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지난해까지 4만원은 고사하고 3만원대 유지도 힘들었던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이 올해들어 평균 5만원대를 넘어서며 수익성을 높이는 가운데 올해부터 의무공급사들의 의무비율이 점차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가 기업들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도입한 고정가격계약의 경우 참여자가 줄어들면서 RPS시장의 안정적 가격유지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데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가 최근 진행한 3월4주차 REC 현물시장거래 결과 육지 평균가격은 5만1,544원으로 직전 시장인 22일 평균가격인 4만7,122원에 비해 9.38%인 4,422원이 상승했다. 제주 평균가격도 3만2,195원으로 22일 시장 평균가격인 2만9,654원대비 8.57%인 2,541원이 상승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4만6,00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4만2,812원이었던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8일 4만439원, 10일 4만568원, 15일 4만1,941원, 17일 4만3,298원을 기록하는 등 평균 4만원대를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7월 2만원대까지 바닥을 찍었던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이 지난해 9월 3만1,511원으로 3만원대로 복귀한데 이어 올해 1월 4만6,038원으로 지난해 2월 4만195원 이후 11개월만에 4만원대를 넘어섰으며 지난 2월달에는 평균가격이 무려 25일 기준 5만6,074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REC 현물시장 거래물량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의 REC 거래량·거래금액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현물시장 거래 총액은 4조5,023억5,200만원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총 거래량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REC 총 거래량은 4,074만4,545REC로 2020년 2,912만5,242REC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REC 현물시장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거래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은 올해부터 RPS 의무공급비율이 대폭 상향되면서 공급대비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촉진법 개정에 따라 RPS 의무비율은 2026년 25%까지 단계적으로 오를 예정이며 기존 10%였던 올해 의무비율은 12.5%다.

특히 기존 발전공기업 등 RPS 의무공급 대상 기업들이 조금씩 민간발전사로 확대되면서 전체 RPS시장이 확대되면서 점차 공급대비 수요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의무공급사들의 단·장기계약거래량도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자체의 설치규제 강화와 지역주민 민원으로 인한 인허가 지연 문제 등으로 인해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많이 줄어들면서 2022년에는 적어진 공급량을 두고 의무공급사들이 수급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존에는 현물시장과 더불어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어떻게 해서든 참여해 적체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의 가격절감 고민이 심각했다면 정부의 RPS 의무비율 확대 등 정책이 본격 시행된 올해의 경우 발전사업자들이 현물시장에서 대규모로 물량을 거래하고 가격도 안심하고 올릴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정책적인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볼땐 REC 가격상승과 거래물량 확대에 안심해선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경쟁률이 올해 REC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시장가격 유지를 위한 제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접수결과에 따르면 이번 경쟁입찰에서 전체 경쟁률은 약 1.59대 1로 역대 최저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9년 하반기 7.3대 1 이후 지속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계통한계가격(SMP)와 REC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RPS 고정가격계약에 참여하는 태양광기업들이 아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처음 계약한 금액으로 20년 간 일정한 수익을 거두는 고정가격계약의 경우 시장가격을 따르는 현물시장보다 안정적이긴 하지만 시장가격이 높을때 이보다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 이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현물시장에 몰릴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다.

반대로 REC 현물시장에서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사업자들이 어떻게 해서든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등 반대의 상황이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현물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 SMP와 REC 손해를 보면서 계약을 체결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에 따라 장기고정가격계약 중심으로 안정적인 태양광 시장가격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경우 최근까지도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업계를 위해 현물시장보단 장기고정계약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시장가격을 유지하고자 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물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업계가 지속적으로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RPS시장가격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고정가격계약과 현물시장을 어떻게 운영해나갈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