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국내 업체가 냉동공조(HVAC) 제품을 수출하려면 대다수 국가에서 미국냉동공조협회(AHRI)의 인증을 요구하고 있으나 해외에서 시험인증을 진행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국내에 AHRI 인증을 수행할만한 시험소를 개설하는 것이 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이에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시와 함께 200억원을 투자해 한국공기과학시험연구원(K-AIR)을 지난해 10월 개소했다. K-AIR 개소를 진두지휘한 이건필 K-AIR 건설추진단장이 K-AIR 초대 원장으로 최근 취임했다. 이에 이건필 K-AIR 원장으로부터 K-AIR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초대 원장 취임 소감은.
그동안 한국 냉동공조 분야의 산업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부사업 기획에 참여했고 K-AIR의 건설추진단장을 거쳐 이번에 K-AIR 초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 협회 부회장 재직시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여하고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유치해서 연구원을 설립하게 됨으로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 K-AIR은 국내 냉난방공조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냉난방 공조시스템의 시험인증 및 연구개발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의 제품 개발능력과 경쟁력 제고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K-AIR 설립배경은. 
K-AIR은 중대형 건물용 초미세먼지 대응 공조시스템 성능 고도화 및 냉동·공조분야 시험·인증체계 수립을 목적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지원, 신제품 개발 및 성능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상호협력 강화 및 비즈니스 모델 도출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통한 국내 냉동·공조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능시험 표준화 및 국제 공인성 확보를 통한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협력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 주요설비 및 인력구성 현황은.
K-AIR은 냉동공조 산업분야의 제품개발 및 표준에 기여하기 위해 정부의 연구사업을 수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KOLAS 공인시험기관을 지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공인시험기관 지정 후 냉동공조분야 제품의 시험업무와 국내 최초 미국 AHRI 인증을 위한 국내 인증시험소로 운영될 예정이다. 

AHRI 인증시험소의 지정을 통해 우리 업계가 그간 해외 시험소에서 인증하는데 평균 6개월, 매년 300억원이 소요됐으나(협회 추산) 국내에서 시험인증 수행으로 인해 시험인증 기간을 약 2주로 단축하고 비용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AIR은 냉동공조 각 분야에 있어 전문지식과 더불어 실무 경험과 연구경험이 풍부한 연구원들로 연구인력으로 구성해 가고 있고 향후에도 우수한 냉동공조 엔지니어를 필요로 하고 있으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주요설비로는 △공기필터&전기 집진기 효율 시험장치 △필터장착 AHU Casing 시험장치 △필터장착 열회수형 환기 장치 효율 시험장치 △필터장착 PTHP&DX-DOAS 성능평가 시스템 △대형 공기청정기 시험장치 △소음측정실(2023년 구축예정) △콜드체인 시스템 평가설비(2025년 구축예정) 등을 갖추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시험분야에서 정착화되지 않은 대형공기청정기 시험설비, AHRI의 AHUCasing 시험설비, 국내 최초 친환경 대체냉매 적용 콜드체인 성능시험장치 등의 구축은 경쟁 시험기관대비 K-AIR만의 차별성이자 강점이다. 이를 통해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된다. 
 
■ 콜드체인 시험설비도 구축 중이다. 진행 상황은. 
장비구축전략 및 로드맵으로는 산업용 콜드체인 시스템의 성능평가인증시험기관을 K-AIR 내에 설립하고 성능평가 및 기술서비스 관련 장비구축 및 운용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상업용 콜드체인 시스템 성능 고도화 및 친환경 냉매 전환기술 지원체계 구축 △국내 소규모 중소기업이 확보하기 어려운 고가 및 특수 시험설비를 구축해 연구개발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개발 기반 마련 △친환경 대체냉매 안전관리 및 콜드체인 시스템의 전문가 육성 체계 수립 △국가 콜드체인 산업에 대한 전략과 적합성을 유지하고 국내 산업구조의 현황을 고려해 산업 리드형 센터의 구조를 정립하고자 한다. 

현재는 친환경 대체냉매 적용 상업용 냉동·냉장 진열장과 보관 캐비닛의 성능시험 장비 및 차량용 냉동·냉장 유닛의 성능 시험장비의 국가장비심의위원회를 거쳐서 장비구축을 위한 업체선정을 위한 중앙조달을 준비 중이다.

■ 국내 냉동공조, 콜드체인분야 시험기관에 대해 평가한다면.
콜드체인이란 냉장·냉동식품 등의 신선도와 품질 유지를 위해 물품을 저온으로 보호하고 생산에서 소비까지 유통시키는 구조이며 대상물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대상물의 품질과 신선도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단절되지 않고 일관되게 적절한 저온으로 관리되는 공급사슬이다. 최근 콜드체인은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등과 관련한 초저온 백신의 보관·운송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 저온물류 설비의 경우 기간 운전을 하는 에어컨과 달리 1년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형 설비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물류센터에서 사용되는 전기요금은 연면적 대비 평균 2,794(천원/m³) 이나 냉동·냉장의 경우 6,384(천원/m³)로 물류비 중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콜드체인시스템이 가정용에어컨과 같은 고효율 인버터 제품으로 전환될 때 약 988MW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예상되며 이는 500MW급 화력발전소 2기에 상응하는 전력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의 냉동·냉장 시스템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성능 시험설비 인프라가 부족해 시험환경이 제대로 구성돼 있지 않으며 성능시험설비를 보유하더라도 상이한 시험기준으로 시장에 혼선이 우려되며 탄소 절감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기준 확립이 시급한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추진하는 콜드체인 시험설비 성능평가 구축사업이 업계에 일조하길 기대하고 있다.

■ 올해 주요사업 및 발전 방향은. 
이번에 설립된 K-AIR은 글로벌 수준의 제품 성능시험과 인증체계를 구축해 국내표준뿐만 아니라 국제 표준인 미국 AHRI, 유럽 EUROVENT 등과 협력해 글로벌 시험연구기관으로 발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 냉난방공조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내수 및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K-Air는 공기필터 분진시험, 공기조화기 성능등급시험, 환기설비 풍량·누설시험, 냉동·공조장치 열 성능시험, 미세먼지 제거능력시험, Sound Level Test 등 HVAC산업 전 분야의 시험·평가·인증과 연구개발 등을 수행해 나갈 것이며 쾌적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시험인증 인프라와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한편 냉동공조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관련분야 표준화 수립에 앞장서 냉동공조 기업들의 국내 및 해외시장 개척에 꼭 필요한 협력기관으로 성장하고 HVAC산업의 전문 시험인증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하겠다. 

■ 업계, 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제환경규제 등에 따라 국제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Low-GWP 대체냉매로의 전환, 에너지 절감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대체냉매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개발,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R&D 기술개발, 인센티브 제도,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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