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전무이사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전무이사

 

[투데이에너지] 호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경제의 조기 진입을 위한 그린수소 생산과 관련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수소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2050년 단일 에너지원으로써 전체 에너지소비의 1/3을 차지하는 최대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레이수소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도 최근 Sinopec 그룹을 통해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가동 중에 있다. 

최근에는 국내기업인 삼성과 현대차가 합작해 12억달러가 투입되는 인도네시아 사룰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도 발표됐다. 

경쟁력 있는 그린수소의 생산 확대는 수소경제 전환의 시발점이다. 투자가 확대될수록 생산단가는 낮아지고 이용 고객의 편익은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그린수소의 이용을 촉진시키는 중간 인프라 구축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그린수소의 국내 생산 여건이 여의치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유통 인프라의 경쟁력 확보는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유통’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수년 전부터 실증과 R&D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2032년을 목표로 천연가스 네트워크를 100% 수소로 전환하기 위한 ‘H21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신정부의 탈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정책 중심에는 수소가 있다. 이하에서는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수소 유통구조의 혁신 과제를 하고자 한다. 

올해는 ‘제1차 수소경제이행 기본계획’의 이행 원년으로 수소경제 조기 안착을 위한 밸류체인별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2050년 수소 수요의 100%를 청정수소로 공급하는 것으로 수소로 화석연료발전 전환을 달성하고 수소 모빌리티 다양화, 철강·화학 등 산업공정 연료·원료 수소로 대체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2050년 약 3,000만톤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유통은 가장 비용 효율적인 천연가스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귀결된다. 

이에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수소혼입 실증, 수소-천연가스 겸용배관 건설 및 지역 수소배관망 구축을 통한 수소경제의 조기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신정부에 세 가지 사항을 건의하고자 한다. 

첫째, 수소혼입 방안과 관련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정부 주도의 수소혼입 장기 로드맵 마련을 요청 드린다.

영국의 전력가스산업규제기관인 Ofgem이 자금조달 등 사업을 총괄하는 ‘H21 프로젝트’와 같이 정부 주도의 R&D, 실증, 제도개선 등에 대해 장기로드맵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다만 이 로드맵의 핵심은 프로젝트를 위한 과제가 아닌 사업화를 위한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돼 빠른 시간 내에 사업이 본 궤도에 진입하길 희망한다. 

둘째, 장기사용배관을 천연가스-수소 겸용배관(Hydrogen Ready Pipeline)으로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지원을 건의 드린다.

장기사용배관 교체시에는 선제적인 수소배관 투자로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한 만큼 현행 공급비용 산정기준의 투자보수 가산제도 지원방안을 제안한다. 

동 제도가 공급사의 수익보다는 미공급지역 공급확대 등 공익적 투자사업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원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수소경제 조기진입 목적을 위한 공익적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수소유통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고압가스법과 수소법으로 이원화 돼있는 관련 법규의 정비가 필요하다. 

수소배관의 경우 고압배관(1Mpa 이상)은 고압가스법이, 중저압 배관(1Mpa 미만)은 수소법이 적용된다. 수소배관망의 효율적 구축 및 안전한 운영을 위해서는 배관을 통한 수소운송업이 허가 대상에 포함돼 정부의 수소경제정책이 발 빠르게 진척되길 희망한다.

국내 도시가스 공급인프라는 5만㎞에 달하는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로 가정용에서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수소 유통구조 혁신에 도시가스공급망 활용을 극대화 한다면 수소공급 인프라의 구축시간 단축 및 비용 저감을 가능케 해 수소유통 생태계의 조기 정착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노후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안전성 개선과 함께 탄소중립 시책을 앞당기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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