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대형풍력인증, 인고의 시간 거치다

국내에 대형풍력 인증기반이 구축되지 않았던 최근까지 국내 풍력기업들과 관련기관들이 겪은 수모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해외인증기관과의 사업제휴를 통한 노력도 수없이 반복됐지만 자국 인증기관의 실적을 높이기 위한 유럽국가들의 견제로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국내기업들은 이런 시장 상황에 따라 인증을 두 번 받아 비용을 낭비하느니 해외인증기관을 이용해왔으며 이로 인한 비용낭비와 기술력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는 기반구축사업을 통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표준과학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전력연구원을 통해 ‘중대형 풍력발전시스템의 성능평가기반 및 기술기준’을 확보했다.

특히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선급이 ‘중대형 풍력시스템 설계 적합성 평가기반구축’ 과제를 완료하면서 대형풍력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성능평가와 설계평가 등 인증·시험과 관련된 산업은 해당분야의 산업의 기술수준, 활성화 수준에 따라 발전하기 때문에 750kW 이하의 인증 시와는 달리 현재의 기술수준을 감안해 가능한 최신의 인증기술 및 대형 시험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인증체계와 시험기반을 구축해 왔다.

국내 대형풍력기반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됐다. 특히 동남권, 호남권 테스트베드, 김녕 실증단지확장, 풍력분야 성능검사기관 고도화사업 등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진행하는 등 대형풍력인증제도 운영을 위해 정부의 많은 지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인증, 시험과 관련된 사항은 국내 산업육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국내 풍력산업과 동시에 발전할 수 있도록 인증기반 구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내 인증체계를 확정했다.


△해외기관 동시선정, 세계를 놀라게 하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올해 초부터 대형풍력 설계평가기관과 성능검사기관 선정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관 구축을 본격화했다.

국내 대형풍력발전기 인증업무를 수행할 공식검사기관에 설계평가는 한국선급(KR), 풍력시스템 성능검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부품 성능검사는 재료연구소가 최종 확정됐다. 특히 항목별로 확정된 국내기관 외에 해외기관인 UL코리아를 추가로 선정해 국내 대형풍력 인증체계의 국제인지도를 향상시켰다.

이에 해외 풍력시장에서도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관의 세계시장 주도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외기관을 국내인증기관으로 인정해 운영하는 체제를 정부기관이 주도적으로 시도하고 성공한 사례가 전세계에 없던 일이었기 때문에 놀라움을 더 했다.

이번 국내기관과 해외기관의 동시 선정은 국내인증기관들이 국제적으로 인증수행경험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 국내와 해외기관과의 경쟁과 상호교류를 통해 높은 검증기술력과 여건을 확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국내 대형풍력인증기관 공모 시 해외기관의 경우 기관 자체의 능력 뿐만 아니라 국내 기관에 대한 지원여부를 두고 배점을 가장 높게 배정을 했다.

UL은 미국의 비영리 인증기관으로 지난해 DEWI-OCC와 DEWI를 인수해 국제적인 풍력인증 인지도를 향상시켰다. 다른 기관보다 국내기관에 대한 지원 및 수수료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국내 대형풍력인증기관으로 활동하게 됐다.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UL이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관으로 최종 확정돼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인증절차가 수월해지는 점 외에도 국내 풍력산업에 있어서 유리한 점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기관의 인증수행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해외기관의 국내 인증기관 선정은 국제적으로 국내 풍력인증체계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함께 선정된 국내 인증기관들과 해외기관과의 경쟁과 더불어 상호교류를 통해 국내 인증기관의 검증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해당 국가에 진출하고자 하는 아시아권 풍력기업들의 인증신청도 확대돼 국내 풍력인증시장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풍력인증, 어떻게?

국내 대형풍력인증은 2008년 제정된 인증기준을 근거로 진행된다. 우선 제조업체는 인증기준의 부록표에 따라 서류를 인증기관에 파일의 형태로 제출해야 한다.

서류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인증기관에서 우선 검토 후 문제가 없으면 제조업체는 설계평가기관과 계약을 하고 설계평가기관은 계약사실을 인증기관으로 통보한다.

계약내용 검토 후 이상이 없다면 제출된 서류를 설계평가기관으로 이관하게 된다. 설계평가기관은 제조업체와 설계평가를 진행하고 진행상황은 인증기관이 모니터링하게 되며 설계평가가 종료되면 보고서는 인증기관으로 제출된다.

제조업체는 성능검사기관과 성능검사와 관련된 계약을 하고 해당 내역은 성능검사기관을 통해 인증기관으로 통보되며 이상이 없으면 성능검사를 실시한다. 성능검사보고서는 인증기관과 설계평가기관으로 제출되고 설계평가기관은 설계평가결과와 성능검사결과를 검토해 최종결과보고서를 인증기관으로 제출한다.

이러한 과정 중 제조업체는 인증기관으로부터 제조공장심사를 받으면 제출된 설계평가, 성능검사, 제조공정, 최종보고서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게 된다.


△향후 일정과 과제

현재 센터는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관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14년부터 국내에서 RPS, 지방보급사업 등 정부, 발전사, 지자체에서 향후 추진하는 풍력설치사업 국내인증을 받은 풍력발전기가 설치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미 해외인증을 받은 풍력발전기는 올해까지 해외인증기관으로부터 받은 관련문서를 제출하는 간소화방식이 제공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총괄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로 국내 풍력기업들을 비롯한 국내 대형풍력 인증기반체계 소요를 감당할 전담인력 확보로 보고 있다.

해외인증기관보다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세밀한 인증시스템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에 걸맞는 인력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보다 더 완벽한 보안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인증기관을 통한 국내풍력기업들의 인증절차에서 가장 크게 문제된 점이 국내기업들이 개발한 핵심기술들이 유출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국내 인증기관에서 기업들의 핵심기술이 유출돼 발생할 수 있는 대외신뢰도 추락 등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 설계평가, 성능평가 등이 진행되는 국내 기관들의 보안체계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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