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수소경제를 향한 전 정부 장밋빛 전망이 어두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수소경제의 2022년 목표는 수소차 8만1,000대, 발전용 1.5GW, 가정·건물용 50MW과 함께 수전해 방식 수소 47만톤 공급과 공급가격 6,000원/kg 이었다.

양금희 국회의원(대구 북구 갑,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배정예산 450억원은 전액 불용처리 됐고 사업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원 춘천(한국지역난방공사) 소규모생산기지 사업은 선정 당시 계획했던 수요 및 가격 기준을 정부가 확약해주지 않아 사업 추진 시 투자손실 이어질 우려가 있어 사업 포기에 이르렀다.

공급정책과 가격정책간 충돌도 짚어 볼 문제다. 

한국가스공사의 수소 공동구매 제도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제공하기로 한 목표공급가(6,300원/kg)보다 싸게 조달이 가능해진 것이 화근이였다. 구매자인 지자체 입장에서도 굳이 비싼 가격의 수소를 구매할 이유가 없었고 판매처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업포기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의 미흡한 계획은 사업 지연과 최종적으로 생산 지연으로 이어졌다.
 
소규모 생산기지는 물론 중대규모 생산기지에 이르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2개월의 사업이 지연되지 않았다면 생산가능한 수소량 추정치는 1만5,230톤, 수소승용차(H사 N모델) 2,417대 충전이 가능한 분량이다. 

정부계획에 대한 기업의 신뢰도 하락도 우려스럽다. H사는 수소 출하센터 구축지원 사업자로 2021년 선정됐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믿은 H사는 출하센터 총 구축비용 126억원 중 국고지원 31억5,000만원을 받았으나, 정부의 상용충전소 4곳 구축계획 지연으로 판매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지원금 반납과 함께 사업을 중단했다. 

정부 지원 없이 단독으로 상용버스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2022년 9월 현재 운영 중인 상용버스전용 충전소가 없어 어려운 실정이다.

수소 승용차 인프라 전망도 어둡다. 산업부가 올해까지 구축하기로 한 수소충전소는 일반충전소와 버스전용 충전소를 포함한 250기, 고속도로·환승센터등 교통거점 60기를 포함한 총 310기. 그러나 2022년 8월 기준 전국 수소충전기는 188기로 당초 목표 60%를 겨우 달성했다. 

구축된 충전소 운영도 녹록치않다. 수소충전소 1기가 고장 났을 경우 정상화 소요기간은 평균 4.5일로 확인됐다.

뿐만아니라 정상화 장기간 소요 충전소도 확인됐다. 2022년 8월 경기도 김포시에 등록된 수소차는 183대,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총 1개소이다. 그마저도 고장나면 정상화까지 소요기간이 34일로 확인됐다. 같은 경기도 내의 안성, 여주도 같은 실정이다. 

부품 국산화와 충전소 실증사업은 안전과 편의를 위한 인프라 확대 측면에서 중요 이슈다. 지연되는 사업들이 국민 불편함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련 기술개발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양금희 의원은 “전 정부의 수소를 향한 장밋빛 전망이 불러온 나비효과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며 “보여주기식 사업진행으로는 내실 있는 수소경제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고 수소승용차를 개발한 미래기술선진국가”라며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수소 전주기 점검을 통한 로드맵 수정여부를 검토해 수소가 미래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공급-유통-인프라-판매가 상호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수소생태계 구성을 위해 하루빨리 계획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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