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프로젝트를 잡아라’

그동안 우리나라가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사할린 프로젝트가 새로운 개척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르쿠츠크 사업참여를 위한 한·중·러 3개국 협정서를 체결한 한국가스공사가 사할린 사업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 주요 현황 및 주변국 동향

극동지역에 있는 러시아의 최대 섬인 사할린은 1928년 육상에서 처음 석유를 발견하고 생산한 후 육지의 유전은 거의 고갈된 상태이고 초기 탐사에서 최소 10억톤의 석유와 3조6천억㎥의 가스가 발견된 곳이다. 그러나 어려운 개발여건으로 높은 개발비가 요구되자 러시아정부가 90년대 들어서면서 외국 컨소시엄에 사할린 해상 광구권을 입찰에 부치기 시작했다.

현재 7개의 석유 가스프로젝트가 사할린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 지역에 향후 40년간 총 1,000억달러 이상의 투자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고 러시아 의회에서 장기간 투자에 필요한 조세법률제도인 생산물분배협약을 통과시킨바 있다.

최근 메이저사의 적극적 개발로 동쪽 Off-Shore의 Odoptu, Arkutun-Dagi, Chayvo, Lun, Piltun-Astokh, Kirin, Astrakhan 석유 가스전을 개발해 일본, 한국, 중국, 대만에 공급하기 위해 사할린 Ⅰ~Ⅳ를 추진중에 있다. 특히 엑슨모빌(사할린Ⅰ, Ⅲ)과 쉘 (사할린 Ⅱ), 체브론 (사할린 Ⅲ)이 활발한 참여를 보이고 있으며 bp도 사할린 Ⅴ 프로젝트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일본의 경우 사할린Ⅰ,Ⅱ에 투자하고 있으며 해저배관으로 일본과 연결후 서부해안을 따라 주배관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검토중이다. 중국도 직접 참여는 없지만 사할린 사업을 중·러 정부간 에너지 협력협정에 포함시켜 사할린 가스를 중국 중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추진현황

우리나라는 90년대 초 현대가 사할린 Ⅱ의 타당성조사에 참여키위해 L/I를 발급했지만 최종단계에서 탈락됐다.

또한 사할린Ⅰ 프로젝트의 참여를 위해 고합, LG, 대우, 효성이 94년 6월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측의 40% 지분중 5~10%를 할애 받기위해 접촉, 엑슨으로부터 긍정적 입장을 얻었지만 SODECO측이 부정적입장을 보였다.

가스공사는 사할린 Ⅱ의 참여를 위해 91년 미국 Pamlco사에 L/I를 발급한 이후 92년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결정, 국내 10여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92년말까지 러시아측으로부터 사할린 프로젝트 개발계획 승인을 획득키로 했던 Pamlco사의 의무 불이행으로 무산됐다. 또 94년 유개공, 대우, 현대 등 9개사로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마라톤의 지분 30%중 15% 범위내에서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된바 있다.

이후 97년 8월 한러 극동협회와 사할린 주정부간 공동개발 의향서를 체결하고 현재까지 상호 관심속에서 러연방 에너지부, 사할린 주정부, 모빌 쉘 등 개발참여사 등과 내부 협의만 진행해 왔다. 우리나라로서는 이르쿠츠크 사업 참여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일 이르쿠츠크 사업을 위한 한·중·러 3개국 협정서가 체결됨에 따라 사할린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이르쿠츠크 사업의 성공과 함께 사할린 프로젝트의 참여 검토는 이제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최인수 기자 ischoi@e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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