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정기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정기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급성장하는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제시됐다.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시스템연구실 KIER N-Lab은 지난달 3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3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부대행사로 ‘2023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글로벌 히트펌프 수요 증가 등 높아진 관심을 반영해 회원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대거 참석하며 어느 해보다 성황을 이뤘다. 

■규제 대응 전략 필요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히트펌프 기술의 미래와 연구방향’을 통해 “2021년부터 히트펌프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라며 “유럽 각국 정부에서도 히트펌프 보급 계획을 통해 지속적인 두자리수 상승이 기대된다”고 향후 시장을 전망했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히트펌프를 포함한 여러 응용 분야에서 불소화 온실가스(F-가스)의 단계적 감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빠르면 2026년부터 F-가스를 포함하는 장비 제조가 금지된다. 하지만 독일의 산업 단체들이 향후 유럽 과불화화합물(PFAS) 금지 조치에서 냉동, 에어컨 및 히트펌프용 F-가스 및 예비 부품에 대한 면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성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low GWP 냉매는 HFC계열로 R32와 HFO계열 R1234yf, R1234ze 등이 있으며 대부분 약가연성 냉매(A2L)로 분류된다”며 “GWP가 낮은 R290(C₃H), R744(CO₂), R717(NH₃)로 제한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내 히트펌프 시장 활성화를 위해 △히트펌프 보급의 취약성 극복 필요 △부분별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전략 확보 필요 △탄소중립을 위한 히트펌프 통합 로드맵 필요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잉여 태양에너지와 히트펌프
이경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실 KIER N-Lab 박사는 ‘계절간 잉여 태양에너지의 히트펌프 융합 이용 기술’ 발표에서는 다수의 실증사례를 바탕으로 한 태양에너지와 히트펌프의 융합을 강조했다. 

이경호 박사는 스마트팜 온실 난방에 태양열을 이용한 지열원 재생 기술 사례를 예로 들며 “난방기에 지열히트펌프 난방 후 지중온도는 1℃ 상승했으며 비난방기에는 태양열로 지중가열로 지중온도 0.3℃ 상승, 태얄열 지중재생 후 지열히트펌프 COP 3.19로 기존 2,79에 비해 14.3% 향상됐다”며 “특히 난방기에 수열원 모드로 계간열저장고와 지충축열을 이용한 단기간 히트펌프 운전으로 열원측 20~30℃ 범위로 조절해 공급했으며 평균 COP가 4.38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태양에너지 설비 설치면적이 증대됨으로서 잉여 태양에너지 발생 증대에 대한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태양열의 계절간 열저장 이용과 지열원 재생 이용 실증연구 사례와 태양광의 간절기간 잉여전력 이용과 히트펌프 열원화 이용 가능성을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고효율 태양광 집열기술, 고효율 열저장 기술, 저가형 열저장 기술, 이중 부하 및 열원간 활용형 히트펌프, 예측모델 시스템 운전제어 툴 등 더 효율적 융합을 위한 요소기술 연구가 진행 또는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VT+히트펌프 연계 기술 개발 
주홍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실 KIER N-Lab 박사는 ‘태양광·열(PVT) 모듈 소개 및 히트펌프 연계 기술’ 발표를 통해 PVT 활용 방안을 강조했다. 

PVT는 태양광 모듈과 일체화된 태양열집열기로 열과 전력을 동시에 생산한다. 최근 제로에너지건물 보급에 따라 소규모 주거용 건물부터 대형 건물 산업 대용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의 경우 350세대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개별주택 및 공동주택, 공동활용 공간 등 다양한 거주 공간에서 지열냉난방 네트워크, 히트펌프+CHP+보일러+냉열저장탱크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PVT 모듈 500m², 태양열집열기 306m²가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홍은 119안전센터 리모델링에 PVT 모듈과 히트펌프 연계 기술이 적용이 실증되고 있다. 적용 기술로는 냉·난방 히트펌프, 급탕 히트펌프, PVT 시스템, 집접증발쿨러, 실오기 열원덕트 시스템 등이다. 

주 박사는 단일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주 박사는 “PVT+히트펌프 연계 시 PVT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히트펌프에 전력과 열을 동시에 공급이 가능해 연중 효율이 상승한다”라며 “PVT 활성화를 위한 제도화가 시급하고 적극적인 PVT와 히트펌프 응용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히트펌프 중요성 부각
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는 ‘히트펌프 기술 개발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 발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정책을 통해 히트펌프가 조명되고 있다”며 히트펌프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에너지정책에서 △탄소중립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술융합(ICT) 등이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이중 탄소중립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산업용 대온도차 히트펌프 시스템 핵심기술 및 실증·운영 기술개발 △산업공정 열에너지 전기화 전환을 위한 핵심기술 및 실증 △중형급 산업용 전동기 슈퍼 프리미엄 기술개발 및 실증 등 에너지효율혁신 과제가 착수됐다. 

이윤빈 PD는 “에너지기술 로드맵에서도 히트펌프 개발이 중요,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며 “이제는 GW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작동유체(냉매)에 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개선 필요
남유진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공동주택 지열히트펌프 적용 활성화 방안’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관련 정책을 제안했다. 

건물부문의 에너지소비량은 총 산업의 약 38%에 해당하며 에너지 및 탄소배출량 저감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2030년까지 일정면적 이상의 공공 및 민간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을 달성해야 한다. 대부분 제로에너지건축물은 태양광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나 기술적 한계점으로 인해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이 어려워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의 사용이 필요하다.

남유진 교수는 “건물용도에 따라 에너지 사용형태가 다르지만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 구분이 없다”라며 “이는 건물용도에 적합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설비가 보급될 가능성(태양광 위주)이 높으므로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구분한 신재생에너지설비의 보급의 필요하다”고 밝혔다. 

■탈탄소화 서비스 제공
이병찬 만에너지솔루션 부장은 ‘CO₂ 히트펌프 기술동향’을 통해 “열에너지부문의 탈탄소화는 전세계 CO₂ 배출량을 줄이는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병찬 부장은 “유럽에서는 탈탄소화로 지역난방과 산업공정에서 히트펌프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유럽에서의 히트펌프 산업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만에너지솔루션에서는 지역난방, 석유화학, 식료품, 산업용 폐열회수, 제지 등 히트펌프와 관련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온 히트펌프 개발 착수
김진섭 한국기계연구원 열에너지솔루션연구실 박사는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300℃급 고온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을 통해 진행상황을 소개했다. 

탄소중립의 달성을 위해서는 산업공정 에너지 절감 및 산업부문 전기화의 이행이 필수적이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산업공정에 히트펌프 도입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상업용 고온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지난 1월부터 300℃급 고온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2028년 12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히트펌프는 초기 설치비용이 높으나 연료비/탄소세 절감으로 유지비는 낮출 수 있으며 최근 에너지 가격 변동을 고려할 시 경제성 확보 소요기간은 1.8년이다.   

■대용량 히트펌프 KS 필요
김성실 LG전자 박사는 ‘수열원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통해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를 주장했다.  

김성실 박사는 “수열원 히트펌프는 물의 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수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열에너지를 효과적인 이용의 필수 장치”라며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수열원 히트펌프 한국산업표준(KS) 제정 △설비 품질 확보 △고효율 장비 등을 통해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는 기후위기 극복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열에너지를 이용하는 히트펌프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인증을 취득하기 위한 KS가 없어 530kW 이상의 히트펌프는 설비인증서가 필요한 각종 사업에 참여가 불가하다. 김 박사는 이에 대해 “대용량 히트펌프 적용을 고려해 대용량 기기의 표준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수열원 히트펌프는 하수처리장, 지역난방공사 폐열, 열병합발전소 폐열을 히트펌프 열원으로 활용해 건물 내 냉난방열원으로 활용하면 최대 80%의 에너지 절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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