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과열되면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자체를 금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바 있던 제한된 미국산 천연가스 물량을 두고 유럽과 동아시아간 물량 쟁탈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대량 살상무기 등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경우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조치를 전면 금지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현재 유럽은 2027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수입을 감축할 계획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결정을 번복하고 즉시 중단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유럽과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해 이동물량 자체는 감소했으나 양측간 천연가스 교류를 완전히 중단하고 있지는 않다. 유럽과 러시아는 기존에 체결된 장기계약에 의한 PNG 거래를 현 시점에서 갑자기 중단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유럽은 올해 상반기에만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900만톤을 수입했다. 지난해에는 2021년 대비 20% 증가한 1,700만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내 천연가스 공급구조에서 러시아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유럽은 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미국산 LNG 수입계약 체결과 함께 LNG수입터미널을 증설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한계가 있으며 특히 오스트리아 등 내륙국가들은 여전히 PNG의 활용폭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유럽은 미국과 카타르와 대규모 LNG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질적 공급 개시는 202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 민간가스기업인 노바텍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 수출에도 심혈을 기울인 바 있으나 러-우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실질적으로 폐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자원은 있으나 기술력과 투자자금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즈프롬과 노바텍은 자체적인 액화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높은 대 러시아 의존도, 전쟁 과열시 최악 상황도래
유럽의 대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정세악화로 EU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천연가스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우 전쟁에서 생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를 활용할 경우 전쟁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서방의 제재 심화와 천연가스 교류 중단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러시아로부터 유럽을 향하는 모든 노선에 의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다.

유럽은 장기거래계약이 2025년부터 개시되기 때문에 스팟거래 형태로 미국, 중동 등에 천연가스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중동산에 대한 유럽과 동아시아간의 도입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쟁 악화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유럽 공급은 0bcm, 중국은 48bcm, 튀르키예는 31.8bcm 등으로 예상했다.

상황 지속시(현상유지)에는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은 31.5bcm, 중국은 31.5bcm, 튀르키예는 31.8bcm으로 전망되며 평화협정 등 사태 종료시에는 대유럽 공급량 143.1bcm, 중국 53.5bcm, 튀르키예는 31.8bcm으로 전망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는 크림대교 테러 등 악화일로의 길을 걷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가 곡물협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전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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