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폐막된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눈에 띄는 결정이 이뤄졌다. 삼불화질소(NF3)가 7번재 온실가스로 지정돼 규제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당장 규제가 시작되지는 않지만 오는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는 국가부터 규제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NF3는 반도체와 LCD 제조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처 중 하나다. 이렇다보니 남 일로 넘겨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대체의 필요성은 분명하나 비용과 효율 등을 고려할 때 대체물질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연구가 시작된다. 국가에서 지원하고 국책연구기관과 민간이 함께 모여 그 의미를 더했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에너지 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로 선정된 ‘NF3 온실가스 배출저감 기술’과제가 그것이다.
 
이 과제는 ㈜코캣이 주도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그리고 NF3 최대 생산시설 자회사를 보유한 OCI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에 본지는 과제 주요 실무자를 만나 진행사항 등을 들어보았다.
 
▲ 사용된 NF3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 사진은 연구과제 실무를 담당하게 될 코캣 장원철소장(중), KIST 이상협(우), 이종석박사

 KIST 이상협박사와 연락을 하고 갔더니 두 사람을 추가로 소개받았다. 과제를 총괄하는 코캣의 장원철 기술연구소장과 KIST 이종석 박사였다. 장소장의 열띤 설명만으로도 과제에 거는 기대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장소장은 “NF3는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요주의 물질이지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반도체와 LCD산업규모가 큰 나라에서 이 물질을 제한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설명이 이어졌다. “연구의 핵심은 사용된 NF3를 지금과 같이 소각하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솔깃한 얘기였지만 두 가지가 궁금했다. NF3제조사 입장에서는 재사용 시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수요처 역시 현 공정을 변경해 추가적인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이번에는 이상협박사가 대답했다 “제조사, 사용처 모두가 이익입니다. 현재 사용처는 NF3를 이용한 다음 800℃이상의 열로 연소처리 후 배출합니다. 소각시설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재활용 기술이 개발되면 가스배관으로 송출하면 됩니다. 중간과정에서 순수 NF3만을 분리해 원제조사로 보내게 되고 제조사는 이 폐가스를 원료로써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용처는 소각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고 제조사는 NF3 제조원료를 폐기물로부터 다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핵심인 분리, 추출의 방법도 궁금했다. 분리막이 전문영역인 이종석 박사가 말을 이었다 “기술개발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사실 분리막 기술입니다. 폐가스를 전처리 후 분리, 농축, 정제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기체분리막을 개발할 수 있는냐 하는 점이지요” NF3가 사용되면 N2(질소분자)가 함께 붙게 되는데 N2와 NF3의 분리여부가 과제의 핵심이라는 얘기였다.
 
이 과제가 성공할 경우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장소장은 “폐가스 재이용으로 우선 자원재활용의 효과가 나타나고 국가 온실가스 정책에서도 효율적인 규제대응기술로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기체분리막 기술 업그레이드는 가스 재이용에 대한 다양한 연구의 기초기술로 활용될 수도 있지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구온난화 등 규제대응 기술로 명분이 있고 가스 재이용에 대한 다양한 시도에 필요한 기술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설명이었다.
 
에기평 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된 ‘NF3 온실가스 배출저감 기술'과제는 앞으로 3년 약 30억원의 연구자금이 투입된다. 비록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과제제안부터 시작해 연구실행을 직접 수행할 3명의 실무진을 만나 의지를 확인하니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를 안고 다시 재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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