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에 이은 차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이하 에너지연)이 차세대 태양전지의 정공수송물질을 새롭게 개발해 효율과 안정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연구진이 개발한 저가의 페노티아진 기반 자기조립단분자막의 중심 황원자(S)를 산소(O) 또는 셀레늄(Se)으로 치환하는 것만으로 상용 정공수송물질과 비교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였다. 

지금까지 일반구조 대비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낮은 효율은 적절한 정공수송물질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왔는데 이번 자기조립단분자막 기반의 정공수송물질 개발을 통해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연구를 주도한 태양광연구단의 홍성준 박사 연구진은 자기조립단분자막을 형성하는 페노티아진 물질 내 핵심 원소만을 치환하는 매우 간단한 공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새로운 정공수송물질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페노티아진 head 그룹 중심원자인 황원자를 주기율표 상의 같은 족에 속해 비슷한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가진 산소 또는 셀레늄으로 치환된 새로운 분자를 설계해 역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의 정공수송층에 적용했다.

자기조립단분자막을 형성하는 유기분자는 크게 기판과의 화학적 결합을 수행하는 anchoring 그룹과 단분자막의 기능성을 부여하는 head(or Functional) 그룹 그리고 이 둘의 작용기를 연결해 주는 linker(or spacer)로 구성된다. 

세 가지의 새로운 자기조립단분자막 정공수송물질이 적용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2.73%(셀레늄), 21.63%(황), 21.02%(산소)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또한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에는 17.91%의(셀레늄 적용/상용 PEDOT:SSS 효율 대비 111%) 높은 태양전지 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가장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인 셀레늄은 높은 분극특성을 가져 광흡수층과 강한 상호작용으로 계면 결함을 감소시키고 계면에서의 비방사재결합 손실을 방지해 안정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500시간 연속 효율 측정 후 초기 효율 대비 98%의 성능을 유지했으며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상용 PEDOT:PSS 대비 2배 이상 안정성이 현저히 향상됐다. 

교신저자인 홍성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및 유기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독자적인 자기조립단분자막 기반 정공수송물질의 개발이라는 점에 있어 의미가 있으며 효율과 안정성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전자수송층과 계면에 대한 연구가 핵심으로 현재 그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셀로 하는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 19.924)’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인 ‘세대 융합형 화합물/실리콘 다중접합 태양전지 기술(연구책임자 안세진 박사)’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울산과학기술원(화학과 박영석 교수, 김봉수 교수), 울산대(조신욱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정공수송물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내에서 정공의 원활한 수송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생성된 전하가 재결합되는 현상을 억제해 소자의 성능향상에 도움을 줌. 

자기조립단분자막(Self-Assembled Monolayer, SAM): 주어진 기질의 표면에 자발적으로 입혀진 규칙적으로 잘 정렬된 단분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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