-X, 연산 30만톤 규모의 BTX, 그리고 연산 20만톤 규모의 프로필렌(Propylene)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추가 시설들이 완공되면 석유화학부문에서의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나 연산 160만톤 규모의 P-X 생산시설과 연산 58만톤 규모의 BTX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며 2011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약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OIL은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정제능력도 현재 하루 58만배럴에서 63만배럴로 증대시킬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기 호조와 향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S-OIL은 그동안 축적해온 공정 기술과 기존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적용, 첨단 공정을 최소 투자비와 최단 기간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유부문에서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에 더해 석유화학 생산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전반적인 수익성 향상은 물론 정유부문 마진 악화 시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변동성에 따른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판매계약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 매출신장 및 수익 극대화를 진행 중인 S-OIL은 매년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의 50%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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