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22일 부식사고가 발생한 핵폐기물 드럼.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지난달 발생한 핵폐기물 드럼 부식사고와 관련해 경주 방폐장의 안전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주환경연합(대표 이상기)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22일 경주 방폐장의 임시저장시설에 2011년 1월5일 반입돼 보관 중이던 핵폐기물 드럼 중 하나가 부식돼 약 2cm×3cm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방폐물관리공단이 16일 뒤늦게 외부로 알리고 월성원전으로 반송했다고 밝혔다.

구멍 난 드럼은 반입일을 기준으로 하면 2년3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했고 생성일인 2004년 8월을 기준으로 하면 8년6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주환경연합은 구체적인 발견 경위와 한달간 은폐한 이유에 대해 방폐물관리공단이 철저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연합에 따르면 중저준위핵폐기물은 8가지 검사항목으로 △발생지(발전소) 예비검사 △(인수저장시설)반입후 검사 △(처분장)저장전 검사에서 고형화 조건을 충족해야 방폐장에 저장되고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폐기물은 발생지로 반송된다.

경주환경연합은 “이번 사고는 검사를 모두 통과하고 보관 중이던 멀쩡한 핵폐기물이 불과 2년3개월 만에 부식돼 구멍난 사건”이라며 “이는 핵폐기물의 인수과정, 검사, 보관 등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이런 사태를 초래한 관련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연합은 이번 사고로 철재드럼통은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격리시키는 ‘방벽’ 기능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저준위방폐장은 최소 300년간 핵물질을 인간생활권에서 격리시키는 안전기준에 따라서 건설 및 운영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부식하는 철재드럼통은 핵폐기물 관리 초기에 운반 적재 등을 수월하게 하는 용기의 기능만 있을 뿐 ‘방벽’ 기능은 없다는 것이다.

경주환경연합은 철재드럼통이 비록 방벽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반입 2년3개월 만에 구멍이 나는 것은 부식 속도가 너무 빠른 만큼 방수처리 등 철재드럼통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방폐물관리공단에 주문했다.

특히 임시저장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핵폐기물을 발전소로 되돌려 보내는 것 외에 방폐물관리공단 내부의 처리매뉴얼이 전혀 없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핵폐기물의 임시저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연합은 “방폐물관리공단은 폐건전지가 드럼 부식의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원인도 못 밝히고 있으며 다양한 원인으로 2차 3차의 부식 사고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만큼 방폐장의 준공전 임시저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며 “이번 핵폐기물 드럼 부식 사고를 계기로 경주 방폐장 1단계 공사의 ‘안전성’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변수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