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건설에너지사업본부장
[투데이에너지] 건물에너지 사용량은 국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20%(4,200만 TOE) 차지함에 따라 정부는 ‘8대 에너지新산업’의 한 분야로 제로에너지빌딩을 선정하고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에 근거해 대양한 기준 및 제도개선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 지난해 5월부터 발효된 일정규모 이상 공공건축물의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 설치 의무화 기준은 매우 큰 시사점을 가진다.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는 외부 수평 및 수직 고정형 차양, 외부 블라인드, 루버, 셔터 등의 대표적인 패시브 기법으로 실내로 유입되는 일사 에너지를 차단해 냉방부하저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건물 외피이다.

이외에도 현휘 방지 및 실내 빛환경 개선, 프라이버시 확보 등의 이점으로 유럽 등 선진국은 외피 통합협 차양시스템이 전체 차양 시장에서 60%를 차지할 만큼 보편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의 등장으로 건물외피는 기존 고정형 방식에서 능동형, 지능형 방식으로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능동형 건물외피인 차양장치와 산업계의 국내 현주소와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용도별 E소비 특성·차양산업의 변화

주거용 건물의 경우 전체 에너지소비의 70∼80%가 열부하에 해당하며 난방에너지가 가장 큰 에너지소비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외벽 및 창호의 단열수준을 대폭 강화하고 기밀성능을 효과적으로 최대화할 경우 제로에너지주택에 근접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것이 최근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패시브하우스의 핵심 접근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주거용, 상업용 건물의 경우 주간사용이 대부분이며 내부 발열부하 요인이 많아 총에너지 소비의 60% 이상이 전기에너지(냉방, 조명, 플러그 부하 등)에 의해 소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외피의 창면적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창호를 통한 에너지의 영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건물의 에너지소비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고정형 건물 외피에서 능동형, 지능형 외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그중 건물 외피에 부착해 일사 에너지 유입을 차단하는 차양장치는 건물의 냉방부하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장치로서 국내에서도 2000년대를 기점으로 차양장치를 에너지 저감형 건물외피로 인식하기 시작, 외부 베네시안 블라인드, 루버 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차양장치가 중·대형 건축물에 다수 보급되고 있다.

또한 최근 IoT 기술과 조명, 냉난방시스템 간의 통합제어시스템 구성으로 건축물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되는 인공지능형 차양시스템 등이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다.

국내 정부 또한 차양장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건물에너지절약설계기준 개정(2015년 5월29일)에 따라 연면적 3,000m2 이상의 공공건축물 중 업무시설 및 교육시설은 남/서향 창면적의 10% 이상에 대해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 설치 의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 추진 및 관련 산업 발전으로 국내 차양 산업기술의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시장잠재율은 약 1,60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2020년까지 국내 건물외피시장의 약 20%까지 점유할 것으로 차양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부 차양장치를 설치한 경우 대부분의 태양에너지는 차양장치에서 흡수 및 반사돼 투과체(창호)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내부 차양장치의 경우에는 차양장치에 반사돼 다시 외부로 재투과되는 태양복사를 제외하고 유리만 있는 경우의 획득량과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내부 차양장치에 비해 외부 차양장치의 에너지저감 성능은 월등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극한의 외부 환경 조건을 견뎌내야 하는 강한 내구성능이 뒷받침돼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럽의 경우 차양장치와 관련된 주요 기술표준 및 기준(용어 및 정의, 요구사항, 테스트 방법, 기기 및 장비 등 4가지)이 1980년대부터 제정돼 품질관리가 이뤄져 왔다. 메인이 되는 표준 규격으로 EN 13659, EN 13561, EN 13120에서는 차양 관련 주요 4가지 항목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내의 경우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의 품질을 관리하는 KS 규정은 전무한 실정이며 특히 에너지성능 뿐만 아니라 외부 가혹 환경에 대응하는 내구성 또한 요구되는 외부 차양장치의 경우 국가가 정하는 표준규격과 품질인증체계, 시공 가이드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차양산업이 국내에 올바르게 정착하고 보급될 수 있는 토대로서 향후 제로에너지빌딩 구현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차양장치 형태별 분류 및 적용 사례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는 크게 외부 차양과 내부 차양 그리고 유리 사이 차양으로 구분되며 가동 유무에 따라 고정식과 가동식으로 나눌 수 있다.

가동식은 수동식과 전동식으로 나뉘며 전동식은 사용자 제어, 센서 또는 프로그램 제어에 의한 구동 방식으로 나뉜다. 형태에 따른 가동식 차양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어닝은 상업용 시설에서 직달일사 감소를 위한 건축적인 처마의 일종으로 최초 개발 지역은 유럽이다.

여름철 일사를 조절하고 겨울철 일조량을 조절하기 위해 처마의 길이를 제어할 수 있도록 원단을 이용해 감아 올리고 풀어 펼치는 방식으로 개발된 가동식 차양장치이다.

그중 전동어닝은 자연광을 적절히 조절하고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쾌적한 실내외 환경조성에 기여하며 외부차양의 가장 큰 특징인 에너지절감효과가 우수하다.

외부롤스크린은 원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비, 바람, 자외선 등의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 확보로 저층부(1~2층)에 주로 적용된 어닝과 달리 외부 돌출 길이 없이 중층부(3~10층)에도 적용 가능한 제품으로 발전된 차양장치이다.

창호 외부에 설치해 창호로 유입되는 직달일사 및 빛을 근원적으로 외부에서 차단해 실내를 쾌적하게 하고 재실자에게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한다. 또한 일사에너지 유입의 최적 제어를 통해 건물의 유지, 관리비용을 최소화한다.

외부 베네시안 블라인드는 국내 보급된 외부 가동식 차양장치 중 가장 보급률이 높은 차양장치로 일사, 일조의 단방향(태양고도로 인한 실내 유입)화를 유도하기 위해 개발됐다.

직달일사뿐만 아니라 확산일사가 많은 도심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방향을 조절해 실내의 열과 빛에 대한 환경을 최적화 할 수 있다.

또한 열차단성이 뛰어나며 슬랫의 자동 틸팅으로 실내의 자연채광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가 가능한다.

또한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와 동시에 외부 조망이 가능하게 하며 원하는 만큼의 자연광을 실내에 유입시켜 최적 실내 환경 구현이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전동 셔터는 빛 차단기능뿐만 아니라 방범, 방음, 단열, 사생활 보호기능 등도 수반한다. 특히 전동부의 상단 Lock시스템을 통해 방범기능이 우수하며 셔터의 슬랫 재질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레탄 등의 층진을 통해 단열성능을 높인 차양장치로 활용이 가능하며 외부 투시가 가능한 슬랫 적용을 통한 투시형 셔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차양장치 보급 문제점 및 해결책

고유가, 온난화 등으로 인한 전세계 온실가스 감축 의지와 국내 정부의 발 빠른 행보로 차양장치는 건물 외피의 주요 자재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위주인 국내 차양업계의 경쟁력 강화 및 국내 차양산업의 성장, 차양산업의 올바른 시장정착을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업이 많이 남아있다.

현재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의 일사에너지 차단성능 및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내구성능 평가방법 등의 국가 표준기술과 품질인증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제조기업체의 품질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건물외피와 결합되는 표준 설계 지침 및 표준 시공 방법 등 제품 보급 이전에 제반 기술에 대한 표준화 구축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창에 설치되는 차양장치는 실내 채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물에너지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명에너지 소비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차양을 통한 냉방에너지 저감과 채광을 통한 조명에너지 저감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2개 요소를 복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표 및 기준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각종 첨단 코팅기술의 발전으로 선택적 투과성능을 가진 유리 등과 같이 차양장치의 역할을 하는 일사조절 유리들도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기능성 유리를 포함한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의 범위 역시 명확히 정의될 필요가 있다.

능동적 건물외피인 차양 및 일사조절장치의 개발 및 설치보급은 고유가, 온난화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또 후손들에게 안정적 삶을 누리게 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차양산업이 보다 발전하고 활성화돼 제로에너지빌딩 실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현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기반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차양·채광분야의 에너지성능 및 신뢰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장치 약 10여종을 2017년까지 구축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금년 차양장치 관련 국제표준(ISO) NP 제안을 시작으로 향후 4년간 국제표준화 및 KS 제·개정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차양장치 전문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내 차양산업의 성장과 보급 활성화, 해외 수출력 향상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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