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에서 흘러나왔던 집단에너지 환상배관망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22일 지역난방요금 1%인하안과 함께 열병합발전소를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두고 적극 검토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나리오로만 남아 있던 환상배관망이 현실로 이뤄지는 것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을 공급하고 있는 지역은 파주에서 상암, 분당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도권을 종횡해 배관망이 연결돼 있는 상태다. 이에 수도권 내에 있는 사업자들이 배관만 연결한다면 현실화 시키는 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연 환상배관망 시나리오가 업계를 위해 고안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결국 지역난방공사가 수요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과도하게 지어진 열병합발전소의 열을 감당하지 못해 업계에 팔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라며 “배관이 길게 늘어지다 보면 손실열은 커지게 마련인데 그렇게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야하는 것이 과연 국가에너지 수요관리에 적정한 것인지 물음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어찌 됐든 폐열이 부족해 열요금에 시달리고 있던 사업자에게는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지역난방 배관은 손실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고안된 이중 배관이라 손실은 크지 않으며 송열 중 손실되는 열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다른 에너지원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도시가스로 사용하는 LNG의 경우 품질 좋은 LNG를 뽑아내기 위해서 정제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손실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오히려 환상배관망이 경제적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열 이용이 광역화되면 인근 규모가 크지 않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열공급에 있어서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이 맡고 있는 노원지구를 비롯해 목동, 발산지구 등은 열요금의 상대적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환상배관망을 통해서 열이용을 광역화하겠다고는 했으나 가장 중요한 동절기 피크일 때 열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동절기 피크를 제외하고는 열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열부족에 허덕이지 않는 상황에서 열이용 광역화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나 폐열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GS파워 등 지역난방사업자들도 피크치를 기록할 때는 자사의 권역에 공급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폐열이 남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피크 상황에서 공유를 할 만큼의 물량이 확보되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는 환상배관망 도입에 대해 무조건 환영할 입장은 아니나 거부할 이유도 없다고 전했다. 다만 환상배관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가 열이용 광역화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와 함께 상호간 신뢰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또한 송열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열에 대한 대책과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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