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이정헌 기자] 한국전력(사장 직무대행 이정복)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늘어난 연료비·전력구입비로 인해 영업손실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1조2,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한 31조9,921억원에 비해 9조2,244억원이나 늘었다. 이중 전기판매수익은 전년 동기 29조4,686억원에서 38조6,208억원으로 9조1,522억원이 증가했다. 

전기판매수익 부분은 수출부진 등으로 판매량 자체는 0.8% 줄었으나 요금인상과 연료비조정요금 적용으로 인해 판매단가는 올라 전체 매출액 상승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연료비·전력구입비의 동반 상승으로 인해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14조3,033억원 손실에 비해 5조8,533억원 줄어든 8조4,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는 자회사 연료비 4,035억원과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 2조918억원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더불어 전력수요 감소로 발전량, 구입량의 전체 규모는 줄고 민간 신규 석탄 발전기의 진입 등으로 전력구입량은 증가한 것도 손실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출액은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의 수혜를 입는 듯 했다. 국제 연료비 상승과 한전 적자 누적을 고려해 지난해 10월과 올해 1, 5월에 걸쳐 전력량 요금 kWh당 30.8원, 기후환경요금 1.7원을 인상했으며 연료비조정 요금(1~6월)을 5원 올린 까닭이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연료 가격 급등 영향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자회사 연료비가 증가하고 전력시장을 통한 전력구입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흑자 전환의 폭에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 역시 개선된 한전의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가, 가스 가격 상승세가 다시금 두드러지면서 원가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고 전력 판매 단가 역시 상승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력 판매 단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SK증권은 한국전력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9,000억원 흑자에서 8,000억원 손실로 하향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운 상황으로 매출액 상승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국제유가 상승으로 적자축소 또한 제한적인 상황으로 판단했다.

다가올 총선 또한 한전의 적자 폭을 줄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요금 인상 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총선 당시 표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1달 새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점도 원가 부담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유 상승은 시차를 두고 천연가스 및 전력도매가(SMP)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연료비 상승이 불가피한 것이다. 두바이유 상승 2~3개월 뒤 천연가스, 4~6개월 뒤 SMP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전은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건전화 및 혁신계획’에 따른 긴축 및 자구노력을 속도감 있게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현실화, 자금조달 리스크 해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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