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9일 오후 서울도심 한가운데서 승객을 태운 천연가스(CNG)버스가 신호 대기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과 길을 가던 행인 등 18명이 중경상을 입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국민들은 가스자동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게 됐고  일부는 LPG자동차의 안전성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

이에 LPG자동차의 안전성과 관련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LPG자동차의 대내외적 위상을 재조명 하고자 한다.

▲ 차량용 LPG용기.
■ LPG자동차의 안전성

먼저 CNG와 LPG는 모두 가스체 에너지이자 환경성 측면에서 청정연료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들이 자동차연료로 적용되면서 안전성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CNG(Compressed Natural Gas)는 단어 그대로 압축된 천연가스로 기체 상태로 압축해서 탱크에 저장해야하기 때문에 탱크의 압력이 200~250기압으로 고압이다. 이에 반해서 LPG(Liquefied Petroleum Gas)는 액화 석유가스로 액체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탱크의 압력은 최대 10기압 미만으로 아주 낮다.

따라서 LPG자동차가 탱크의 압력 상승으로 인해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실제로 전국적으로 약 240만대의 LPG자동차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으나 용기 폭발에 의한 사고 사례는 아직까지 단 한건도 보고된 바 없다.

독일 자동차전문지 ‘ADAC’가 실시한 LPG자동차에 대한 연료탱크 및 화염테스트(2008년 10월)결과 후방충돌시 차량 후면의 심각한 손상에도 불구하고 연료탱크 등 LPG시스템의 손상은 없었으며 연료 누출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화염노출 시험에서도 화염을 차량후방에 직접 노출시킨 결과 연료탱크에 장착된 안전밸브가 개방돼 탱크의 압력을 스스로 낮추고 연료를 서서히 외부로 배출해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CFBP(프랑스LPG협회)가 실시한 LPG자동차 안전성 테스트(2007년 6월)에서도 용기를 화염에 직접 노출시키거나 총탄 사격을 가하는 등 극한의 충격을 가하는 경우에도 용기 폭발 등 위험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LPG자동차에는 엄격한 안전성 검증을 받은 안전장치들이 장착돼 사고발생 요인들을 미연에 제거해 놓았기 때문이다.

LPG용기는 ‘KS D 3533’에서 규정하는 강판을 사용해 제조되며 제조 후 내압시험, 기밀시험, 비파괴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한다. 또한 용기 자체에는 안전밸브가 장착돼있어 용기가 화염 등 고온에 노출되어 비정상적으로 내부압력이 증가할 경우 용기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가스를 외부로 방출시키고 용기 내부의 압력을 감소시켜 폭발을 근본적으로 방지 한다.

그리고 LPG연료 충전시 액팽창에 의한 가스누출과 용기손상을 방지하기위해서 최고 충전량의 85%이하만을 충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모든 LPG자동차 충전밸브에는 과충전방지장치가 부착돼있고 이 장치가 과충전으로 인한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배관 파손 등에 의한 급격한 연료 유출 방지를 위한 과류방지밸브와 연료펌프의 결함이나 전원공급이 차단될 경우 자동으로 정지되는 기능의 릴리프밸브 등이 LPG자동차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적용되고 있다.

LPG연료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누출속도가 CNG대비 6배가량 느리다. 이것은 화재를 유발 할 수 있는 가연성물질의 확산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 한다. 또한 만약에 가스가 누출이 된다고 해도 LPG에는 부취제(어떤 물질에 첨가되어 냄새가 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를 혼합해 운전자가 냄새를 통해 가스누출을 즉시 감지 할 수 있도록 했다.

LPG는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등의 연료에 비해 연료자체의 탄소수가 적기 때문에 연소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으며 산화제와 혼합이 용이해 완전연소에 근접함으로 유해물질의 생성이 적은 장점이 있다. 대체연료 중 에너지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연료로 사랑받고 있다.

▲ 경유에서 LPG로 연료전환된 차량.

■ 자동차산업의 미래

WLPGA(World LPG Association) 통계자료에 따르면 LPG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된 대체연료 차량으로 2008년말 기준 세계 70여 국가에서 1,462만 여대의 LPG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자동차산업은 현재 휘발유, 경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에서 궁극적으로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다동차 등으로 진화해 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한편 일부전문가들에 의해 기존 내연기관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향후 수 십년 동안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각국의 자동차배출가스 규제강화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산업은 고연비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급속히 변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친환경자동차 경쟁 제1라운드는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가 중심이 된 하이브리드자동차 진영의 승리로 사실상 끝이 나는듯 했다. 이런 가운데 경쟁업체들은 하이브리드와 함께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북미시장에서부터 시작된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업계간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GM대우 공장 앞에 서 있는 레조 LPG모델.

 

■ LPG차의 위상과 세계 1등 상품화

국내 LPG자동차는 영업용 택시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 소유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경차,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허용대상이 확대되어 2010년 6월말 현재 약 240만대를 돌파, 세계 최고의 LPG자동차 보유국임을 자랑한다.

LPG자동차 보유대수에서도 세계 최고이지만 LPG자동차관련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3세대 엔진방식인 LPI(액상분사)엔진은 이미 2003년말부터 상용화돼 이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LPDI(액상 직분사)엔진에 대한 기술개발이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LPI하이브리드시스템을 도입한 LPG하이브리드자동차(아반떼, 포르테) 양산을 시작하고 시판에 들어갔다. 

LPG자동차와 관련된 인프라적인 측면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약 1,800개소의 LPG충전소가 영업중에 있으며 시설 및 서비스도 뛰어나 LPG자동차 운전자들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해외 LPG업계 종사자들과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우리나라 LPG자동차산업이 세계 최고로 자리매김 하기까지의 업계의 노력과 노하우 등을 배우기 위해 매년 2~3차례 이상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LPG자동차보급대수와 LPG자동차관련기술, 충전인프라 등을 경험하고는 놀라움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LPG자동차산업이 분명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이 바로 국가 경쟁력을 갖춘 현실적인 친환경자동차의 확대보급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그 선두에는 LPG자동차가 서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처럼 경쟁우위가 입증된 ‘세계 1등 상품’ LPG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그것이야말로 국내 자동차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WLPG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이후 전세계 LPG자동차는 매년 6~12%의 증가율을 보이며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특히 유럽지역에서는 폴란드와 터키가 2007년 각각 LPG자동차 보급대수 200만대를 돌파해 우리나라와 선두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이탈리아, 호주, 인도 등에서도 LPG자동차 보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LPG자동차에 대한 수출전망은 점점 밝아지고 있어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더욱 우수한 성능의 LPG자동차 개발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LPG자동차산업의 미래는 더욱 더 밝아질 것이다. 

LPG업계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대한민국 LPG자동차를 ‘세계 1등 상품’으로 육성시켜 이에 대한 자부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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