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혁 기자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국내 전기차시장이 열리고 있다. 봉오리를 터뜨리지 않은 채 조심스럽지만 뿌리에 물을 머금고 줄기와 이파리에 힘을 모아 개화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시기의 문제이지 전기차 대중화는 마냥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국내에만 2,600대 이상이 보급됐고 내년에만 3,000대가 시장에 풀린다. 세계 주요 국가의 보급계획을 들여다보면 그 속도가 더욱 빠르다. 영국, 독일, 일본 등이 2020년 100만대 보급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2020년 목표가 500만대 이상이고 2030년에는 모든 신차판매의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는 전기차 판매에만 시장이 국한되지 않는다. 배터리는 물론이려니와 배터리 원천소재, 배터리 리스 및 판매, 유료충전, 충전기제작 등 부대사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큰 산업군이 형성되는 것이다.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 국내 전기차시장에서도 이러한 산업군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트럭과 이륜, 삼륜 전기차 제작업체가 등장하고 유료충전사업자 컨소시엄이 형성되고 있다. 운수업도 변화를 예고했다. 렌탈과 쉐어링사업이 고개를 들고 시범운행이지만 전기택시를 운행하는 지자체 3곳이 등장했다. 택시 운전자의 전기택시 조합 결성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꽃봉오리는 어쩌면 기분 좋은 미풍과 따스한 햇살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지금은 아니다. 군데군데 살얼음이 놓여있는 지금은 안된다. 살얼음이 녹든지 두터운 얼음판으로 변할지 알 수 없는 지금은 섣부르다. 정책의 방향이 확고하고 그 온기가 산업군 발끝까지 전달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제대로 피어 천리향(千里香)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전기차산업의 꽃봉오리는 ‘신뢰’라는 관계와 ‘세심한 정책’의 영양분이 충족될 때 만개할 것이고 해야 한다는 것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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