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민 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 기술부장
일본 도쿄에서 지난달 30~31일 이틀간 개최된 제4차 세계인증회의(World Certification Conference)에 참가해 국내 가스기기 제조사들이 향후 해외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 사업다각화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세계인증회의는 각 국의 가스관련 인증기관 상호간의 의견ㆍ정보 및 기술교류를 목적으로 1988년 7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7회 국제가스연맹(IGU) 총회 시 미국가스협회(AGA) 부회장의 제안에 따라 창설됐다.

이번 제4차 세계인증회의는 일본 JIA의 제안으로 도쿄에서 개최된 것으로 지난 10여년동안 시험기관간의 기술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지역별, 국가별로 운영되는 품질보증시스템과 인증제도 등이 국제 무역 활성화에 새로운 장벽이 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띤 것은 ‘가스연소기의 CE마킹’과 ‘가정용 연료 전지(Fuel Cell) 시스템’이었다.

영국(Advantica)에서 발표한 ‘가스연소기의 CE마킹’은 유럽국가들 사이에서 지난 10년전부터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되어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에도 불구하고 CE마킹에 대한 절차와 요건에는 아직도 많은 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CE 마킹에 대한 오해중의 하나는 CE의 의미이다.

CE마크를 부착하기 위하여 제조자는 제품에 적용되는 유럽법령(또는 지침)을 확인, 각 지침 및 지침에 따르는 특수 요건을 포함해 적합한 제품 인지를 확인, 제품이 모든 요건을 충분히 만족할 때 제조자는 CE마크를 부여, 제품 생산 기간 중 정기적인 CE마크 부착에 대한 결정을 검토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이유는 첫째, 새로운 유럽지침이 제정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제품은 해당 내용에 적합해야 한다. 둘째, 해당규격과 관련된 다른 규격이 개정될 수 있다. 셋째,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에 따른 제품의 자체 변경 때문이다. 이는 제품의 적합성이 ‘초기 설계부터 제품의 사용기간 종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일본 JIA는 ‘가정용 연료 전지(Fuel Cell) 시스템’에 대해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새로운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하나로 연료전지의 개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신에너지ㆍ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계약을 맺었다.

다시 NEDO는 일본가스협회(JGA), 일본가스검사협회(JIA)와 계약을 맺고 시험데이터 정리 및 시험장비의 설계 등을 2004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가정용으로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연료전지는 적합한 성능과 안전을 제공해야 한다.

세계인증회의에서 많은 내용이 발표됐지만 CE마킹과 연료전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다.

현재 국내 가정용 가스기기시장은 모든 품목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예전과 같은 고도의 신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 신제품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해외시장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개척하기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다. 그중 하나가 선진국의 인증제도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기기의 경우 CE마킹은 다양한 모듈(Module)이 적용되며 특정 경우에는 ‘자기 적합성 선언’으로도 충분하다. 체계적인 제도, 문화, 기술이론과 철학을 깊이 이해해야만 유럽과 경쟁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신제품의 경우 향후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연료전지일 것이다. 모 일간지에서 향후 10대 기술로 연료전지를 선정한 배경에는 친환경성과 더불어 높은 효율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기기라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JIA 도쿄검사소에서 실험중인 연료전지는 대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최근 국내가스기기 시장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렵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업계간의 협력, 기관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어려울수록 서로 유대를 강화해 시장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개인이나 기업만으로 기기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좀더 시야를 넓혀보면 역시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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