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의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사회복지시설에 LPG소형저장탱크를 보급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원대상시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수요조사를 거쳐 △수도권(33개 시설 4억4,633만원)-고려플랜트 △강원권(15개 시설 1억8,453만원)-삼진유화 △충청권(86개 시설 10억7,389만원)-두성엔지니어링 △전라권(84개 시설 11억1,028만원)-MS이엔지 △대구·경북권(33개 시설 4억808만원)-현대엔지니어링 △동남권(50개 시설 6억1,971만원)-정우에너지 △제주권(15개 시설 1억6,426만원)-나노 등을 확정했다.  

이번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은 LPG분야에 대한 정부의 첫 예산지원사업으로 올해 42억9,000만원 투자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5년 동안 약 215억원을 지원해 경제성이 낮은 LPG용기시설을 소형저장탱크를 비롯한 부속기기를 장착한 LPG공급시설로  전환해 LPG용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도시가스시설에 준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을 통해 LPG소비자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저장탱크 지원사업을 통해 정부는 충전·판매 등 LPG유통업체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LPG공급구조를 개선하고 유통비용 절감을 통해 시설당 평균 20~30% 연료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복지시설, 아동보호시설 등 에너지취약계층에 비상 시에도 안정적인 LPG공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LPG용기 집합시설에 비해 소형저장탱크를 통해 LPG를 공급할 경우 LPG사고 예방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LPG산업협회를 주관기관으로 하고 한국LP가스판매협회에서 자문기관 역할을 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정부는 경제성이 없는 지방에 대해서까지 무리한 도시가스 보급을 지양하는 대신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을 통해 수요 감소 분위기로 침체된 LPG산업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LGP소형저장탱크가 설치된 전경

■ 왜 LPG소형저장탱크 인가?

정부는 물론 LPG업계에서 소형저장탱크 보급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복잡한 유통구조에 따른 비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반주택, 노점상 등에 1~2개의 LPG용기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음식점, 산업체 등 비교적 가스사용량이 많은 LPG집합설비에 계량기를 갖춰 LPG를 판매하더라도 충전, 판매 등 LPG공급자들은 가격 인하에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거래처에 LPG공급일시, 월 가스사용량 등 전산화시스템을 갖춰 가스가 떨어질 때마다 공급하지 않고 주기적인 계획배달시스템을 가동시키지만 LPG수입사, 충전소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이 벌크로리를 통한 소형저장탱크로 LPG를 공급할 때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사 또는 정유사가 1년에 한번 정도 LPG저장시설에 대한 정기보수에 돌입하면 이 시설에 보관된 LPG를 정해진 기간 내에 모두 비워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LPG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된다.

이 LPG물량은 공장도가격에 비해 80~90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형성되기도 해 일부 충전소나 LPG판매소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거래되는 LPG물량을 붙잡기 위해 상호 경쟁이 심화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LPG수입 및 정유사에서 거래되고 있는 LPG판매물량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거래관계가 깊거나 인맥을 통한 지인의 소개로 이 물량이 거래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장도가격에 비해 80~90원 저렴한 LPG물량을 인수하게 된 충전소 또는 LPG판매소는 음식점, 산업체 등에 LPG공급 시 비교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산업체, 음식점 등 LPG사용량이 많은 곳에 LPG를 공급할 때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기도 한다.

판매물량을 많이 유치하게 된 LPG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많은 LPG판매량을 무기로 거래 LPG수입사나 충전소 등에 낮은 가격의 LPG공급을 요구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기보수 시 LPG시장에 방출되는 LPG물량을 비롯해 정유사의 고도화설비가 확충되면서 이 시설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늘어난 LPG생산량 때문에 LPG사업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LPG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여기에다 E1, SK가스 등에서 셰일가스에서 생산된 LPG물량 공급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판매처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LPG사업자들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수 있다.


■ 소형저장탱크 제조사 과열 어디까지?

정부의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과 물량 확보를 위한 LPG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너도 나도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나서면서 소형저장탱크 제조사들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호황에도 불구하고 소형저장탱크 제조사들은 소형저장탱크 수요가 기대한 것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이유는 판매 댓수를 늘리기 위한 소형저장탱크 제조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저가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LPG소형저장탱크에서 가장 중요한 철판 가격은 kg당 800~1,000원 정도로 구매 물량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지난해만하더라도 200만원이 넘었던 500kg, 즉 0.5톤 LPG소형저장탱크는 현재 140만원 안팎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이어 거래처에 2%의 판매 장려금마저 제공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이나 제품에 따른 LPG사업자의 선택이 아니라 소형저장탱크의 가격에 따라 사업자들의 소형저장탱크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 이익이 가장 많이 남는 환경을 사업자들은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소형저장탱크의 하자로 발생한 가스누출, 그리고 빚어진 LPG사고로 초래될 위험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자는 물론 LPG산업으로 향하게 될 부정적 이미지와 엄청난 손해는 과연 누가 부담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운 제조사 다임폴라특장과 기존 영업망을 앞세운 한국이토의 경쟁에 현진티엔아이, 성신공업, 부영에너지가 틈새 시장 공략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엔텍, 거봉한진, 진우 DEV 등 기화기 제조사에서 LPG공급과 밸브 등을 앞세운 MS이엔지에서도 패키지 형태로 소형저장탱크 시장 및 설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공장등록 등을 거쳐 해외에서 생산된 200kg급 소형저장탱크 수입사도 빼 놓을 수 없다. 앤젠과 유인솔루션 등에서 수입된 소형저장탱크는 일정한 판매마진을 확보한 후 충전, 판매 등 LPG공급자에게 수천개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시적인 가격 경쟁에 충전, 판매 등 LPG유통사업자들은 지금 당장 저렴한 가격으로 소형저장탱크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캔텍, 정대, 동남플랜트 등의 부도와 사업 중단이 몰고 온 납품업체의 피해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형저장탱크 제조사의 부도 또는 영업중단은 앞으로 A/S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직간접적 피해를 입게 된다.

물론 이들 기업들과 거래를 하지 않은 LPG유통업체들은 피해가 없어 다행스럽다고 여길지 모르나 전체 LPG산업의 측면을 고려할 때 LPG소비자가 LPG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게 될 경우 LPG산업의 설자리는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호황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LPG시장은 가정 및 상업용 수요 침체 영향으로 앞으로 충전, 판매 등 LPG유통사업자들의 설자리가 점차 좁아들 수밖에 없다.

▲ 연도별 소형저장탱크 설치현황
   
■ 선택의 기로에 선 LPG사업자

가스 공급 수단으로 LPG사업자들은 LPG용기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소형저장탱크를 선택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기 위한 안전거리가 나오지 않는 곳, 포장마차나 음식점 등을 공급 대상으로 하는 사업자들은 LPG용기를 선택하고 있다.

낱개의 LPG용기, 체적거래로 LPG용기 집합설비를 갖춘 곳에서는 소형저장탱크에 비해 LPG용기를 공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하지만 공급업체가 많고 전화 주문으로 LPG용기를 통해 가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LPG판매량 확대에 한계가 따르게 된다.

동고하저의 LPG가격 변동시의 혜택도 많지 않다. 통상 LPG판매를 통해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LPG가격 인상 시 많은 용기를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라면 보유하고 있는 용기에 가스를 많이 충전할 경우 적게는 100~2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가깝게 LPG판매와 관계없는 이익을 얻게 된다.

반면 소형저장탱크를 많이 설치한 LPG사업자는 손쉽게 LPG판매량을 확보하게 된다. 도심과 동떨어져 소형저장탱크 설치 부지가 여유로운 음식점, 산업체 등에 공급하는 이들 사업자들은 비교적 많지 않은 거래처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많고 충전소 또는 LPG수입사와 거래 시에도 LPG용기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LPG를 공급받게 된다.

거래처에 비교적 낮은 LPG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해 다른 공급자에 비해 거래처 유치는 물론 박리다매를 통한 이익도 적지 않다.

이를 기반으로 일부 사업자들은 LPG자동차 충전소를 인수하든가 음식점 등을 통해 많은 이익을 창출해 웬만한 충전소보다 더 많은 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PG사업자는 가스 공급방법으로 용기나 소형저장탱크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설정해야 한다.

도시가스로 시설전환이 되지 않는 시기까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LPG용기를 통해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소형저장탱크사업을 위해서는 1억여원이 소요되는 벌크로리를 확보하고 이를 주차할 수 있는 부지, LPG시설에 설치할 소형저장탱크 구입 자금 등 자금적 여력을 갖춰야 한다.  


■ 미래를 준비해야 할 LPG산업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열량밴드제 시행으로 열조용 LPG를 비롯해 가정·상업용, 산업용 등 프로판 수요는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성이 없는 지방도시까지 도시가스를 조기에 보급하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또 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LPG사용시설이 타 연료로 전환되기 일쑤다.

수요는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열량범위제로 인해 도시가스의 열량조절을 위해 사용되던 프로판 소비마저 점차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2,612기에 불과했던 소형LPG저장탱크는 11년이 지난 지난해 3만2,032기가 설치됐다. 2011년대비 7,959기가 지난해 추가 설치돼 역대 가장 많은 소형저장탱크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늘어났고 LPG사업자들의 인식 또한 많이 진전된 것이 사실이다.

2007년 142개에 불과했던 벌크로리를 이용한 LPG판매사업자는 2011년 351개로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500개를 육박할 전망이다.

LPG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벌크로리는 5톤 이하 142대, 5톤 초과 10톤 이하 331대, 10톤 초과 15톤 이하 66대, 15톤 초과 23대 등 총 562대가 운행 중이다. 앞으로 소형저장탱크를 통한 LPG공급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0~70세대 규모의 농어촌 주거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한 마을단위 LPG집단공급 시범사업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LPG수입사에서 조성한 LPG희망충전기금 가운데 3억원을 시범사업에 투입해 추진하는 한편 정부가 농어촌 마을단위에 LPG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해 LPG를 공급하는 사업이 내년 추진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기 요인도 없지 않다. 도시가스 등에 비해 비싼 요금 때문에 LPG공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고 이로 인해 LPG소비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충전, 판매 등 LPG유통사업자 뿐만 아니라 LPG용기를 비롯한 가스용품 제조사, 소형저장탱크 제조사 등 전 LPG업계가 LPG산업의 유지 발전을 위한 수요 개발을 비롯한 공동 발전 방안을 강구하는 무대와 대화의 장 마련이 시급히 조성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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