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국내도 에너지수급 등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지식경제부는 14일 ‘일본 대지진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평가 및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북 태평양 연안지역(센다이 부근) 해저에서 규모 9.0의 대지진 발생(일본 최대 규모, 세계 3번째)했다.

대지진 발생 후 동북 지역(미야기현 등)의 태평양 연안에서 대형 쓰나미가 발생했다. 대지진 발생 이후 도쿄인근(진도 4~5)을 비롯해 진도 6이상의 여진이 10여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상황이 아직 집계 중인 가운데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인명, 재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600여명이며 실종자를 포함해 1,600명을 넘어섰다.

대지진이 발생한 동북 지역은 농업지구이나, 미야기현 등 일부지역은 석유화학, 철강, 전기, 전자, 자동차 등의 생산 지역이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 지하철 일부 운행, 통신단절, 모든 선박의 접안 금지 등 기간시설이 일부 마비됐다.

원자력발전소 10기 가동이 중지된 가운데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원자로건물 외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경부는 여진 지속 등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이번 지진이 일본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현 단계에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1,400억달러(GDP 2.5%), 사망자 6,400명 이상의 피해를 입힌 일본 고베지진(1995년1월17일, 강도 7.2)은 GDP 성장률, 물가,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진의 피해가 매우 커진다면 실물경제, 금융시장 등에 충격을 줘 경기회복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BBC 등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일본 GDP 1%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경우 산업시설의 파괴로 인한 생산능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되지만 피해복구 투자수요 증대가 기대된다. JX니폰오일앤드에너지(정유업체), 센다이, 카시마 등의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재정의 경우 피해복구를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시 현재 어려운 상황에 있는 재정여건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을 보면 11일 닛케이지수(10,254)는 전일대비 1.72%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83.3엔(2월22일 이후 최고치)으로 상승 후 일본 투자자․기업의 본국 송금, 일본 보험사의 보험금 청구기대 등으로 12일에는 81.9엔으로 하락했다.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지경부는 일본경제의 피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세계경제 내 비중(세계 GDP의 8.7%), 부품․소재 공급기지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생산 차질 소지가 있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요 둔화가 우려되지만 한편으로는 피해 복구를 위한 투자수요 증대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유가는 일본의 원유 수입수요 감소, 세계경제 회복 둔화 우려 때문에 하락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의 경우 지진 발생 직후 아시아 증시, EU 증시 등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후 미국 증시는 큰 영향 없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중국의 긴축우려(2월 CPI 4.9% 상승), 일본 지진 등으로 아시아, 유럽 주가(유럽 재보험사가 일본 보험사에 보험금 100억달러 지급전망)는 하락했다. 미국 주가는 일본 지진의 충격이 있었으나 사우디 시위 통제, 미국 소매판매 호전 등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EU 특별정상회의에서 유로존 경제개혁 협정 합의 소식(3.25~26일 정상회의에서 발표예정)으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일본 투자자의 미국 국채매도 등으로 상승했다.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
현지 진출 우리기업의 대부분은 생산시설 보다는 지상사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생산법인 3개(오사카 소재 포스코, 한샘, 후쿠오카 소재 자원메디칼), 서비스법인 38개, 영업사무소 231개 등 총 272개 기업이 일본에 현지에 진출해 있다.

피해가 집중된 센다이 부근 우리기업은 롯데, 진로 등이 있으며 정확한 피해를 집계 중이며 인적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생산법인 중에서는 포스코에 경미한 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요코하마 공장에 약간의 지반침하가 발생(경미한 수준)했다.

일본기업의 경우 태평양 연안에 인접해 있는 일부 에너지시설과 산업시설에 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원전사고가 발생하고 정유시설 3개소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태평양연안 원전 10기(860만kW)가 가동중단됐으며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로 부상자가 발생하고 방사능이 유출됐다.

산업시설의 경우 도요타‧닛산자동차‧소니의 일부 공장과 일부 석유화학 및 제철업체가 가동이 중단됐다.

지진 피해가 가장 큰 도호쿠(東北)지역은 전체 수입규모가 2009년 1조 668억엔으로 일본 전체수입의 2%에 불과하다.

도호쿠지역의 對韓 수입은 2009년 261억엔으로 일본전체의 對韓수입의 1.3%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동북지역에서 철강재, 석유제품, 금속제품 등을 주로 수입하는 반면 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피해지역인 동북지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대일무역에 대한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다만 주요 일본 부품‧소재 기업에 생산차질과 물류마비가 상당기간 지속시 국내 생산·수출차질 등에 영향도 예상된다.

지경부는 환율 동향, 양국간 무역 추이 등을 면밀히 파악·분석해 우리 수출기업 지원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철강부문의 경우 심각한 피해수준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반침하 및 화재로 신일철, JFE, 스미토모의 고로가동이 잠정 중단돼 일부 철강재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핫코일, 후판 등 對일 수입 판재류 설비의 피해 규모에 따라 국내 철강제품 수급에 차질 발생이 가능이 있다. 해운, 항만 등 물류차질 발생 시 국내수입의 42%(연간 366만톤)를 점유하는 철스크랩의 수급애로가 예상된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상당한 설비피해가 예상되나 국내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동북지역 3개단지, 8개사가 지진 및 화재발생으로 가동중단이 예상(에틸렌 약458만톤, 총생산규모의 57%)된다.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 중이나 지진영향 및 정유설비 화재 등을 고려할 때 상당기간(3~6월) 석유화학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본에서 일부 중간재를 수입하고 있으나 공급선 다변화 측면의 수입이고 충분한 국내 공급능력 확보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계부문의 경우 대일 의존도가 낮고 일본 업체 피해가 적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건설기계, 섬유기계, 금형 등은 대일 의존도가 낮아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공작기계는 수치제어기, 베어링 등 주요 대일 수입품목 생산업체가 지진 피해지역과 무관해 영향이 미미하는 설명이다.

▲원전피해 및 에너지 수급
원전 10기(860만kW) 가동중단 및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3.12, 15:46분경)로 방사능이 유출되고 주민이 대피했다.

일본 관방장관은 13일 원자로 격납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이 무너진 것으로 격납건물은 안전하며 비상냉각조치로 원자로 안정화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시마원전 3호기의 냉각기능 상실로 노심일부가 노출돼 비상냉각조치(해수 주입)을 지시했다.

일본지진으로 인한 국내 원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울진원전에서 감지된 지진강도는 0.0006g로 미미(교과부)하며 지경부, 한수원에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방사능 유출 상황 등 실시간 모니터링중이다.

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먼저 LNG의 경우 충분한 스팟물량 구매로 단기적인 수급불안은 없으나 원전복구 장기화시 LNG 발전수요 증가로 가격상승 및 물량확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국제유가는 일본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정제시설 가동 중단, 사우디 반정부 시위 진정 등으로 하락했다.

가동중단 시설은 코스모오일(지바현, 화재, 22만b/d), JX Nippon Oil(센다이, 기시마, 네기시 등 3개 시설, 60만 b/d)이다.

지경부는 일본의 정제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는 국제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제시설 피해로 일본의 석유제품 수입이 증가할 경우 역내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냐는 설명이다. 일본은 세계 제3위의 석유소비국으로 440만b/d를 소비(세계 소비량의 5%)하고 있다.

LNG·유연탄의 경우 가스공사, 발전5사 등에 비상TF팀을 구성해 일일 수급상황과 국제가격 동향을 주시하고 필요시 수급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유가동향을 일일점검하고 중동정세불안 및 일본 대지진 사태에 따른 석유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조치계획
이번 사태가 정리되는 시점까지 지경부 긴급대응반(반장 : 제1차관)을 구성․운영해 일일상황보고 체계를 유지한다.

주일 대사관, 유관기관(무역협회, 코트라) 등을 통해 일본 진출 우리기업과 일본 업계의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의 업무가 개시되는 14일부터 관련 동향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해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산업‧무역‧에너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해 관련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관련 업종별 협회, 기업 등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일본현지기업의 피해복구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식경제부 대응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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