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가 추진하는 충전기 보급사업에 필수 규약인 OCPP(개방형 충전 통신규약: Open Charge Point Protocol) 인증이 올 한 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OCPP 공인시험을 시행하고 있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KSGA)는 첫 OCPP 공인시험이 시행된 2020년 2건에 이어 지난해 15건에 불과했던 시험 건수가 올해 10월 현재 총 120건이 완료됐으며 현재 진행 중인 시험이 완료되면 전체 시험 누적 건수가 140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OCPP 인증은 충전기 관리를 위한 통신규약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증으로 OCA(Open Charge Alliance)가 충전스테이션의 운영,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개발한 개방형 충전 통신 규약이다. 2019년부터 시행된 이 인증은 현재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4만 대 이상의 충전스테이션에서 사용되고 있다.

OCPP는 충전이용자를 위한 정보 안내, 사용자인증(원격인증), 충전스테이션 상태관리(펌웨어 관리, 기기진단), 원격제어(고장관리) 등에 사용가능한 통신 프로토콜이다. 국내에서는 충전 제조사, 운영사마다 운영시스템, 충전 설비의 충전 통신규약이 상이했는데 환경부는 이를 일치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환경부가 추진하는 충전기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OCPP를 이용한 충전기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인증을 받도록 했다. 

협회는 2019년부터 회원사 권익증진과 충전 인프라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전기자동차 충전기(CS)와 충전기 관리시스템(CSMS)에 대한 OCPP 공인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협회가 유일하게 공인 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아 아시아 권역의 시험과 인증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협회는 해외에서 받아야 하는 OCPP 시험을 국내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시험을 위한 국외 출장, 제품 이송 및 통관 등에 드는 제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했으며 더 나아가 국제 인증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뢰 기업들에게 사전시험을 통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함은 물론 신속한 인증서 발행을 통해 미국, 일본, 태국 등으로의 해외 수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충전 인프라 설치 시 충전기와 관리시스템 간 통신방식으로 OCPP를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각국 정부 기관 및 민간 산업계에서 OCPP 인증 의무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라 전기차 충전인프라 보급에 9억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충전인프라 보조금 지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고속도로 충전소 구축 및 지원을 위한 전기자동차 인프라 프로그램에 따라 내년부터 충전 인프라 설치 시 OCPP 통신을 적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전기자동차(스마트 충전 포인트) 규제 2021’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설치되는 충전기에 대해 전력시스템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고 충전기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스마트 충전 기능 적용을 의무화했으며 규제 요건을 충족해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서 OCPP를 활용할 예정이다. 

인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현 가이드북을 통해 충전기와 관리시스템 간 통신표준으로 OCPP 사용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정부 주도의 충전 인프라 구축 시 해당 가이드라인을 적용토록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EU 및 아세안 지역에서도 충전인프라 통신프로토콜로 OCPP 적용의무가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국제표준(IEC63110)과 OCPP와의 연계성 논의를 위한 조인트 워킹 그룹 구성을 요청해 실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및 보조금 및 설치 운영지침에 따라 OCPP 인증 등의 요건을 만족한 업체에게만 환경부에서 전기자동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사업수행기관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수의 충전기 제조사 및 충전사업자가 OCPP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OCPP 인증 건수가 올해 말까지 전체 누적 140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에만 120건 이상 이뤄져 2022년은 국내 충전 인프라 통신분야의 상호호환성을 한층 높이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늘어나는 인증 수요만큼 표준개발, OCA 및 정부, 기업 간 협력·기술지원 등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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