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난관 봉착한 가스냉방
[창간특집] 난관 봉착한 가스냉방
  • 홍시현 기자
  • 승인 2021.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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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GHP 보급 확대 새로운 대안 찾아야
전문성 간과 저감장치 부착 시범사업 논란
KS 기준 이어 고효율기자재인증 마련 순항
건물 옥상에 설치된 GHP.
건물 옥상에 설치된 GHP.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지난 2020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스냉방 보급 확대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해 국정감사에서는 확대방안에 없는 GHP 오염물질 배출이 지적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관련 부처인 산업부와 환경부에서는 새로운 기준에 맞는 GHP 보급과 기존 GHP에 대한 저감장치 부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대안들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산업부는 가스냉방 보급 활성화를 위해 2020년 5월 말 설치지원단가 인상, 전력피크 대체 기여금 신설 등 ‘가스냉방 보급 확대방안’에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을 받았다. 2021년 현재 가스냉방은 확대방안 이전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업부에서는 경제성 제약, 규제 사각지대, 기술 미흡, 홍보 부족 등이 가스냉방 보급의 한계로 봤다. 가스냉방은 10년간 운영 시 전기냉방(EHP)대비 13~21% 저렴하나 고가의 초기투자비와 유지관리비용 부담은 보급 장애요인이다. GHP의 경우 20RT 기준으로 3,800만원, 흡수식의 경우 20RT 기준 1억6,000만원이 소요된다. GHP의 경우 5년 주기로 120~190만원의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EHP 미발생). 이에 따라 이번 방안에서는 올해 6월부터는 가스냉방 설치지원단가를 평균 20% 인상하고 신청자당 지원한도를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설치지원단가 인상으로 인해 현재 기준(100%)으로 GHP 2%, 흡수식 1% 개선되는데 그친다.

유지보수 비용 지원을 위해 전력피크 대체 기여금 신설이 추진된다. 이는 민간시설에 대해 가스냉방 하절기 권장 가동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 달성하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기여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에서는 지난 7월 하절기 전력피크 완화와 국가 에너지 이용 합리화를 위한 ‘2021년 가스냉방 전력피크 대체 기여금 시범사업’을 공고했다. 

공공기관의 비전기식 냉방 의무대상도 확대됐다. 2011년 7월 이후 연면적 1,000㎡ 이상인 공공기관 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산업부 고시)에 따라 건축물 신·증축 시 냉방설비의 60% 이상을 비전기식으로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가스냉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GHP의 핵심부품인 압축기를 국산화하고 엔진을 효율화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가스냉방 브랜드화를 통해 수요자 인식을 개선하는 등 가스공사와 관련 업계가 공동으로 마케팅을 추진한다.

당시 산업부의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통해 급격한 냉방수요 증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동고하저(冬高夏低)의 가스수요패턴 개선으로 가스 저장설비의 효율적 운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염물질 배출 난관 봉착 

산업부는 ‘가스냉방 보급 확대방안’ 발표 이후 몇 달만에 위기를 맞았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가스냉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정부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가스냉방 보급이 둔화되고 있어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지적에는 ‘가스냉방 보급 확대방안’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GHP 가동 시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메탄(CH₄) 등 대기오염물질이 다량으로 나온다고 보도됐다. GHP를 1시간 가동한 결과 지구온난화 물질인 CH₄은 자동차대비 20~100배 이상 배출됐다. 초미세먼지 유발물질인 NOx는 100ppm에서 3~5분 노출될 경우 목을 자극하고 기침을 하게 되는데 조사에서는 230ppm이 배출됐다.  

대형 가스시설은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로 관리하고 있으며 GHP와 같은 소형 제품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은 CO 2,800ppm으로 기준으로 설정하고 NOx와 CH₄는 기준에서 제외된 채 별도규제는 없다. 제조사에서는 이에 따라 CO 기준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별 NOx와 CH₄ 배출량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산업부는 여름철 전력피크 상승 완화 등을 위해 대형건물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가스냉방 보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 정책이 진행되다보니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기준 설정에 소홀히 해 온 것이다. ‘가스냉방 보급 확대방안’에도 환경적 내용은 없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산업부와 환경부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전국 기 설치된 GHP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제품 배출특성 및 보급현황 조사 등을 토대로 신제품에 대한 인증기준을 마련하고 기 판매된 제품 저감방안(저감장치부착 및 교체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 설치된 제품에 대해서는 저감장치 부착 가능성(10년 미만 제품) 및 교체지원(10년 이상 제품) 등을 강구한다. LPG자동차용 촉매장치 적용 가능성을 검토 후 시범 지원사업으로 추진한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올해 예산으로 저감기술 개발 관련 연구개발비 10억원을 반영했다. 또한 교체지원을 위해 10년 이상 제품에 대해 공공기관은 조기교체 안내, 민간기관은 가스냉방 보조금을 통해 신속히 교체를 지원한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산업부는 교체 지원에 주력하고 환경부는 저감장치 효과 분석 및 부착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스냉방의 친환경만 고려한 환경부와 산업부의 정책은 전기냉방대비 가스냉방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여지도 있다.

배출저감장치 부착 및 배출 기준 맞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오염물질배출은 저감할 수 있으나 효율 저하 및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효율 저하로 같은 공간을 냉방하더라도 기존보다 더 많은 가스양이 필요해 사용자에게는 그만큼의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EHP대비 경쟁력 저하로 민간시장에서의 가스냉방 보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상한 저감장치 부착 시범사업 

지난 5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GHP 냉난방기 배출가스 저감장치 시범 부착사업’ 사업자로 (주)이알인터내셔널과 (주)알오씨오토시스템 등 협회 회원사 2개사를 선정했다. 

이 시범사업은 사업자 선정 전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공모기간은 근무일 기준으로 3일밖에 되지 않아 공고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는 업체만이 응모가 가능하도록 응모할 수 있게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가장 논란이 된 항목이 참가자격 및 평가 방법이다. 단순 저감장치 부착을 넘어 엔진튜닝이 필수적으로 엔진과 물리적으로 연결된 냉매압축기의 제어방식이 변경되는 것으로 그로 인한 다양한 위험발생 및 제품파손으로 고객의 피해로 야기될 수 있어 GHP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자동차와 건설기계 정비(검사) 자격으로는 해당사업에서 전문성이 부족해 냉동공조 관련자격(공조냉동기계기술사 등)이 포함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진행됐다. 

현재 산업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이의를 제기한 상태로 차질을 빚고 있다. 고압가스안전관리 대상인 GHP에 저감장치 부착하는 것은 단지 수리가 아니라 개조에 해당돼 이는 신규생산으로 설계, 생산, 설치 단계 모두 가스안전공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환경협회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한 채 진행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

결국 GHP 저감장치 부착은 언제 시행될 지 막연하다. 

■순조로운 배출가스 기준 

GHP 저감장치 부착이 차질을 빚고 있는 반면 배출가스 기준 마련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5월31일 GHP 배출가스(NOx 등) 관리를 위한 기준 값을 담은 ‘가스 열펌프-일반 요구사항(KS B 8051)’을 개정 고시했다.

이번 KS 기준은 국내 시험환경과 국내의 규제기준을 고려해 NOx 1등급 20ppm, 2등급 40ppm, 3등급 100ppm으로 기준을 정했으며 CO는 2,800ppm 이하로 제시했다. 

CH₄는 국내 THC(Total hydrocarbon), HC(hydrocarbon)에 대한 법률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온실가스 저감에 대비해 시험항목에 반영했으며 SO₂는 기기의 특성이 아닌 유입되는 연료의 특성으로 판단돼 개정에서 제외됐다. 이번 개정은 당초 초안 기준보다는 다소 완화됐다. 초안에서는 기존 CO 2,800ppm 이외에 NOx 배출 기준을 1등급 10ppm, 2등급 40ppm, 3등급 100ppm으로 세분했으며 CH₄ 2,800ppm, SO₂ 10ppm을 배출 기준으로 했다.  

KS 기준에 이어 지난 8월19일 입법예고된 GHP 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증 개정안에서도 배출가스 농도를 NOx 20ppm 이하, CO 800ppm 이하로 제정했다. 핵심인 NOx는 KS 기준과 동일하며 안전과 관련된 CO 기준은 크게 줄었지만 업계에서는 별 무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개정안 시행은 개정된 인증 기준에 맞춘 GHP 제품 인증 절차와 기존 GHP 제품 판매를 감안해 6개월 유예기간을 개정된 인증기준에 따라 가스냉방설비 설치 장려금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까지는 현재의 장려금 지급 체계를 그대로 유지한 채 개정된 인증기준에 맞춘 GHP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2023년부터는 개정된 인증기준으로 맞춘 장려금 지급 체계가 적용된다. 

산업부에서는 가스냉방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800만RT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427만RT가 보급됐으나 산업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보급 수준을 현재의 2배로 끌어 올려야 가능하다. 여기에 강화된 배출기준은 GHP 효율 저하 및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EHP대비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가스냉방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제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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