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GWP) 물질, 즉 냉매 규제가 강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기존보다 높은 GWP 냉매로 전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 채택에 따라 오존층을 파괴하는 CFC와 HCFC는 규제 대상이 됐다. 프레온은 이미 생산 및 수입이 금지됐으며 HCFC의 경우 선진국은 2020년, 개도국은 2030년까지 생산 및 수입이 모두 금지될 예정이다.

HCFC계열 R22의 경우 수입량은 2019년 8,812톤에서 2020년 7,968톤(냉매분야 기준)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수입 쿼터제로 인한 감소와 함께 신규 냉동창고 시방의 경우 R22로 선정되는 경우가 없어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냉매 규제로 R22 대체 냉매로 R22와 가격에서 비슷한 R404A, R507 수요가 늘고 있다.

문제는 HFC계열 R404A, R507 의 GWP가 R22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R22는 GWP가 1,810인 반면 R404A는 3,922, R507은 3,985이다.

R404A는 2019년 987톤이 수입된 이후 2021년 1,813톤이 수입돼 약 3배가 증가했다. 2020년 기준 KSCIA(한국정밀화학산업진흥회) 자료 기준 국내 소비량은 1,315톤으로 추산된다.

이는 R22가 GWP가 2배 넘는 냉매로의 전환은 전세계인 지구온난화 방지 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다. R22에서 R404A로 변경 시 연간 누수율을 5%라고 가정할 경우 매년 R22 기준 약 18만톤의 CO₂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반면 R404A 기준 약 40만톤의 CO₂가 배출되게 된다.

R404A, R507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비용 이외에도 시간과 냉동창고 특성이 반영됐다.

R22는 2030년으로 규제 시기가 눈앞이지만 HFC계열(R404A, R507)은 2020년까지 HFC 평균 생산·소비량+HCFC 기준수량의 65%가 기준수량으로 정해졌으며 2024년까지는 동결, 2029년 10% 감축, 2035년 30% 감축, 2040년 50% 감축, 2045년 80% 감축 등 규제가 점차 강화된다. 즉 비슷한 비용으로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냉동창고의 특성상 발주처가 따로 있고 사용자가 따로 있는 임대 형식이 많아 건설 자체의 지속성이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지나 관심이 낮은 경우가 많다. 굳이 비용을 들여 최상의 환경을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ESG에 관심이 있고 냉매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기업에서는 환경 문제를 대비해 R22보다 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기준 GWP 1,500 이하)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기존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자연냉매인 암모니아와 CO₂도 냉동창고에 적용할 수 있다. 암모니아의 경우 수도권과 도심 지역의 안전상 규제 그리고 민원으로 인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CO₂의 경우 장비적인 부담(고압으로 인한 장비 크기 증가, 유지보 수의 어려움, 고가 등)으로 냉동창고에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세븐일레븐 재팬은 현재 일본 전역 2만여 편의점 매장의 R404A 대체냉매로 R448A(GWP 1,387)로 교체됐다.

업계의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냉매 규제가 당초 계획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친환경 냉매 사용을 통해 향후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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