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상우 기자] 지난 9일 강원도 평창에서 발생한 일가족 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원인이 배기통 부품이 떨어지면서 가스가 배출되지 못하고 역류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가 철저한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안전점검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현재 경찰이 현장 검식 중 발견한 보일러 배기통 마개가 언제, 왜 떨어져 있었는지 조사 중이어서 관리업체의 부실점검인지 피해가족의 부주의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사고처럼 보일러 배기통을 점검해주는 관리업체도, 보일러를 사용하는 사용자도 배기통을 올바르게 점검하고 사용하고 있는 지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평창 일가족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진 일산화탄소는 천연가스, 프로판, 가솔린, 석유, 등유, 나무 또는 석탄 등의 연료를 연소시킬 때 생성되는 무색, 무취의 가스로 밀폐된 혹은 부분적으로 밀폐된 공간에 축적될 수 있다.

우리가 일산화탄소를 흡입하게 되면 몸속에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의 산소공급능력을 방해하고 체내 조직세포의 산소결핍을 초래해 심한 두통, 질식, 판단장애, 동작장애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그런데 일산화탄소가 위험한 것은 낮은 농도를 흡입하는 경우에는 뚜렷한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가벼운 두통 등을 겪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따라서 장기간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급격히 많은 양에 노출될 경우 삽시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산화탄소 치사량은 혈중 농도 20% 이상으로 이번 평창 일가족 부검결과 남편 61%, 부인 66%, 아들은 55%로 측정됐다. 이런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고들이 보일러 배기통 문제로 발생한다.

최근 3년간(2013~2015년) 급·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 및 결함 등 시설미비에 의해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11건으로 인명피해는 사망자 8명, 부상자 27명이다.

이번 평창 사고도 LP가스 보일러 배기통 마개가 막혀 있지 않고 세탁기 뒷쪽 바닥에 떨어져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역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12일 대구 서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도 가스온풍기 배기통이 원인미상으로 이탈돼 일산화탄소가 교실 내부로 유입돼 당시 수업을 받던 23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 밖에도 배기통이 이탈했거나 배기통 톱 미설치, 배기구 크랙 발생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 평창에서 일어난 사고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발생했던 보일러 배기통 관련 사고 등을 살펴보면 사용자와 업체의 철저한 안전점검이 이뤄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평창사고의 경우도 해당 아파트 가스시설 관리업체가 지난해 7월17일 이후 아파트의 가스안전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업체 담당자는 피해가족의 집이 가스 요금을 체납해 지난달 19일 정기 검침을 했으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일부에서는 계량기 수치만 확인해줬다는 지적도 있다.

만일 정기 점검 후 보일러 마개가 사용자 부주의로 떨어졌고 이를 점검요청하지 않았다는 경찰 조사결과가 나온다면 피해가족의 사용 부주의로 지적할 수 있다.

경찰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업체의 안전점검과 사용자의 안전사용을 다시 한 번 되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업체의 경우 배기통 등 관련 시설을 점검할 때 미세한 부실한 부분까지도 잡을 수 있는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의 원인 중 대부분이 배기통에 이탈한 부분이 생겨 폐가스가 유입돼 발생한 사고가 많았다. 이는 사용자가 배기통이 이탈했거나 작은 크랙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용자가 보일러 등을 사용하기 전까지 배기통 상태를 알기가 어렵고 육안으로 점검해도 허점이라고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업체의 안전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업체의 철저한 안전점검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관리업체의 철저한 안전점검만큼 중요한 것이 사용자의 안전한 사용이다.

사용자가 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 관리업체에 철저한 안전점검을 요청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된다면 무조건 점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임의로 점검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례로 2008년에 사용자가 가스보일러를 배기통 없이 설치하고 임의로 사용하다 방으로 유입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가 있었다.

여기에 앞서 말했듯이 배기통의 문제점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일러 등을 가동하기 전 꼼꼼한 안전점검을 받고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배기통이 처져있거나 꺾여 있는 부분이 없는지 배기통 연결부가 제대로 고정돼 있는지 확인하고 배기통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가스보일러 등 가스기기 설치, 이전, 수리 등을 할 때에는 반드시 시공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조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도 다른 어느 사고와 다르지 않게 철저하지 않은 안전의식으로 발생해 더욱 안타까운 사고다.

아무리 정부가 확고한 안전정책을 시행한다 할지라도 현장에서 결여된 안전의식이 있다면 모두 무용지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 사용자가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힘쓰고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과 홍보 등을 강화한다면 이번 사고처럼 너무나 터무니없는 사고는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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