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 위치도.
[투데이에너지 박동위 기자]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원유 공급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센터장 오성환)가 19일 발간한 ‘국제 에너지·자원 동향’에 따르면 ESPO(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 2단계 완공으로 인해 동시베리아 지역이 한국에게 새로운 원유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과 비교해 각각 1/4과 1/2에 불과한 수송기간과 수송료로 인해 향후 ESPO 공급량 증가 시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 공급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 ESPO 건설 발표 이후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몇 건의 동시베리아 유전 개발 참여를 추진한 바 있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는 한국 기업들의 동시베리아 자원개발에 대한 저조한 참여 실적의 원인에 대해 타 산유국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세금과 부족한 인프라, 열악한 기후환경, 시베리아 등 혹한 지역에서 우리기업들의 자원개발 경험 부족, 러시아 석유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은 △향후 수년 내에 ESPO 원유 공급 확대로 인해 동시베리아가 중동을 대체할 수 있는 원유 공급원이 될 수 있는 점 △동시베리아 진출을 통해 향후 서시베리아 등 타 지역으로 사업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사업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동시베리아 지역은 △북극해를 포함한 대륙붕 지역 △셰일 오일 등 비전통 자원 매장 지역과 함께 현재 러시아 정부가 신규 매장량 확보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비록 다른 두 지역과 비교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자원량이 적은 곳이기는 하지만 다른 두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과 자본을 요구하는데 비해 동시베리아 지역은 러시아 자체 기술 및 자금 투입을 통해 개발이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 정부는 동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각종 지원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ESPO 원유에 대한 주변국들의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점 △동시베리아지역 개발 경험을 축적한 러시아 회사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신규사업 확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향후 동시베리아 개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비교적 판매가 원활한 원유와는 달리 시장 확보가 필수적인 천연가스의 경우 정부의 장기 개발 계획 수립 및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시베리아 생산 가스의 최대 수입국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하고 자국 내의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할 경우 이는 동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셰일가스 공급 증가에 따른 LNG 수출 계획, 호주와 카타르의 LNG 공급 증대 계획 등을 고려할 때 동시베리아는 한·중·일 등 아시아 가스시장 확보를 위해 이들 국가들과 치열히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가스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하게 될 경우 막대한 개발 자금이 필요한 동시베리아 가스전 개발 추진도 지연되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는 최근 러시아측이 세제혜택 부여,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 등을 통해 투자장벽을 낮추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베리아 지역은 즉각적인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기 발견 광구와 낮은 탐사도로 인해 기술적 위험도가 큰 신규 광구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적절한 사업 규모를 설정함과 동시에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신중히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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