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이어 리비아 반정부 시위 격화 등 중동발 위기가 커지면서 정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실물경기는 물론 대내외 물가에 미치는 충격이 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에서는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하고 정유사별 원가절감 강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름값 대책도 긴장감을 부추기고 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
2일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 가격이 2008년 9월30일 이후 2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102.23달러에 거래되는 것을 비롯해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배럴당 116.3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두바이유는 109.04달러를 위협하는 등 국제 3대 원유가격이 모두 100달러대에 접어들었다.

유가 급등 등 공급부문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크고 단기간내 집중돼 나타남에 따라 물가안정대책의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하기에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경부를 중심으로 에너지수급 및 절약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국내 석유제품가격 동향
국제유가 현물가격이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가격이 이달 중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지난달 국내 휘발유 월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0.08원으로 1,922.59원에 판매됐던 2008년 7월 이후 3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878.10원이었으며 서울지역의 경우 1,947.68원, 경유가격은 전국평균이 1,685.01원, 서울평균은 1,774.18원이었다.

휘발유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현상이 연출되자 운전자 부담은 날로 커지고 일명 만땅 주유현상도 사라지고 있다.

석유공사의 관계자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정세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 경우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가격 T/F, 어떤 대책 담길까?
전량구매방식을 비롯해 사후정산 관행 폐지, 16년간 지속된 상호표시제 폐지를 통한 무폴주유소 활성화, 대형마트 주유소 허용 등 다양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현재 이를 시행중에 있다.

특히 오피넷을 통해 정유사의 주간 공장도가격, 지역별 가격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정유사와 주유소간 실거래가격과는 괴리가 있다. 정유사가 거래 주유소에 통보하는 가격은 여전히 철저한 비밀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가공개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기름값이 비싼 이유를 관세, 유류세 등 세금 탓으로 돌리는 전문가와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석유제품과 관련된 세금이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관세 인하방안을 현재 검토중이나 유류세 인하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에서 검토 또는 시행할만한 카드가 다 나와 더 이상 특별한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석유가격 T/F에서는 원유가격이 오를 때 석유제품가격을 급하게 올리고 내릴 때는 서서히 내리는 가격 비대칭성 등을 비롯한 석유가격 결정구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근본적인 기름값 인하요인을 찾기 위해서는 불공정거래관행에 대한 강력한 감시 및 시정조치가 지속돼야 하며 개선이 미흡한 석유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관련업계, 전문가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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