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유니버스 수소연료전지 버스'
현대자동차 '유니버스 수소전기 버스'

[투데이에너지 윤서연 기자] 본격적인 수소버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11월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 누적 3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수소 상용차 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생산 및 충전인프라와 연계해 수소버스 보급 시범사업을 펼치며 6개 지자체를 선정해 수소상용차 확장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각 지자체에서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수소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서울시가 환경부, 현대자동차, SK E&S, 티맵모빌리티와 체결한 ‘수소모빌리티 선도도시 업무협약’ 건은 대중교통 이용량이 가장 큰 서울시내에서 수소 대중교통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승용 부문보다 수소 상용차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정부의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체결 건으로 공항버스, 시내버스, 통근버스 등을 포함해 2030년까지 1,300여대의 수소버스가 서울시에 도입되며 5곳의 수소버스충전소가 설치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산업부가 진행하는 수소버스 연료전지 교체 시범 사업 대상 차종에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서울시와 맺은 업무협약에서도 해당 차종이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SK E&S는 연내 액화수소플랜트에서 최대 연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현대자동차가 공급하는 수소버스에 주입할 수 있도록 기화해 공급한다.

정부가 상용 부문에서의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글로벌 친환경차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차는 소형에서 대형·프리미엄화로, 수소차는 승용에서 상용차 위주로 확대되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공간이 작고 무게 면에서도 적게 나가 장거리 주행에 강점을 지닌다. 또한 충전 속도와 고중량 적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중대형 트럭 등 상용차에 적합하다. 이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서도 수소트럭·버스 실증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 2월 ‘2023년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무공해차 7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며 수소차는 4만7,000대를, 수소충전소는 320기 이상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용차 지원물량의 경우 수소 광역버스, 수소 화물차 등 신차종 출시를 반영해 지난해 340대에서 올해는 920대로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각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추진 중인 수소버스 전환 건은 정부에서 재정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가속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소차 출시 현황은 승용 부문에서 넥쏘(2018), 시내버스는 일렉시티 FCEV(2019), 광역버스는 유니버스 FCEV(2023), 화물차는 엑시언트(2023 예정)가 계획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수소차는 승용 부문보다 상용 부문에서 자주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BMW, 도요타 등에서 승용형 수소차량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 향후 현대차가 성능을 높인 승용형 수소차량을 언제, 어떻게 내놓을 것인지는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난 9일 현대차가 고객 선호사양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높인 ‘2024 넥쏘’를 내놓았으나 스택이나 성능 부문에서의 변화는 없어 아쉬움이 더해진 상황이다. 

사실상 수소차 보급 확대는 충전 인프라에 달려있다. 수소차 이용자 입장에서 여전히 충전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시의 경우 3,019대(11일 기준)가 보급된 반면에 수소충전소는 9개소(14기)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소차 대비 충전소가 부족한 상황이며 제주도는 0개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올해 누적 350기를 설치하겠다고 목표를 내놨다. 

수소차 대비 충전소가 부족한 지역인 서울, 강원과 수소 상용차 전환수요가 많은 부산, 인천, 평택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충전소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사업 추진에 있어 마찰이 잦은 주민수용성과 이격거리 문제 등이 남아있어 민관의 공동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산업부는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수소상용차 선도 지자체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경기, 전북, 광주, 충남 지역에서 수소버스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청소차, 수소화물차 또한 이미 운행 중이다. 충주시에서는 지난 4월부터 수소전기트럭 청소차 1대를 인도받아 운행하고 있다. 

다만 수소상용차의 내구성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지난 4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구매지원 시범사업’을 수행할 6개 지자체를 선정했다. 이에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서울, 인천, 부산, 세종, 전북, 경남)에 보급된 수소버스의 연료전지 시스템 비용을 지원하고 보증기간도 기존 5년 50만km에서 9년 90만km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수명이 보통 5년임을 감안해 9년까지 연장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료전지의 내구성이 아직 기존 경유버스를 대체할 만큼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상용차 부문의 친환경차 전환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완전한 친환경차 전환을 위해서는 스택 내구성 확보와 보급 대수에 맞는 충전 기반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에 맞는 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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