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은 이미 기업들의 좌우명이 되고 있다. 시대적 상황에, 경제적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결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유명 경영서적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곧 변화는 ‘새로운 성장’과 ‘도전’을 의미한다. 특히 보일러업계처럼 사양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업계라면 더욱더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 보일러업계의 최대 화두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변신’이다. 난방제품의 대표제품인 보일러전문기업들이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에너지기기기업들을 보면 국내 보일러사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전까지 유럽의 에너지기기기업들은 M&A를 통한 외형확장과 난방중심에서 냉난방중심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국내 보일러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사양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보일러산업을 벗어나 보다 폭넓은 사업군을 갖춘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난방기기뿐만 아니라 에어컨 등 사업다각화를 통한 냉난방전문기업, 토털 리빙시스템 제공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명 빅3가 중심에 서 있다. 빅3 중 경동보일러와 귀뚜라미보일러는 태생부터 비슷하다. 연탄보일러에서 시작해 기름보일러로, 이젠 가스보일러로 국내 에너지환경이 바뀌면서 기술개발을 통해 꾸준히 변신했다. 보일러업계엔 조금 늦게 뛰어든 린나이코리아는 가스레인지, 오븐 등 가스기기전문기업으로 성장하면서 80년대 후반 가스보일러를 출시하면서 보일러업계의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국내 최초로 가스보일러를 출시했던 롯데기공도 냉동공조분야에서 GHP, EHP, 빙축열 냉난방기를 도입하면서 에너지환경전문기업으로 비전을 세우고 있다.

프리미엄도 버리고

보일러업계의 변신은 뼈를 깎는 것일 것이다. 일명 전문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을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프리미엄이 언제까지 보일러업계를 먹여살리지는 않겠지만.

난방 중심 기업이 에어컨을 도입하면서 냉난방전문기업으로, ‘가스기구 명가’라는 프리미엄을 버리고 사업다각화를 통한 ‘토털 리빙시스템 제공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보일러’를 기업명을 썼던 기업들은 CI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미 귀뚜라미보일러가 ‘Home Care System’의 약자인 ‘Homsys’를 전면에 배치했으며 경동보일러는 현재 CI 변경작업이 진행 중이다. 4월 중순이면 공식적으로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보일러업계가 과감하게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막강한 유통망이다. 보일러업계의 대리점망은 전국에 약 1,500여개에 달한다. 이러한 유통망은 대기업의 유통망이 부럽지 않다. 다만 보일러전문 대리점에서 냉난방전문대리점으로 변신하기 위해 각 대리점에서도 본사의 정책에 맞게 부족한 냉방교육을 철저하게 따라 에어컨 설치 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없도록 확실한 기술습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보일러업계의 변신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단순히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하는 시각이다. 특히 보일러업계가 진출한 분야가 가정용 에어컨분야와 EHP 등 시스템에어컨분야이기 때문이다.

가정용에어컨과 EHP는 LG와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전체시장에서 80%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20%에서 중소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업체의 출현은 보다 큰 출혈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출혈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 모색과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관건이다.

냉난방전문브랜드 ‘Homsys’ 도입

올해 4만대 판매… 에어컨업계 3위 목표

귀뚜라미보일러는 지난해 ‘Home Care System’의 약자인 ‘Homsys’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냉방사업에 뛰어들면서 보일러전문기업에서 냉난방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우리나라가 연탄을 사용하던 시절부터 보일러시공기술을 표준화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서왔던 귀뚜라미보일러. 가스보일러가 본격 보급되면서 가스 전문설비회사만이 독점하던 가스보일러 시공권을 양성 교육법 제정을 통해 국내 영세 설비업자도 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귀뚜라미보일러가 난방전문기업에서 냉난방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높다.

회사 한 관계자는 “주택 보급율이 선진국형인 100%에 육박하고 이에 따른 보일러의 신규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국내 난방설비업계는 새로운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귀뚜라미보일러는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유럽과 같이 냉난방을 겸하는 냉난방전문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위해 지난 5여년동안 철저히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귀뚜라미보일러의 냉방사업 진출로 그동안 보일러 대리점들이 비수기에는 개점휴업을 해야 했으나 냉방사업 진출로 현재 대리점들은 비수기, 성수기 따로 구분이 없어 대리점들의 매출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귀뚜라미보일러가 냉난방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 것이 우리나라 에어컨과 냉방기술의 원조이며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센추리의 아산공장과 팬코일유니트 전문기업 센추리의 자회사였던 센티온의 인수였다.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귀뚜라미보일러는 아산공장에 교육원을 개설, 기존의 청도기술교육원과 연계해 난방설비업자를 대상으로 에어컨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지난해 냉난방전문기업 원년으로 에어컨 판매목표를 1만대 세웠으나 이보다 많은 약 1만5,000여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려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에어컨도 보일러만큼 싸야한다’는 독특한 광고컨셉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도 주효했다.

특히 타사 에어컨에 비해 20% 저렴한 가격과 3월31일까지 진행된 에어컨 예약판매를 실시, 실속형 구매자의 관심이 높았다.

올해 귀뚜라미보일러의 가정용 에어컨 판매목표는 4만대다.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 LG를 이은 3위가 목표다. 전국 350여개의 대리점과 홈시스마트 등 유통망을 통해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계획하고 있다.

‘주거문화 선도 글로벌기업’ 탈바꿈

캐리어와 협력… 냉방사업 진출

지난 3일 냉동공조전문기업인 캐리어와 냉방사업협력 조인식을 체결한 경동보일러(대표 김철병 www.boiler.co.kr)는 350여개의 전문 유통망과 전담인력, A/S 콜센터 등 기존 사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주거문화 선도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경동보일러는 이번 조인식을 통해 3월부터 캐리어의 가정용 에어컨을 제공받아 직접 소비자 판매에 나서고 있다.

김철병 대표이사는 “겨울철에는 콘덴싱 보일러를 여름에는 에어컨을 판매할 수 있게 돼 연중 고른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에어컨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캐리어’란 브랜드파워와 경쟁력은 경동보일러의 시장 진입을 밝게 한다”라고 냉방사업 진출 배경을 밝혔다.

경동보일러와 사업협력을 하게된 캐리어는 세계 최초로 에어컨을 개발한 회사로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20여년 전 국내에 진출 이후 국내 생산, 실속가격,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맹순이 최진실’을 모델로 기용,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동보일러가 냉방사업에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장점은 유통망과 A/S다.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350여개의 대리점과 풍부한 전담인력, 24시간 A/S 콜센터망 등은 기존 냉동공조기업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강점은 성수기에 예약이 밀려 설치를 기다려야 하는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년간 무상 A/S와 LG, 삼성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이며 캐리어의 품질과 경동의 유통, A/S망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WIN-WIN’ 전략이다.

경동보일러 유홍준 고객지원팀장은 “보일러 업체만큼 A/S가 긴박히 돌아가는 곳은 드물다”면서 “경동과 캐리어의 콜센터, A/S망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번 경동보일러의 냉방사업진출을 반기는 사람들은 전국 대리점장 및 직원들이다. 보일러업계의 특성상 여름철 비수기를 극복하기가 어려웠기에 냉방사업 진출이 반갑기만 하다.

경동보일러는 지난해 6월 관계사 경동네트웍(대표 민태식)을 통해 홈네트워크 제품 ‘e-家’를 출시하며 계절별 상품군의 취약성을 해소한 바 있다.

경동보일러는 앞으로 냉방이나 홈네트워크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쾌적한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종합공조전문메이커 성장 목표

EHP·소형 빙축열 등 신규제품 도입

‘환경을 아름답게 생활을 풍요롭게’라는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가정용 가스보일러, 자동판매기, 냉동·냉장 쇼케이스, GHP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기공(대표 신영재 www.lottelem.co.kr)이 미래유망사업인 공조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03년 1월 공조부문에 대한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SANYO사의 GHP를 수입·판매하면서 공조사업을 시작한 이래 공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굵직한 대형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깔끔한 공사로 발주처의 신뢰를 얻고 있다.

1·2차 시공한 홍익대 서울캠퍼스는 현재 실외기 기준 약 280대(SANYO 150대, AISIN 130대)가 설치돼 전체 건물의 약 75%정도가 GHP로 냉난방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잔여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조만간 캠퍼스 전체가 GHP로 냉난방을 하게 되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환기시스템사업에도 참여해 개별환기유니트인 ‘블루패스’를 출시,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기공내에 별도의 건설사업부가 있어 블루패스를 채택해 입주자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GHP영업을 하면서 파생되는 부수적 영업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영업본부내의 모든 직판조직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델을 전면적으로 보완, 취침기능, 타이머기능, 자동·수동제어가 가능하고 필터도 항균, 광촉매, 냄새제거 등 다양하게 채택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기공 한 관계자는 “올해는 막강한 영업조직과 최상의 제품출시를 통해 공조업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종합공조전문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아이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아이템으로 EHP가 적극 검토되고 있으며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 본격적인 영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소형 빙축열 냉난방기와 대형 공조기기에 대해 영업방향 및 전략을 수립,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공조분야의 기술인력을 보강하고 종합적인 기술설계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공조시장은 단품을 통한 부분적인 기술보다는 냉난방과 환기 그리고 에너지절약 등 종합적인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토탈테크닉이 필요한 시기로 롯데기공은 여기에 발맞춰 조직을 보강하고 사업분야를 공조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토털 리빙시스템 전문기업 변신

특화시장 집중공략, 다크호스

‘생활문화의 향상’을 목표로 1974년 설립된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원석 www.rinnai.co.kr)는 30년이 넘는 동안 보일러와 가스레인지, 오븐 등 가스기기전문업체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런 린나이코리아가 기존 가스기기분야를 바탕으로 공조시스템사업 강화를 통해 토털 리빙시스템 제공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소형 냉난방기를 선보인 린나이코리아는 지난 2002년 GHP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조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린나이코리아는 교회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형성하면서 GHP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린나이코리아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최신 공조시스템과 제품을 손보이며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냉난방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주거공간에서 고객의 생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아파트, 병원, 학교 등 각 산업별로 최적화된 다양한 시스템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맞춤 냉난방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린나이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가스기구업체로써 유일하게 자체 A/S 조직을 구성, 고객이 필요할 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탁월한 A/S로 고객만족을 향상시켜 GHP업계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가스식 냉난방기를 비롯해 GHP, GA(공랭식 소형 가스흡수식 냉난방기) 등 기존 공조제품뿐만 아니라 EHP 등 새로운 공조시스템을 도입, 공조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8일 ‘린나이 공조시스템 신상품 시사회’를 개최, 린나이 공조시스템 보급 확대 포부를 밝힌다.

한편 린나이코리아는 가스조리기구사업과 보일러사업, 공조사업 이외에 미래 유망사업군인 웰빙제품 개발에 적극 참여해 명실상부한 국내 토털리빙시스템 제공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2003년 고품격 프리미엄 리빙브랜드 ‘쎄인웰(SaintWell)’을 전면에 내세우고 고급형 빌트인 주방기구를 비롯해 반찬냉장고 등 이색 아이디어제품을 비롯해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냉온정수기 등 웰빙 생활가전을 출시하고 있다”라며 “미래형 디자인과 고품격 인테리어 효과,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디자인 등으로 쎄인웰은 주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 웰빙라이프를 추구하는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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