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생일(生日)을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구로일(句力勞日)이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생일이 그저 누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을 일컫는 말인 것에 비하여 구로일이라 함은 자못 그 의미가 깊은데가 있어 관련지어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맛이 있다.

원래는 자식을 낳고 기르는 수고를 뜻하는 구로(句力勞)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모가 자기를 낳아서 애쓰기 시작한 날이란 뜻으로 부모의 덕을 기려 자기 생일을 스스로 구로일이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구로지감(句力勞之感)이란 말이 있는가 하면 부모의 은혜를 구로지은(句力勞之恩)이라고도 한다.

업계의 관심을 모은 채 가스산업신문이 태어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되었다.

사방팔방이 온통 어렵기만 한 때 시작해 첫돌을 맞이하고 보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고 더불어 감사하고 새겨두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에 생일의 의미를 너머 구로일의 의미로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신문사로서도 창간이래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아 보람도 적지않고 설움도 만만치 않았음은 모두다 짐작하는 바와 같고 넘기기 힘든 고비가 있었는가 하면 더러는 참기 어려운 주변의 견제와 비아냥도 있어 웬만한 인내심이 아니고는 젊잖게 행세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제일 힘들고 어려운 것이 무엇이더냐는 질문에 돈버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소신과 신념을 지키는 일이더라고 술회한 사람도 있지만 신문사 역시 당초 출발할 때 다짐했던 언론으로서의 사명과 소신, 신념 지키기가 여간 외롭고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굽힘없이 의연할 수 있었음은 오로지 신문을 주시하고 격려해 주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힘이 독자의 힘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냥 의례껏 인사치례로 해대는 그런 허튼소리나 입에 발림 말이 아니라 신문에게 있어 독자의 힘이 얼마만큼 강하고 든든한 것인가 하는 점을 내내 절감케 했던 1년이었기에 하는 소리다.

바람불면 부는대로 비오면 비오는대로, 그럭저럭 되는대로 살다 맞이한 1년이 아니라 신문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애쓴 독자와 업계의 수고를 구로지은(句力勞之恩)처럼 소중히 느끼며 지내온 나날이었다.

부모가 아끼는 것 없이 쏟아붓는 정성과 수고가 있어 한 생명을 존재케 하고 그 생명이 성장 발전해 존재의 의미를 갖게 하는 것과 같이 한 신문이 태어나 그 사명을 다하면서 성장 발전해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데에 절대적 요소인 독자의 관심과 격려가 더없이 새롭고 따뜻해 우리는 그 열정과 온기를 오래 새겨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8일 ‘밀레니엄 시대 LPG산업의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개최한 창간 1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국회 산자위소속 신영국(申榮國)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당부했다.

“나는 주머니에 항상 두개의 잣대를 넣고 다니며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는 정의의 잣대이며 또 하나는 국익의 잣대이다.

어떤 문제에 직면하든지 이 두개의 잣대로 재어보고 판단해 행동한다.

가스산업신문에게도 이 두개의 잣대를 꼭 권하고 싶다.”

신의원이 권하는 정의와 국익 두개의 잣대는 우리 신문으로서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야할 것으로 믿어 충고로 깊게 새기고자 하며 아울러 이를 독자와의 약속으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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