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미국·캐나다·서유럽 등에서는 실외에서 빨래를 말리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미국의 웬만한 가정에는 세탁기와는 별도로 의류건조기를 구비하고 있다. 북미나 유럽 선진국들은 빨래 또한 개인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의류건조기 사용이 보편화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으로 일광건조를 선호했지만 주거시설이 서구화됨에 따라 빨래건조 문화도 변하고 있다.

최근 밖에서 보이는 곳에 빨래 너는 것을 금지하는 아파트가 많다. 안전상 이유와 함께 미관상 좋지 않아 집값이 떨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 몫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우 빨랫줄 사용금지 조례를 상당히 많은 주가 채택하고 있다. 2006년 81%였던 의류건조기 보급률이 더욱 늘어나 의류건조기가 가스레인지와 같이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는 생활 필수 가전이 됐다.

국내에서도 주거 및 기후환경,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의류건조기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 /편집자 주

국내 건조기시장

국내 의류건조기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2016년대비 6배 이상 커진 60만대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건조기 판매성장율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조만간 드럼세탁기 수준 만큼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의류건조기가 미국과 같이 국내에서도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돼 1가구 1건조기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성장세가 점쳐진다.

국내 의류건조기시장은 2016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주상복합발코니 확장 등 주거환경의 변화로 실내에서 건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위생적으로 의류를 건조시키고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빨래를 일일이 털고 널어 말리는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해 주부들의 가사 노동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류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전기식은 LG전자가, 가스식은 린나이가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SK매직, 밀레 등 유명 브랜드 등이 의류건조기시장에 적극 참여하며 시장의 크기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기 vs 가스식 의류건조기

해외에서는 가스식 건조기가 이미 일상화가 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식 건조기 판매 비중이 90%로 주를 이룬다.

전기식은 옷의 습기와 먼지를 제거하는 저온제습방식이며 살균건조는 별도의 살균코스(60℃ 열풍)를 선정해 운전한다. 설치가 간편하고 세탁기와 겸용이 가능하다.  가스식의 단점인 설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지만 가스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가스식은 90℃의 열풍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완벽한 살균건조가 가능하다. 전체적인 빨래건조 품질은 가스식 건조기가 우수하다. 제습기, 에어컨 등의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누진세로 인한 전기세 폭탄으로부터 자유롭다. 반면 가스관 연결이 필수라 설치 제약이 있고 설치비용도 든다.

■LG 트롬 전기식 의류건조기

 

▲ LG 트롬 전기식 의류건조기.

국내 전기식 의류건조기는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옷감의 습기만 쏙 빼서 말려주는 ‘히트펌프’방식에 컴프레서의 주파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인버터’ 기술을 더한 것이다. ‘인버터 히트펌프’방식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히터방식의 전기식 의류건조기대비 전기료가 1/3 ~1/4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히터방식과는 달리 저온제습방식으로 건조해 옷감 손상을 줄여준다.

또한 모터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표준 코스에서도 사용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스피드 모드’와 ‘에너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바쁠 경우 건조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스피드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일반 표준 코스대비 약 30분 가량 건조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5kg 용량의 세탁물 건조 시 에너지 모드를 사용하면 전기료가 135원으로 일반 표준코스(151원)대비 전기료를 약 10%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살균 코스’를 기본 탑재했다. ‘살균 코스’는 뜨거운 바람을 의류에 쐐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등 3가지 유해 세균을 99.9% 없애준다. 또한 200mesh의 촘촘한 2중 안심필터가 머리카락, 옷 속 먼지 등을 깨끗이 모아준다.

LG 트롬 의류건조기는 습기측정센서를 내부에 탑재해 의류의 상태에 따라 건조시간을 자동으로 조정, 의류를 항상 보송보송하게 만든다. 이는 건조시간이 길어 옷 표면이 거칠어지거나 시간이 짧아 옷이 눅눅한 채로 건조가 끝나는 것을 방지한다.
의류의 양이 적거나 빠른 건조를 원할 경우 50분 만에 건조를 끝내주는 ‘급속’ 코스가 유용하다.

■린나이 가스식 의류건조기 ‘해밀’

 

▲ 린나이 가스식 의류건조기 ‘해밀’.

국내 가스식 의류건조기는 린나이가 주도하고 있다.

린나이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소형 가구를 겨냥한 콤팩트한 사이즈의 의류건조기 ‘해밀’로 가스식 건조기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밀’은 가스식의 장점을 그대로 실현한 열풍건조 방식을 채택해 90~110℃ 건조로 99.9% 살균 건조가 가능하다. 저온제습방식(60℃ 이하)으로 작동하는 전기식과 다르게 고열량?고효율 가스방식으로 추운 겨울철 외부 온도의 영향을 적게 받아 사계절 빠른 건조가 장점이다.

또한 8단계 비례제어방식을 적용해 열풍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의류 손상이 없고 효율이 높아 가스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90℃의 강력한 열풍으로 옷감 내에 남아있을 수 있는 세균이나 진드기를 없애주며 옷감 사이사이에 바람을 넣어 옷감의 구김을 막고 한 올 한 올 부드럽게 말려준다.

전자동시스템(Auto Move/Stop System)을 적용해 건조가 끝나면 종료음과 함께 자동적으로 멈춰 연료의 낭비를 줄여주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빨래건조량 3kg 기준 1회 사용 가스비가 187원(실사용 표준모드 의류 3kg 건조기준, 전기료 포함)에 불과해 가스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린나이 의류건조기 특유의 빨래온도검지센서를 통해 빨래 온도를 직접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완벽한 건조가 가능하며 과열, 문열림 방지장치 등 총 8개의 안전장치를 탑재하고 있어 안전성도 뛰어나다. 필터 흡착력도 타사 제품대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급기필터를 장착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로부터 유입되는 먼지도 원천 차단했다.

■삼성전자 및 중견기업 진출

삼성전자도 지난해 3월 전기식 건조기 ‘플래티넘 이녹스’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 건조기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히트펌프방식으로 저온제습방식을 적용해 옷감손상과 전기료 절감 효과가 우수하다.

삼성전자 건조기는 유럽 가전제품 기준 에너지효율 최고 등급(트리플에이, A+++) 수준에 맞춰 개발됐다. 세탁물 5㎏ 표준코스 기준 회당 178원의 전기가 소모된다.

SK매직도 지난해 6월 전기식 의류건조기시장에 진출했다. SK매직 의류건조기는 히터식 건조방식으로 세균까지 살균해준다. 또 다림질이 필요한 의류를 알맞게 건조해 주는 등 15가지 건조 코스가 있어 의류의 종류 및 상태에 따라 건조시킬 수 있다.

■렌털시장 주요 제품군으로

의류건조기시장이 커지면서 구매 패턴도 변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자가 구입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렌털로 이용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LG전자도 렌털사업을 확대하면서 의류건조기 역시 여기에 포함시켰다. 기존 렌털업계에서도 방문판매 인력을 활용해 의류건조기 렌털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렌털업계에서는 직접 제품 생산 또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할지 등을 다각적인 검토하고 있어 올해 안에는 건조기시장 참여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의류건조기는 계절 이슈와 사용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데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많은 업체가 시장에 신규 진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의류건조기 렌털시장도 확대되면 의류건조기가 새로운 성장 제품으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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