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차기영 기자] 탄소중립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에너지 정책 및 연구개발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학술교류의 장, 한국에너지학회가 19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주최한 ‘2023년도 추계학술발표회’가 전국 400여명의 환경·에너지분야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관영 한국에너지학회 회장은 에너지는 모든 산업의 원동력이고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되며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이행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분야로 기술과 정책이 아우러져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융합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고 사명감이라면서 학회 발전에 힘써 온 이관영 회장님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이번 추계학술발표회의 관전 포인트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이번 추계학술발표회는 수소연료전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신산업융합, 원자력, 자원개발순환 등 다양한 에너지분야의 정책 및 연구개발 결과가 공유됐다.

최근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라 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는 특별세션으로 두 차례 발표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차세대 그린 수소 에너지 생산 및 활용 기술’과 한국에너지기술평 가원의 ‘수소산업진흥 전단기관 기능 소개 및수고 R&D 추진계획 설명’ 주제발표가 주목을 끌었다. 

또한 원자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에서 원자력 관련 기술, 정책, 프로세스 등 다양한 내용의 논문들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이번 특별세션으로 마련된 영남대학교 ‘영농형 태양광 발전의 기술 동향 및 산업 전망’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의 ‘초경량 다중접합 박막태양전지’ 발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는 특히 에너지정책 관련 내용도 특별세션으로 마련했다. 에너지라는것은 기술만 갖고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아무리 수많은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도 네트워크와 컨트롤타워가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 쓸데가 없는 기술이 돼버리기 때문에 정책적인 부분이 꼭 뒷받침 해야 한다. 

이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에너지정책’ 특별세션과 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의 ‘탄소중립의 시대, 전력 그리드의 변화’ 기조강연을 특히 눈여겨 봤다.

에너지분야의 국제화는 어려운 문제지만 국내외 교류를 강화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특별세 션을 마련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2023 KoreaUS Embassy Scientists Fellowship Program Global Forum’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더욱 더 다양한 국제교류의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

■매년 학술발표회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에너지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에너지학회가 아주 큰 규모의 학회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는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추계학술발 표회에 400여명이 등록하고 참여했다. 지금까지 400명을 넘긴 적은 없었다.

에너지학회 회원들을 보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사실 에너지를 주전공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에너지 문제가 핫하다 보니 회원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업계에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번 학술발표회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에너지 정책 및 연구개발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학술교류의 장으로서 산·학·연·관 모든 참여하신 분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특히 한가지 특정 분야를 심도있게 연구하시는 분들이 많이 참석하셨는데 자신의 연구분야 이외에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어떻게 다른 기술들과 접목하고 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으면 만족한다. 이것이야말로 융합적인 성격을 갖는 에너지학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영역에서 촉매 역할을 강조하셨는데.
촉매는 석유화학, 정유산업 그리고 환경분야에서 필수적인 소재이다. 촉매를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공정 전체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한다.

정통 석유산업의 모든 공정에는 촉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분야에서 촉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핵심 기술이다. 요즘은 촉매를 디자인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배터리도 촉매 원리로 개발되고 수소를 저장하고 이송하는데도 촉매가 없이는 할 수가 없다.

석유의 이용은 에너지만 있는게 아니라 플라스틱을 포함한 석유화학 제품이 아주 많다. 석유를 쓰지 않고 플라스틱을 얻으려면 재사용이나 재활용 혹은 다시 분해하는 방법 외에 바이오매스도 가능하다.

하지만 바이오매스를 그런 석유화학으로부터 얻어지는 기초 제품들의 원료로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촉매가 활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문명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에너지믹스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아직까지 궁극적인 에너지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를 망라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것이 관건이다. 신재생은 신재생대로, 원자력은 원자력대로, 수소는 수소대로, 정책은 정책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치우치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기술을 향상하고 주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실정으로는 한가지 에너지원에만 몰두하는 것은 위험하고 현실성이 없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국제유가 폭등 우려가 있는데.
우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스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는 석유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에너지는 주변의 환경에 의해 너무 큰 영향을 받는 문제이고 특히 우리는 수입과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안보가 특히 취약하다.

에너지문제가 정말 어려운 것이 에너지는 전 세계의 정세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외교적인 전략이 중요하다. 국제정세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더 크게 확장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화석연료 전환, 수소를 강조하셨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문명이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돼 있는 문명이다. 이 문명을 만들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석유이다. 석유 시대를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석유화를 강조하지만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아직까지 없다.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은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겠지만 100% 충당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화석연료를 궁극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마련돼야 한다.

저는 화석연료를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수소에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전체의 인프라가 바뀌어야 한다. 수소를 만들고 옮기고 사용하고 또 다시 재생하는 전주기적 인프라가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다 갖춰져야만 지금의 석유시대를 전환할 수 있다. 특히 전주기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석유를 버릴 때가 아니다. 화석연료를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CCS나 CCUS 기술을 개발해 가면서 수소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환경문제는 한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선진국의 생각만 갖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CBAM 등 국제 환경규제가 점점 거세지는데.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탄소세를 실질적으로 매기면 당장 물건이 팔리느냐 안 팔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욱 더 규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측의 대응과 협상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대응해 왔고 특히 우리에게는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극복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자동차 시장 규제에도 우리는 잘 맞서 오지 않았나. 우리나라가 전 세계 3위가 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규제에 맞추려고 그만큼 기술적으로 성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전주기에 실질적으로 탄소를 줄이고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보고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에너지학회 회장님으로써의 비전은.
처음 회장에 임명됐을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특히 수소에 포커싱해 관련 산업체 참여를 더 많이 유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만큼 성과가 안나온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사실 학회는 회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참여하는 한사람 한사람들의 충성도와 참여도가 가장 중요하다.

보다 많은 전문가들과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임기가 끝나더라도 학회의 발전을 위해 늘 힘쓸것이고 에너지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학술 교류와 회합의 장을 늘려가고 에너지분야 회원을 유치하는데도 더 큰 노력을 기울이며 명실상부 한국 에너지분야를 책임지는 학회의 모습을 갖춰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