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가스화 개통도(위)와 ALL 가스화 주택을 실현한 이성현씨와 현운식 삼천리 인천지역본부 팀장이 'ALL 가스화 주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전력거래소의 가전기기 보급률조사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1가구당 약 40여품목의 가전기기를 평균 11.4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시가스가 도입돼 공급되기 시작한 1987년의 5.9대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가스보일러와 가스레인지로 대별되는 도시가스 사용기기분야는 그간 배관투자를 통한 신규 세대수 증가로 인한 보급률은 증가했으나 새로운 연소기기 개발 미진 등으로 인해 가구내 가스사용기기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한 사용편리성을 추구하고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전기에너지는 실내에서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장점으로 전통적으로 가스시장으로 여겨졌던 직화가열분야뿐만 아니라 난방분야까지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의 전력부족 사태를 야기하는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일부 요리매니아를 제외하고는 가스압력밥솥은 전기압력밥솥으로 거의 대체됐으며 식수를 끓여 보리차로 해결하던 음료문화는 정수기나 커피포트를 이용한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최근에는 전기장판 및 온수매트 등의 보급으로 보일러를 이용한 우리나라 전통의 온돌난방방식마저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전기판넬(필름)난방과 전기레인지를 결합한 전전화(ALL-전기)주택도 출현한 상태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에 따라 도시가스 가구당 평균사용량은 인천지역을 기준으로 10년새 33%(260m³)이 줄었으며 매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기에너지로 편향된 주택용 에너지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도시가스사인 삼천리의 공급권역인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천연가스로 대체한 일명 ‘All 가스화가구’로 전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가구는 정부의 주택보급사업으로 추진 중인 1kW 연료전지를 설치해 급증한 전기사용량에 따른 누진요금을 회피하고 전력부족 등 국가전력망 블랙아웃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멀티전력공급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렇다보니 난방과 온수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활용하고 습한 아열대성 기후와 건물의 고층화 및 베란다 확장에 따른 세탁물 건조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가스의류건조기를 설치했다. 

또한 배기가스의 실내 배출로 인한 염려로 설치했던 전기레인지는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의 장점을 결합한 히든쿡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맛과 풍미를 중요시하며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가정주부지만 편리성 때문에 그간 전기압력밥솥을 사용했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가스압력밥솥의 밥맛을 따라갈 수 없어 다소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지만 가스압력밥솥을 다시 사용키로 했다.

이렇듯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도시가스로 사용하다보니 사용량 증가뿐만 아니라 사용시간 증가는 안전상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안전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스마트 가스타이머인 타임밸브를 설치,  깜박증 또는 건망증으로 인한 과열, 누출 등의 위험성을 본질적으로 해결했다.

ALL 가스화 주택을 실현한 이성현씨는 “거실에서 빨래를 건조하는 불편함 때문에 가스식 의류건조기를 알아봤는데 삼천리 도시가스사 직원이 찾아와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라며 “누진요금으로 인해 가중되는 높은 전기요금을 고민하는 부문도 도시가스를 이용해 자가발전을 통해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연료전지시스템도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여러 기기와 시스템의 최적조합을 통해 경제적이고 쾌적하게 삶의 질 향상이 가능토록 All 가스화를 기획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삼천리 인천지역본부 관계자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향후 방향성은
가스를 수준 높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인프라를 구축한 인천 연수구의 이 아파트는 가스를 이용한 새로운 주거문화 창조와 가능성을 제시하고 향후 도시가스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지향점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있다. 가전기기는 약 40여종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가스기기는 보일러, 가스레인지 등 불과 몇 개의 아이템만이 제조, 보급되고 있는 어두운 현실이다. 다시 말해 도시가스사들은 가스배관 투자만을 통한 가스판매량 신장을 추구하는 단순한 영업전략 추구는 향후 가스산업 전망을 매우 불확실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연료전지 등 주목할 만한 새로운 가스기기가 출현하고 있지만 가전기기에 비해 다양성은 턱없이 모자란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전력부족에 의한 전기냉난방 위축과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으로 가스배관 벽체 매립이 가능해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가스기기의 관련시장 진출이 용이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가스사용기기 개발이 필요한 시점으로 일본에서처럼 도시가스사들이 ‘가스사용기기개발펀드’(가칭)를 마련해 보다 다양한 가스사용기기 개발에 나선다면 ‘ALL 가스화’ 주택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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