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연구소는 지난 8일 대전시 유성구 덕진동 원자력연구소 내 부지에서 ‘지하 연구시설’ 준공식을 갖고 시설을 공개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 핵연료)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연구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박창규)는 지난 8일 대전시 유성구 덕진동 원자력연구소 내 부지에서 ‘지하 연구시설(KURT: KAERI Underground Research Tunnel)’ 준공식을 갖고 시설을 공개했다. KURT는 향후 국민적인 합의하에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이 건설될 경우에 대비해 개발 중인 한국형 처분 시스템의 기술적 타당성과 안전성 적합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기초 연구시설이다.

이에 원자력연구소는 KURT를 이용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기술들이 실제 처분장에 적용됐을 때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현장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평가로는 △암반 내 균열을 통한 유체 이동 △지하 환경에서 이온 및 콜로이드의 거동 연구 등을 통해 일반 대기와는 다른 지하 환경의 지하수 체계와 지질 조건 등에 대한 분석 △지하 구조물의 장기적 안정성 평가 △지하수의 화학적 조성 등이 이뤄지게 된다.

원자력연구소 관계자는 “이같은 연구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심부 지하 환경의 특성 규명과 이해 증진을 통해 지하 공간 개발 및 자연환경 보존 등 관련 학문 분야의 수준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URT는 1997~2002년 과학기술부 원자력중장기연구 1, 2단계 연구 결과 한국 현실에 맞는 고준위폐기물 기준처분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03년 1월 원자력연구소 부지 내에 기준처분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시설로 건설하기로 결정됐었다. 사전 부지조사와 시설 설계를 마친 뒤 2004년 11월 과학기술부와 대전시, 유성구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건설허가를 취득했고, 2005년 3월 지하처분 연구시설 건설에 착수해 1년 8개월 만에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총 사업비는 34억원이 투입됐다.

KURT는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지 후면 산 중턱에 폭 6m 높이 6m의 말굽형 단면으로 굴착된 총연장 255m의 지하터널로 180m 길이의 진입터널과 처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모듈 75m(좌측 연구모듈 30m, 우측 연구모듈 45m)로 이뤄져있다. 향후 고준위폐기물을 지하에 처분하는 경우에 대비 지하수의 흐름 등 심부 지하환경에서 각종 물질의 거동을 실험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환경오염 우려가 없는 일반 염료와 소금물(NaCl) 등을 사용하게 된다. KURT는 시설 내에서 어떠한 방사성 물질도 사용할 수 없는 ‘일반 시설’로 분류돼 현행법상 방사성 물질의 진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운전중인 원전은 총 20기로 2005년말 현재 원자력 발전소 4개 부지(고리, 영광, 월성, 울진)에 약 7,960톤의 사용후 핵연료가 임시 보관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오는 2016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