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V 보급, 시내버스 중심에서 벗어나야

▲ 금창협 광신기계공업 부장
[투데이에너지]  기원전 551년 노나라에서 태어난 공자가 만약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무엇이 필요한가 하고 제자들이 물었을 때 아마도 식(食), 병(兵), 신(信) 그리고 에너지라고 말했을 것이다.

에너지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며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핵 또는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을 말하지만 경제적 의미로 해석한다면 저비용 고효율을 말할 것이고 환경적 의미는 보다 적은 양의 탄소 배출을 발생하는 것이 에너지일 것이다.

이같이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에너지는 21세기의 가장 크고 중요한 화두이며 이의 확보를 위해 인류가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지질학자 케네드 드페이스는 인류가 지금까지 의존해 온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이미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며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또한 실리콘밸리의 많은 젊은이들처럼 발전된 기술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의 창출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물론 새로운 에너지원은 개발될 것이라 믿고 있으며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40년도 채 남지 않은 석유 연료의 유효기간 앞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여유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에너지의 경제적 의미는 저비용 고효율이다. 아무리 훌륭한 에너지가 개발됐다 할지라도 이러한 경제적 논리에 부합되지 못하면 에너지로서의 가치는 없다는 것이다.

화석연료와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을 잇는 터미널 역할을 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연결 고리가 ‘천연가스’(Natural Gas)라고 감히 정의해 본다. 물론 천연가스도 석유, 석탄과 함께 대표적인 화석 연료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확인된 매장량만 144조㎥이며 가채량(이론적인 부존량)은 300조㎥가 넘는다. 확인된 매장 가치를 고려해 연간 2조3,000억㎥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가채 연수는 63년이지만 궁극적인 가채량을 감안했을 경우는 120년이 넘도록 사용 가능하다. 어느 학자는  천연가스의 채집가능 연수가 250년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천연가스는 이러한 매장가치와 접근성 그리고 사용의 편리성을 감안했을 때 향후 100년을 유지할 최고의 에너지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WEO)는 천연가스 수요가 2010년부터 다시 장기적인 증가 경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환경 특성에다 저탄소에너지 기술이 아직 완전히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2030년까지 천연가스가 ‘황금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듯 천연가스의 수요는 점차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며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이의 활용 폭을 대폭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 공해의 주요 원인인 차량의 에너지원을 천연가스로의 전환에 가속도를 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천연가스자동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 서울시 청사내에 설치된 CNG충전소에서 버스에 충전하는 모습

우리나라의 천연가스자동차(NGV)는 지난 7월 현재 3만443대로 세계 26위 수준이며 사용량은 월 80.56M㎥로 아시아에서 6번째다. 이는 2010년 에너지 소비량 9위를 기록한 국가로서 또한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세계 평균을 넘어서는 국가로서 천연가스의 활용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도시의 대기오염 개선 정책에 따라 대도시 버스 대부분을 천연가스 차량으로 교체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여기에서 천연가스의 사용은 환경적 측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천연가스 버스의 이용은 환경을 떠나 경제적인 이유가 더 큰 것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버스와 트럭의 주 연료인 경유의 리터당 가격은 서울 도심기준 1,750원이며 천연가스 가격은 이의 절반 수준인 ㎥당 820원이다. 국내에서 경유버스를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하는 것이 정부의 환경정책 의지에 따라 100%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버스 경영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려 그 결과가 마이너스가 됐다면 천연가스로의 전환이 이렇게 빠르게 이뤄져 세계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었을까 모두에게 되묻고 싶다.

NGV차량을 100만대 이상 보유한 파키스탄, 이란, 아르헨티나, 브라질 그리고 인도가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천연가스 차량을 이렇게 많이 운영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의존도가 97%가 되는 국가에서 시내버스에 집중되고 있는 천연가스자동차를 대·소형 트럭 및 일반 승용차, 택시에도 폭넓게 적용할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때마침 러시아에서 북한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이 바로 천연가스차량의 수를 늘리는 가장 적기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전소, 주유소의 설치 법규와 관리를 일원화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유소는 지식경제부의 법규를 따르고 천연가스 충전소의 건설은 고정식 압축천연가스 자동차 충전의 시설·기술·검사 기준인 ‘KGS FP651 2010’을 따르고 있어 서방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복합충전소 건설이 불가한 실정이다.

또한 국민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가스를 차량 연료로 사용한다고 하니 폭탄을 싣고 다닌다고 혹자는 말하지만 우리 가정에 난방이나 취사를 하는 연료가 바로 천연가스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차량 연료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천연가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천연가스차량은 LPG 차량보다 안전하며 천연가스는 공기보다 가볍다는 것을 국민 모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제조사와 사용자 그리고 관리감독관의 철저한 검사와 점검으로 그 안전도를 한층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비행기, 기차, 선박과 아침저녁으로 이용하는 승용차 어느 하나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없다.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주의를 기울일 뿐이다. 천연가스자동차도 여러 연료 중 하나를 사용하는 자동차임을 인식할 때가 온 것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것 네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둘을 말하라 했으면 아마도 공자는 식(食)과 에너지를 택했을 것이다. 그만큼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에너지정책은 어느 누구의 이익이나 논리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하며 천연가스의 필요성을 새삼 강조해 본다.

 

▲ 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버스, 택시, 승용차 등이 천연가스 충전소에서 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왼쪽: 우주베키스탄, 오른쪽: 인도네시아 - 우측상단 사진은 충전소의 CNG압축설비

 

 

 

 

 

 

▲ *자료출처: The GVR(Gas Vehicle Report)
*VRA(Vehicle Refueling Appliance): 소형완속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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