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강원테크노파크 에너지방재지원센터 센터장
유재석 강원테크노파크 에너지방재지원센터 센터장

[투데이에너지 윤서연 기자] 지난 2020년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강원도에서는 액화수소 관련 실증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액화수소는 수소를 -253℃ 극초저온으로 냉각시켜 액체 상태로 만든 것으로 저장 및 운송 효율이 대기중 상압하에서 기체수소 대비 800배 이상으로 대용량 활용이 용이하다. 강원도는 수소 저장 및 운송 효율성 면에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일찍이 액화수소 산업에 주목했다. 그러나 아직 액화수소 관련 법령이 없어 당분간 활발한 사업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으로 보인다. 유재석 강원테크노파크 에너지방재지원센터 센터장을 만나 앞으로 액화수소 산업이 가야 할 길과 남아있는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편집자주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하는 액화수소 규제자유 특구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강원테크노파크에서는 액화수소 제조 및 충전 설비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시 제품 제작,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참여 기업의 산업 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특구 지역 내에 액화수소 관련 기업 17개 사를 유치했으며 실증 참여 특구사업자 6개사와 특례사업자 11개사 유치를 완료했다. 액화수소 드론 및 선박 제작, 체험형 수소 e-모빌리티 및 에너지프로슈머 육성을 위한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유관 기관과 업무협약 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이하 KGS)에 추가 안전기준 마련을 제안 및 협업했고 7종의 국내 액화수소 제품 및 시설에 관한 자율안전기준안을 마련했다. 마련된 기준안에는 △액화수소 제조시설 △액화수소 저장탱크 △액 화수소 탱크트레일러 △액화수소 저장형 고정식 자동차충전시설 △액화수소 저장형 이동식 선박 충전시설 △액화수소 초저온용기 △액화수소 기화장치이다.

■액화수소 안전밸브 등 안전성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실증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데.

과압안전밸브, 검사를 위한 용기의 숫자, 액화수소 제조시설의 방폭 검증 등 안전을 위한 검사 및 인증 기분이 미비돼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강원도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산업부 옴부즈만, 강원도 호민관 등을 통해 특구의 애로사항을 공론화하고 규제 개선 건의를 추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액화수소, 액체헬륨, 액체네온 만으로 안전밸브 작동·성능 시험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검사 시설이 없어 안전밸브 확보가 불가능하기에 규제자유특구 내 실증설비 구축 및 저장탱크, 탱크트레일러, 초저온용기 등 액 화수소용 제품의 제조 및 설치가 불가한 상태다. 이에 국내 액화수소 안전밸브 검사 시설이 구축되기 전까지 해외 검사품에 대해 한시적으로 사용을 허가해달라 요청한 바 있다.

해당 시험에 대해 2024년 KGS의 테스트베드가 구축되기 전까지 유럽, 미국 등 해외 사례와 같이 규제특례 사업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액화질소로 성능 시험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건의했다. 제안이 불가할 경우 KGS에서 빠른 시간 내에 액체헬륨을 이용한 안전밸브 시험 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긴급 특별예산 배정을 요청했다. 이에 KGS는 국내 대기업의 제조시설을 위한 해외 안전밸브 제조사의 제품을 4, 5월 2개사의 제품 시험이 준비돼 있으니 이 기업들을 통해 공동구매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24년까지 충북 음성에 국내 검사시설도 조속히 설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액화수소용 초저온 용기 실증을 위한 용기 수량 기준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현행으로는 외관검사 등을 위해 5대의 초저온 용기와 3대의 기밀시험용 용기가 필요하다. 규제자유특구 내 중소기업에서 개발·제작된 단일용기는 자동화 공정에서 대량 생산되는 용기에 대한 검사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이에 규제자유특구 내 실증특례를 받은 사업자 에 한해서 초저온 용기의 검사 대상 수량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KGS는 특구의 실증용 시 설에 대한 검사기준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액화수소 제조용 GM(Gifford-McMahon)냉동 기 방폭기준 완화 건도 마찬가지다. 현재 극저온 GM냉동기는 안전기준인 전기방폭설비 설치 기준 및 외부 비방폭화 방안에 대한 승인 가능한 법규가 없다. 액화수소 제조에 극저온 GM냉동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추가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액화수소 누출로 폭발성가스 분위기가 극저온 GM냉동기에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비방폭화 방안 기준 완화를 요청했다. KGS는 국내 방폭검증이 가능한 전문기관을 통해 GM냉동기의 방폭 검토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실증이 늦어지면 결국 산업 활성화도 늦어지는 것 아닌가. 규제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정부와 KGS에 산업체의 긴급성을 계속 알리고 있다. 현재 산업이 발 빠르게 앞질러 가는 상황인 데 관련 지침이나 방침이 미비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KGS도 산업계와 정례적인 회의를 통해 의견을 청취하고 안전관련 기준 미비로 인해 미래산업이 정체되지 않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다보면 우리나라의 수소 산업도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수소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액화수소를 대량으로 쓰는 수요처가 많아져야 한다. 결국 넷제로(Net-Zero)로 간다는 것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사용량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변동성이 굉장히 큰데 잉여 전력이 많을 경우 이를 저장할 방법이 필요하다. 이때 ESS(Energy Storage System) 개념이 등장한 것이고 이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소가 제시됐다. 수소의 종류 중 효율적으로 저장 운송하는 데는 액화수소가 최적이다. 발전용뿐만 아니라 철도, 선박, 제트기 등 모빌리티에 액화수소를 도입해 액화 수소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향후 강원테크노파크의 사업 방향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규제자유특구 실증을 추진해 액화수소 용품 및 시설에 대한 운영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 액화수소 관련 법령 정비를 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산업이 강원도의 경제성장을 견인할 미래산업인 만큼 거점 기능 고도화를 위해 산학연관 연계를 통한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수소 저장 운송 클러스터 구축사업 및 액화수소 신뢰성 센터 구축사업 △수소(기체, 액체) 내연기관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기반구축사업 △R&D Hub 구축사업(수소 기업 인큐베이팅을 통한 수소전문 산업단지 조성) △수소 생산-유통 및 충전소 메타버스 기반 구축사업 △수소-미세조 류 융합 기술개발 및 구축사업 △산불안전 테스트 베드 평가 지원센터 구축 △동해안 액화수소 해안 순환 열차 실증사업 등을 기획하고 있다.

■그 외 하고 싶은 말씀은.

에너지의 주공급원이 석탄이던 때부터 강원도는 에너지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액화수소 산업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의 중심지로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강원도에 수소 관련 개발 인프라 구축, 검사 시설 및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고급 인력들이 강원도에 정주할 수 있길 바란다. 급변하는 세계 환경에 산업이 앞서 나가려 열심히 노력할 때 정부의 정책이나 시스템이 이를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강원테크노파크는 액화수소 산업에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합리적 규제 마련을 위해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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