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국내 가스사고는 현격히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가스사고율이 그다지 안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스사용시설에 대한 가스안전기기 보급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며, 가스안전기기 제조업체들의 올바른 마인드 형성이 제고돼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가스사고유형중 LPG시설은 사고가 줄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도시가스계에 비해 LPG계의 열악한 환경에 따른 LPG 공급자들의 치열한 가격경쟁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최근 가스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가스안전기기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스안전기기보급 추진협의회 등을 구성하는 가스안전기기보급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가스안전공사는 가스안전기기 제조사들과 협력으로 LPG시설(주로 일반 가정용)에 안전하고 저렴한 가격의 호스용퓨즈콕을 보급 추진 계획에 있어 향후 LPG시설의 가스사고는 감소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편집자주>



가스안전기기 보급배경

국내 1천5백만 가구 이상에서 생활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가스는 사용가구가 늘어나면서 가스사고도 같이 증가하다가 지난 97년을 정점으로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가스사고 중 시설미비나 사용자 및 공급자의 취급부주의에 의한 사고 비율은 계속 높게 집계되고 있으며, 주택이나 요식업소 등 일반가스 사용처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크게 줄지 않고 있다.

특히 IMF 경제난이 사회적 불안 요인을 몰고 오면서부터 가스에 의한 고의사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서 위와 같은 유형의 가스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다수의 일반가스사용자에 대하여 현재와 같은 인력위주의 안전관리는 한계에 도달했음과 가스안전기기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한 사례로 일본의 경우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LPG사업자들이 주도한 ‘LPG안전기구 보급을 통한 10개년 가스무사고 운동'을 실시, 전 일본 LPG사용가구수의 95%이상에 가스안전기기를 보급하는 등 도시 및 농촌 모두에 가스시설을 현대화시켰으며, 이로 말미암아 가스사고를 보급전 1/5로 줄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본보기로 지난 98년도부터 ‘가스안전관리시책'의 일환으로 가스사업자단체, 소비자단체, 전문언론기관 등이 모여 ‘가스안전기기 개발·보급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새로 만들어진 협의회는 가스공급자 및 기기제조사 등의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가스사용자가 쉽게 가스안전기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가스안전기기 개발·보급을 촉진, 유도시켰고, 이와 아울러 사용자에게는 가스안전기기 설치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협의회에서는 지난 5월에도 전체 가스공급자가 참여하는 가스안전기기 일제보급기간을 운영하여 동기간 가스안전기기의 설치를 원하는 사용자에 대하여 설치를 염가로 해 주는 등 적극적인 행사를 실시하여 가스안전기기 설치에 대한 인식을 사용자에게 알렸으며, 가스안전기기의 보급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6월중에는 국내 가스안전기기 보급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향후 가스안전기기 보급 사업에 대한 기반을 조성했다.

이와 함께 가스시공자, 공급자, 기기제조사 측에서도 선진적인 가스안전기기 개발·보급에 참여시켜 고품질의 신뢰성 있는 가스안전기기를 개발하고, 전국민에게 가스안전기기를 보급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이고 있다.

가스안전기기 보급 현황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가스관련사업단체가 함께 조사한 국내 가스안전기기 보급현황에 따르면 1만5천9백만 가구 중 7백80만 가구(49.3%)가 가스안전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스시설별로는 도시가스시설이 94.2%, LPG가 15.6%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도시가스시설에 대한 가스안전기기(퓨즈콕) 보급은 주공아파트 등 일부 도시가스시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보급완료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도시가스시설에 가스안전기기가 거의 보급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시가스시설이 기본적으로 강관배관을 가지고 있고, 도시가스사들의 자체적인 보급 노력에 의한 성과라고 보여지고 있다.

이와 아울러, 개정된 고시 가스사업법에는 시·도 도시가스사업자 및 사용자에게 가스안전 확보를 위한 장치의 보급을 권고할 수 있게 돼 있고, 소방법에는 11층 이상 아파트 신축시에 6층 이상부터 자동식 소화설비(가스누출경보차단장치 포함)가 설치 의무화토록 돼 있어 대부분 신축되는 아파트가 도시가스를 설치하게 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도시가스시설에는 퓨즈콕 및 가스누출경보기가 지속적으로 보급되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LPG시설은 아직도 대부분이 호스를 주배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체적거래시설 전환도 지연되면서 가스안전기기 보급은 더욱 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또, LPG시설은 도시가스시설에 비하면 사용자에 있어서 설치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사용자들이 쉽게 가스안전기기를 설치할 의욕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사용자의 안전성 확보측면에서 가스안전기기 보급에 적극적이어야 할 일선 LPG공급자들은 가스가격경쟁과 공급권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가스안전기기 보급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미온적이고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는 LPG사용자들은 급속히 도시가스로 전환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LPG시설은 낙후된 시설만 남게돼 안전성면에서 LPG시설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난 98년 가스사용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중 LPG사고는 2백21건으로 도시가스사고(45건)의 5배에 달하는 것은 LPG시설에 가스안전기기의 보급율이 저조한 것이 큰 이유가 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국내 가스안전기기의

경쟁력

가스안전기기란 시설의 취약요인, 사용자의 부주의 등에 의한 사고 발생징후를 포착하여 기기가 자동적으로 가스공급을 중단시키거나 사용자에게 위험을 알릴 수 있는 기기를 의미한다.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퓨즈콕의 경우 80년대 말부터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10년이 지난 지금 시중에 시판되는 퓨즈콕은 모두 KS를 취득한 상태로 퓨즈콕 품질은 비교적 안전한 상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퓨즈콕이 동남아 국가로 일부 수출된 것을 제외하고, 주로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다보니 퓨즈콕의 품질향상 및 기술개발보다는 업체간의 가격 경쟁만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

향후에도 업체간의 가격경쟁이 지속될 경우에는 퓨즈콕 재질 및 가공정밀도는 점점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가스안전기기중 퓨즈콕외 가스누설경보기(차단장치)도 가스안전기기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러한 가스누설경보기(차단장치)는 누출된 가연성 가스의 농도가 폭발 하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경보를 발하여 차단기가 가스를 자동차단하거나 사용자가 피난 또는 통풍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가스누설경보기(차단장치)에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성능은 신뢰성과 장기내구성이다.

가연성 가스누설경보기는 제작국의 환경을 고려하여 그 검지성능을 제도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장시간 방치에 따른 고장이나 오작동이 많고 사용자들이 기기 신뢰성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경보기가 설치된 장소 및 환경에서 도출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보기가 설치된 장소는 특히 잡가스 및 피독가스에 심하게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온·습도의 변화가 심해 경보기의 내구성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환경인 일본의 경우 LPG시설만 약 4백만대의 경보기가 보급된 것을 보면 경보기 제조업체들의 오작동 방지와 내구성 향상 노력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체들도 가스사용자를 위해서는 이러한 사례를 본받아 기술향상에 주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가스누설경보기는 호스사용 LPG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가스안전기기로 보급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품질유지가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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