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센터 박사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센터 박사

[투데이에너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서 전 세계가 기후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특히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들의 배출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에서는 화석연료 중심의 현재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자동차, 선박, 열차, 기계 혹은 전기발전 열 생산 등을 늘리고 이를 위해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저장-운송하는데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산업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경제시스템인 수소경제 구성을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들어선 새 정부에서도 수소산업 육성과 관련해, 청정수소 생산기지 및 수소 액화 관련 설비 투자의 확대, 수소생산과 관련된 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조성해 육성,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기술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써 이전 정부의 수소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회에서도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이 2022년 5월29일 통과돼 이러한 법안을 통해 수소 정책적 지원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현재 수소 생산 시장은 약 1억톤 수준이며 전세계 1차 에너지 시장의 2%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그레이 수소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청정수소(그린/블루수소) 생산만 보면 블루수소를 중심으로 연간 100만톤 남짓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린수소는 아직 시장을 논의하기에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2025년~2030년에는 청정수소 생산 규모는 생산계획이 발표된 수치만으로 볼 때 2025년까지 약 500만톤, 2030년까지 1,100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높은 성장에도 불구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0.3%에 불과하며 그만큼 추가 성장 잠재력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수소 가격을 kg당 3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청정수소 시장은 약 300억달러 이상, 그 중 그린수소는 약 70억달러 시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용 수소 생산에 활용되고 있는 알칼라인(AEC)과 양이온 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은 재생 에너지 설비와의 연계를 위해서는 기술적 진보가 필요하다. 

즉 알칼리 용액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AEC 수전해 기술은 내구성이 좋고 설비 가격이 낮으나 타 기술 대비 부피가 크고 불규칙한 출력 특성의 재생에너지 전력 연계 시 생산 수소의 순도가 낮아지고 내구성 및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PEM 수전해 기술은 사용하는 전력의 빠른 반응속도로 재생에너지 전력 연계에 적합하나 전극으로 백금과 이리듐과 같은 고가의 귀금속을 사용해 설비 가격이 매우 높다. 
현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수전해 기술의 진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전해 기술은 음이온 전해질막(AEM) 수전해 기술이다. 

AEC와 PEM 수전해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것이다. AEM은 알칼라인의 알칼리성 작동환경과 고분자 전해질막을 사용하는 PEM의 구조를 혼합한 기술로 가격이 비싸고 매장량이 한정돼있는 귀금속 소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경제적이면서도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의 출력 특성에 빠른 반응이 가능해 그린수소 생산 최적화 기술로 급부상 중이다. 

유럽과 일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AEM 수전해 기술의 상용화가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부재하다. 국내기업이 선도적으로 기술 확보 및 사업화 시 전 세계 수전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급히 정부 주도 하의 글로벌 수소생산의 국제적 주도권획득을 위한 차세대 수전해 및 이의 융합기술 개발에 적극적 투자와 정책적 장려가 수반돼야 하고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관련 핵심기술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정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기존 상용화된 해외 수전해 기술 도입에 의존해 근시안적으로 성과창출에 급급해 하지 말고 차세대 수전해 기술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의 그린수소 생산 기술은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기존 기술로 어려움을 타개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감안할 때 선제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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