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바닷물로 수소를 생산할 때 걸림돌인 무기침전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대용량 해양그린수소 생산에 한걸음 다가섰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이하 에너지연) 해양융복합연구팀의 한지형 박사 연구팀이 바닷물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할 때 해수 산성화를 유도해 분산형 무기침전물을 완전히 억제하고 전극 계면에서 무기침전물의 성장 속도를 감소시켜 직접해수전해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지형 박사 연구팀은 물 해리반응(Water dissociation: H2O → H+ + OH-)이 일어나는 양극성 막을 격막으로 사용해 추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해수를 산성화시켜 무기침전을 제어했다.
물 환원반응으로 수소(H2)와 수산화이온(OH-)이 생성되고 수산화이온은 해수에 포함된 마그네슘 양이온(Mg2+)과 결합해 무기침전물이 전극 표면에 형성된다. 이 무기침전반응이 수산화이온을 전극 계면에 잡아두는 역할을 해 해수의 pH 상승을 억제한다. 이와 동시에 양극성 막에서는 물 해리반응을 통해 물은 양성자(H+)와 수산화이온(OH-)으로 분리되고 환원용액에 양성자를 공급해해수를 산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물 환원반응, 무기침전반응 그리고 물 해리반응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해수는 산성화된다. 해수 산성화는 분산형 무기침전물 형성을 완전히 억제하고 환원전극 계면에 형성된 무기침전물의 두께를 최소화하며 환원전극전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직접해수전해는 해수를 전해액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해수담수화 및 초고순도 공정에 필요한 제반시설에 대한 제약 없이 바다가 인접한 어느 곳에서나 수소 생산이 가능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무기침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직접해수전해 스택 개발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으며 부유식 해상풍력 플랫폼과의 연계 시스템을 통한 해양그린수소 생산을 기대할 수 있다.
한지형 해양융복합연구팀 박사는 “양극성막(격막)과 해수(전해액)의 조합은 전기화학 연구에서 최초의 사례이며 해수 산성화라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직접해수전해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대용량 스택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양극성 막(bipolar membrane, BPM): 양이온교환층(cation exchange layer, CEL)과 음이온교환층(anion exchange layer, AEL)으로 이뤄진 이중층 구조 사이에 물 분해를 돕는 촉매가 포함돼 있다. 양 단에 전압이 걸리면 물 해리반응을 통해 물은 양성자(H+)와 수산화이온(OH-)로 분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