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제17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개발도상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의 구체적 설립 방안에 대해 합의한데 이어 우리나라가 개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기금 출범을 위해 초기 운영비를 지원할 것을 밝혀 주목받았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1월28일부터 12월11일까지 개최된 더반 총회에서 당사국 중 처음으로 녹색기후기금 유치 의사를 공식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최초의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이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구환경기금이나 적응기금 등이 있으나 기존 기금은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사막화 방지 등 다른 분야도 지원하고 있고 규모가 작아서 특정분야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었으나 녹색기후기금을 통해 향후 기후변화분야에서 개도국을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활동 범위나 기금 규모면에서도 환경분야의 World Bank와 같은 기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기금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칸쿤 회의에서 합의한 것과 같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장기재원 중 상당 부분을 녹색기후기금의 재원으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녹색기후기금은 내년 1분기 중 이사회를 구성한 후 내년 중 공개경쟁을 통해 기금유치국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기금 사무국은 초기 24개국 약 500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선진국과 개도국( 아시아 태평양 3개국, 아프리카 3개국, 중남미 3개국, 최빈개도국과 군소도서국 3개국)이 각각 12개국씩 참여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속하는 아태지역 개도국은 3개국이 이사국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녹색기후기금 참여 제안에 대해 선진국은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독일, 스위스 등 6개 선진국이 크게 환영의 뜻을 표시 하면서 녹색기후기금의 출범을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제안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역사적 책임성’이라는 틀을 뛰어넘어 개도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준 정치적 리더십과 의지의 소산이라고 평가했으며 멕시코, 사우디, 브라질, 필리핀,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6개 개도국도 우리나라의 제안에 환영하는 반응이다. 또한 필리핀은 우리나라의 제안은 개도국도 스스로를 도울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으로 선진국도 한국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녹색기후기금 설계위원국으로서 기금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기후기금의 구체적 운영방안 도출에 기여해 왔으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한편 총회에서는 내년에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1차 이사회에 이어 2차 이사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2차 이사회 기간 동안 유관 국제기구 등과 함께 국제포럼을 개최해 녹색기후기금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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