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효율의 시대는 끝났다
[창간 기획] 효율의 시대는 끝났다
  • 홍시현 기자
  • 승인 2019.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 위축 시장 ‘탈출구’
효율·가격·이미지·환경 등 새롭게 고려
IoT 기반 통신사 협업, 원격제어시대 개척
글로벌 전시 및 현지 인지도 향상 매진해야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미·중 무역분쟁 등 인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제조업 전반에 어려움이 심화되는 추세다. 최근 수출시장을 확대하며 산업의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보일러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예년에 비해 높은 기온으로 인해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더딘 형국인 점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기회 요소도 엿보인다.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어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으며 글로벌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다른 제조업에 비해 성장 동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아지는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내년부터 친환경 콘덴싱보일러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질적 성장 또한 기대된다.   /편집자 주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 기대감

2019년 가스보일러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과 분양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고 매매 및 전세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축 및 교체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가정용 저녹스(콘덴싱)보일러 보급 지원사업’ 확대와 2020년 4월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 내 콘덴싱보일러 설치 의무화 등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지난달 2일 미세먼지 대응 예산 등 추경예산 1조2,157억원을 증액, 확정했다. 이번에 증액된 예산 가운데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에는 당초 계획인 24억원에 336억원을 더해 360억원(18만대)을 지원하게 된다. 예산 증액에 따라 보급사업이 진행되는 지역도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대당 지원금도 18만에서 20만원(국비 60%+지방비 40%)으로 늘어났다.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은 가정용 일반 보일러를 질소산화물(NOx) 저감효과가 크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정용 저녹스보일러로 교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가 2015년과 2016년 시행 후 환경부가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도 환경부의 정책에 따라 노후보일러를 가정용 저녹스보일러로 교체, 지원대수를 1만2,500대에서 5만대로 대폭 확대했다. 서울시는 그 동안 10년 이상 노후보일러를 교체할 경우만 보조금을 지원해 왔으나 앞으로는 보일러 연식에 상관없이 지원대상을 확대한다.

또한 건물주가 서울시민인 경우에만 보조금을 지원해왔으나 이제는 건물주의 주민등록지와 상관없이 건물이 서울시에 있으면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중앙집중식 보일러를 개별보일러로 전환할 때도 저녹스보일러로 교체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환경부의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래기준연구소(대표 채충근)는 조사업체 엠브레인과 함께 환경부 및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대한 결과를 지난달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 경기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일반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보급 지원사업에 대한 인지여부’ 및 ‘보일러 교체 지원사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명칭’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보급 지원사업에 대한 인지여부’ 조사 결과 해당 사업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25%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지원사업 참여 및 보일러 교체에 대한 긍정의향이 48.7%, 중립의견이 36%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일러 교체 지원사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명칭’ 조사 결과 ‘친환경 콘덴싱보일러’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55.7%를 차지한 가운데 ‘친환경 보일러’(31.5%)와 ‘친환경 저녹스보일러’(11.3%), ‘가정용 저녹스보일러’(1.5%) 등으로 선호도를 보였다. 이는 저녹스라는 용어보다는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부의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의 명칭을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으로 명칭 변경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보일러 선택 기준의 변화

콘덴싱보일러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인식이 중요하다. 과연 소비자가 콘덴싱보일러를 선택 시 가장 우선 시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격, 효율, 편의성, 이미지 등. 

일부에서는 효율이라고 하나 이는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하는데 아주 작은 부분에 미비하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콘덴싱보일러의 난방열효율은 최대는 94%이며 대부분 91% 이상의 제품들이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 대성쎌틱에너시스, LOTTE E&M, 알토엔대우 등 국내 보일러 제조사의 효율기술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효율 1%의 차이는 클 수 있으나 소비자가 보는 효율 1%의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최근 보일러 제조사들이 앞세워 내세우는 것이 바로 편의성이다. 효율과 가격이 이제는 제품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효율의 의미는 작아졌다. 가격 역시 1~2만원 차이, 때로는 업체별·제품별 가격이 유동적이어서 가격이 절대적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소비자의 보일러 선택 시 고려 사항은 각 소비자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편의성, 제품(기업) 이미지, A/S가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보일러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술적 변화는 사물인터넷(IoT)이다. 보다 편리한 사용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보일러 역시 벽면에 부착된 룸콘을 조작해 온도를 설정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스마트폰을 통해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특히 바닥난방방식인 국내의 난방문화에서는 방바닥이 데워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외부에서 미리 보일러를 켜고 끌 수 있는 원격제어를 사용하면 원하는 시간에 최적의 온도로 난방을 취할 수 있어 소비자의 호응이 높다.
각 보일러 제조사들이 원격제어가 가능한 보일러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 홈, 네이버 클로바 등 인공지능 스피커는 물론 통신사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음성으로 보일러를 제어할 수 있는 시대도 열었다.

보일러 제조사의 이미지 마케팅

제품(기업) 이미지 알리기에는 경동나비엔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광고를 통해 직접적으로 제품을 홍보하지 않고 ‘콘덴싱보일러’ 알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20여년 전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 카피로 인지도를 높였다. 2016년에는 ‘콘덴싱이 옳았다’ 캠페인으로 다시 한 번 그때의 느낌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바로 “우리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콘덴싱 만들어요”라는 광고 카피로 소비자에게 강인한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경동나비엔의 ‘콘덴싱이 옳았다’ 캠페인은 가스비 절약보다 친환경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콘덴싱보일러가 많아지면 환경이 개선된다는 내용으로 춤추는 북극곰과 “댄싱 댄싱 콘덴싱”이라는 카피를 통해 경동나비엔의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이 같은 전략으로 국가대표 보일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귀뚜라미는 단연 CM송(song)으로 친근함을 강조한다. “좋은 보일러가 좋은 집을 만듭니다”라는 25년 전 복고 콘셉트의 카피를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해 40대 이상에게는 향수를, 20~30대에게는 새로운 느낌으로 전연령층에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최근 광고에서는 광고 모델이 15초 광고 중 절반 이상을 풀쇼트(멀리 위치한 카메라로 전신을 다 비추는 화면)로 등장해서 춤을 추며 보일러 제품은 1초 정도 딱 한 쇼트만 등장한다. 여기서 핵심은 침실, 주방, 거실 등의 집안 모습의 배경이다. “좋은 보일러가 좋은 집을 만듭니다”라는 카피에 나오는 ‘좋은 집’을 시각적으로 직접 표현했다. 보일러가 좋아서 집이 좋으니 춤이 절로 나온다는 설정으로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됐다. 

대성셀틱은 고급스러움을 내세운다. 대성쎌틱의 대표 브랜드인 ‘S라인 콘덴싱보일러’는 벤츠의 최고급 라인인 S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대성셀틱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모델을 통해 “따질수록 빈틈없다”는 멘트와 함께 대성쎌틱 보일러의 가스비, 기술, 환경 영향 등의 장점을 자막으로 전한다. 제품과 광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소비를 지향하는 중산층 이상을 타킷으로 모델과 의상, 배경 그리고 재즈 풍 음악까지 모두 적절히 조화됐다. ‘S라인 콘덴싱보일러’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성공한 사람이 선택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차별화를 뒀다.

국내와 다른 해외시장

국내에서는 이와 같이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러한 마케팅이 별도움이 안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초적인 마케팅이 펼쳐진다. 기술력과 전시를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주력시장은 북미시장이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시장 규모를 가진 북미 온수기시장에서 콘덴싱기술로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지속적인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리딩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동나비엔은 지난 1월 북미 최대의 냉난방 전시회에 국내 보일러 업체로는 유일하게 12년 연속으로 참가해 ‘나비엔의 또 다른 혁신’을 콘셉트로 북미 콘덴싱시장을 주도해 온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였다. 유럽기업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러시아시장 역시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린다.

귀뚜라미는 해외시장에서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귀뚜라미는 중국 가스보일러시장 공략을 위해 주력모델의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AST 콘덴싱 가스보일러’와 ‘저녹스 AST 가스보일러’를 벽걸이 보일러의 대표 모델로 운영하기 위한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아울러 주요 보일러 유통지역에 소형 대리점 확대를 추진하고 상해 등 남방지역 대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개설하며 각 지역 도시가스 회사와 직접 거래를 추진 중이다. 그 밖에도 중국 천진법인 생산 공장을 통해 제3국 인접 국가로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있으며 SKD(부분조립생산) 수출도 증대하고 있다.

시장 축소에도 ‘희망’이

2019년 가스보일러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과 분양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고 매매 및 전세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축 및 교체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 지원사업’ 확대와 2020년 4월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 내 콘덴싱보일러 설치 의무화 등을 통한 보일러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 개선, 소비자는 경제성,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과 경제성이 골고루 반영되길 바라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도 조속한 미·중 무역분쟁 해결로 인한 중국시장 확대 및 북미시장에서의 매출 증대를 위한 전략을 다시 한 번 가다듬어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