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홍희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코로나가 일단락되는 듯하다가 다시 하루 3만명을 넘기면서 확산이 시작된 듯하다. 에너지 비용 때문에 지난 몇 년간 밀폐되기 쉬운 여름과 겨울에는 반복돼 왔던 일이기도 하다. 대한설비공학회를 비롯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환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현 정권의 공약 중 방역정책은 영업 제한 철폐 대신 보완책으로 내세운 실내 환기이다. 영세업자에게는 설치지원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부디 임기 초부터 그 중요성을 깨닫고 조속히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또다른 변종이나 다른 바이러스 출현은 시간 문제이다. 공기감염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에 환기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됐다. 

다만 방역당국에서 지금도 해결책이라고 일관되게 알려주고 있는 환기방법은 효과도 실현성도 거의 없다는 것을 강조해둔다. 즉 2시간에 한 번 10분 창문 열고 환기하는 방식으로는 감염병 예방 효과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것보다 적극적인 것이 환기팬 가동이 되겠으나 여름철도 문제지만 겨울철 난방비 폭탄 맞을 준비가 됐다면 모를까 연속적인 가동은 언감생심이다. 

건축설비분야의 상식은 고효율 환기 방식인 열회수형 환기장치(ERV)의 가동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시공된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전열교환기라는 명칭으로 장착되어 있으나 한 번도 사용 안 했거나 설치돼 있는 줄도 모르는 거주자가 다수인 듯하다. 만약 가동해서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고 소음 문제가 없으면 재실시에 계속 가동할 것을 권장한다. 냉난방 중에 연속적으로 운전시켜도 에너지 비용 증가는 생각보다 작은 수준이다. 다만 소음이 크거나 노후된 제품이라면 교체할 것과 덕트 청소를 권하고 싶다. 

필자의 연구실 재실자는 아직까지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백신 효과가 결정적이겠지만 환기가 미흡한 건물에서는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고 특히 연구실 내부는 상시 열회수 환기장치를 가동하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고 판단된다. 

역시 문제는 다중이용시설이다. 환기가 안 되는 커피샵에 마스크 쓰지 않은 채 밀집돼 있는 모습은 다시 대확산으로 이어지는 서막을 보는 느낌이다. 덕트가 설치돼 있는 아파트와 달리 기존 건물에 입주한 카페 등의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 가장 손쉽고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은 창문형이다. 벽부형도 비슷한 효과이지만 건물주가 벽을 뚫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있어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이 있는 다중이용시설이라면 서둘러서 설치할 것을 권하고 싶다. 최근에는 회전형 소자를 사용해 작은 크기에도 훨씬 큰 환기 용량의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보다 더 진화한 기술이 제습 환기이다. 제습제(데시컨트)를 활용해 습기제거와 더불어 환기가 가능해 패시브하우스나 제로에너지건물에 최적이다. 이러한 건물들은 단열이 잘 돼 열은 잘 빠져나가지 않지만 실내에서 발생하는 습기는 기존 건물과 별반 차이가 없고 밀폐된 구조라 쾌적성의 유지를 위해 제습과 환기는 필수다.  

공약 자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 환기의 시급성과 더불어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을 인지해 고효율 환기장치의 보급을 강력히 밀어붙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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