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지난해 12월9일 한국가스공사를 이끌 역대 18번째 리더로 최연혜 사장이 취임한 바 있다. 취임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천연가스가격 급상승, 요금 정상화, 공사채 추가 발행을 위한 한국가스공사법 개정 등 높고 험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며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철도공사 사장,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가스공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에 최연혜 사장이 취임 후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안전, 재무건전화, 미래 지속성장, 노사화합 강조
최 사장은 취임하면서 안전, 재무건전화, 미래 지속성장, 노사화합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12일 개최된 취임식에서 안전은 최상의 고객 서비스이자 절대적인 핵심 가치인 만큼 직원 생명·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한 안전관리 시스템 고도화 및 안전 경영 확립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최근 미수금 및 부채 비율이 급증에 따른 재무위험기관 지정으로 기민한 대응과 치열한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하고 재정 건전화 계획을 성실히 이행함은 물론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산적한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수동적·소극적 관점에서 벗어나 정부·국회·국민·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적극 설득하고 협조를 이끌어내도록 핵심 역량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도 내실 있게 재구조화해 탄소중립 시대를 이끄는 가스공사의 미래 지속 성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화합과 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감한 인사 시스템 개선 및 노사관계 개선 등을 통해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동조합은 경영 파트너이자 한배를 탄 동지인 만큼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소통과 대화로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법 개정안 통과
러-우 사태로 인해 천연가스도입가격이 올라갔지만 무리한 민수용 천연가스 요금동결로 인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급증하자 가스공사법 개정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절기 천연가스 사용량이 급증하지만 막대한 미수금으로 인해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천연가스의 추가 도입을 대비해 가스공사채권 한도 상향이 필요했던 것이다.

개정안에는 기존 자본금+적립금의 4배 한도까지 발행할 수 있었으나 5배까지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최 사장은 정치권, 정부 등에 한국가스공사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했으며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는 업적을 올렸다.

■노-사 화합 이끌어내
최 사장은 그동안 숙제로 여겨져왔던 노-사간 화합도 이끌어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22일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와 노사 합의를 거쳐 ‘2022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최 사장과 신홍범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장은 7차례의 실무교섭 및 2차례 본교섭 끝에 정부지침 상 총 인건비 인상률 내에서 2022년도 임금인상을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첫 노사 합의 사인인 임금 인상안을 원만히 합의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노동조합은 중요한 경영 파트너이자 한 배를 타고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갈 동지인 만큼 끊임없는 소통으로 신뢰와 화합의 노사관계를 이끌겠다”며 노사간 상호 협력관계를 다져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사안전경영회의 정례화
최 사장은 전사적으로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전사안전경영회의’를 정례화 하기도 했다.

전사안전경영회의는 사장을 포함한 본사 경영진과 전국 사업장의 현장 책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안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발전적 토론의 장으로 매월 개최되고 있다.

전사안전경영회의를 통해 안전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및 지원은 물론 현장에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하고 결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현장 중심 안전관리체계를 보다 견고히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최 사장은 연휴기간, 해빙기 등 안전 취약시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누비며 안전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천연가스 생산·공급 설비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현장관리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자연재해 및 비상 상황에서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자 주말 및 휴무일에 본사 경영진으로 구성된 ‘안전 컨트롤타워’를 운영하는 등 안전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분골쇄신 통한 국민부담 경감
최 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LNG 도입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난방비 부담 증가와 가스공사 재무구조 위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원료비 미수금은 지난해 말 9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올해 3월 말에는 12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미 가스공사의 자본금을 초과한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재무구조개선 TF’를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TF를 통해 가스공사는 자산 유동화를 통한 8,000억원 조달 및 해외사업 수익 1조원 창출 등 2조7,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추진하고 향후 5년간 수익 창출 노력 확대 및 중장기 투자 계획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약 14조원 규모의 전 방위적인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청정수소사업 등 천연가스 인프라 구축 및 에너지 안보 강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자 사업 조정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보유 자산은 금융 기법을 활용해 유동성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2조6,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해외사업은 생산 증대 및 마케팅 개선 등 적극적인 수익 개선 노력을 통해 향후 5조4,0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공사-민간기업 협업 모델을 구축해 천연가스 산업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조직 1처 7부 축소 및 전국 관리소 중 30% 무인화 추진 등으로 102명 인원 감축을 단행했으며 경제적인 원재료 구매방안을 수립하고 취약한 자본 구조 개선을 위해 3조8,000억원의 강도 높은 경비 절감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가스공사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의 재무 건정성 자구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해 가스공사의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함으로써 국민 여러분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해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사업 수익 8,000억원 창출 및 동절기 수요 감축 6,000억원을 통해 2조7,000억원의 재무개선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앞장’
가스공사는 재무개선뿐만 아니라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도시가스요금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가스공사는 취약계층 도시가스요금 감면 확대를 위해 정부와 함께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도시가스요금 경감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민수용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한 사회적 배려대상자의 동절기 난방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난 1월, 요금 할인 폭을 50% 늘린데 이어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서도 가장 저렴한 일반용(영업용2) 요금을 적용하는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취약계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이달 초 난방비 감면 확대를 골자로 한 지침 개정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남은 과제는
가스공사가 처한 숱한 어려움과 고난이 있었지만 최 사장은 한국가스공사법 개정, 노사 화합, 안전관리문제 강화, 경영쇄신, 취약계층 지원확대 등 성공적인 결과물들을 이끌어 내며 리더십을 증명해냈다.
이제 향후 해결해 나갈 문제는 요금 현실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정부가 예고한대로 1분기가 지나는 시점인 4월 요금인상이 이뤄져야 했으나 5월에 요금 인상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요금인상요인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완전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향후 요금 정상화 실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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