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서울시가 SH공사집단에너지사업단의 목동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발암물질이 배출된다는 보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SBS는 자사 촬영용 무인기를 사용해 연기를 포집, 전문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목동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배출되는 수증기에서 벤젠과 톨루엔, 테트라클로로에틸렌 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목동열병합시설은 청정연료인 도시가스(LNG)를 사용하고 있으며 굴뚝자동측정망(TMS)에 의해 먼지, SOx, NOx 등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오염물질이 나올 수 없다. 더욱이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 도시가스 연소에서 검출될 수 없는 물질로 근거 없는 보도에 봉변을 당한 것이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벤젠과 톨루엔은 주변 환경에서 극소량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하지만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 도시가스 연소과정에서 발생되지 않으므로 시료포집 과정의 오류 또는 주변지역 용제사용시설 등에서 배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SBS가 촬영용 무인헬기를 띄워 포집하는 과정에서 무인헬기가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일 경우 연료연소과정에서 분사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벤젠은 담배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세척제 등에 들어 있는 물질로 목동사업장의 경우 벤젠은 관리대상 오염물질은 아니나 SBS의 측정치 17.8㎍/m³(0.005ppm)은 대기환경보전법의 발전시설 배출허용기준 20ppm의 1/4,000 수준에 불과하고 신축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권고기준 30㎍/m³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톨루엔은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허용기준은 없으며 악취방지법의 악취허용기준 10ppm의 1/550 수준으로 신축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 1,000㎍/m³의 1/10 이하다”고 해명했다.

특히 권 과장은 “시료포집 및 분석과정에서 주변 대기와의 비교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고 무인기 등 포집에 이용된 장비의 영향 가능성 등 분석 과정과 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며 “목동 열병합시설은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는 시설로 앞서 언급된 벤젠 등은 관리대상물질에 포함되지 않으나 미량 검출 의혹 보도에 따른 인근지역 주민의 불안 해소를 위해 대기오염물질 정밀 측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6일 SH사업단 목동열병합발전소에서 인근 주민을 비롯해 관계기관 언론사 등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전문기관의 현장실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는 시료포집과정에서 교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시험법에 따른 시료 채취 및 원인 분석, 건강위해도 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인근지역 대기와 굴뚝연기 농도 비교분석 등 대조군 실험을 실시하고 전문기관 분석결과 건강위해성이 없는 수준의 극미량 검출이나 측정과정의 오류 등에 의한 과잉 보도로 불필요한 시민불안을 야기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권 과장은 “과학적 분석과 평가에 근거한 검증자료를 신속히 제공해 막연한 시민불안과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 인근지역 주민의 재산상 피해 가능성을 방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이사는 ‘SBS, 제2의 광우병 선동을 꿈꾸나’를 제목으로 보도내용에 대한 의견을 올렸다.

강 이사는 “최소한의 과학 상식만 갖췄어도 이런 무책임한 보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이사의 게시물에 따르면 기사에서 ‘흰 연기 속 벤젠은 17.8㎍/m³, 톨루엔은 72.9㎍/m³ 테트라클로로에틸렌도 385㎍/m³이 나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공계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들은 숫자를 무심코 지나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숫자다. 숫자를 빼놓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똑같은 물질도 양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간접흡연으로 담배연기를 100% 호흡했을 때를 가정하면 벤젠에 노출되는 농도가 4,605,028㎍/m³이라고 한다. 발전소 굴뚝 ‘흰 연기’의 9만배가 넘는다.

발전소의 어마어마하게 높은 굴뚝 위에 코를 박고 흰 연기를 그대로 마시는 일도 불가능하겠지만 설령 그렇게 한다면 도대체 굴뚝 위에서 며칠 밤을 보내야 담배 한 개비의 벤젠 양을 흡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상에서 접하는 희석된 공기에 벤젠이 오염됐을까 걱정하느니 차라리 운석에 맞아 죽을까 걱정하는 편이 지혜롭겠다.

발전소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가 이 정도라니 오히려 깨끗해서 놀랄 일이다. 이 연기를 수증기라고 부르지 못하면 실험실에서 순수한 물을 증류시켜 얻는 기체만 수증기라고 불러야 한다.

왜곡된 사실로 공포심을 조장해 여론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면 불필요한 일에 예산이 쓰여 정작 필요한 일들을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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