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헌교수 아주대학교

[투데이에너지] 작년 12월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당사국 총회는 큰 뉴스 없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폐막했다.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보인다.

나름대로 다각도의 개도국지원에 필요한 재원마련 등 유의미한 결과에 합의가 이루어졌고 많은 국가와 전문가들이 주목한 전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이하 GST)의 협상이 타결돼 합의문이 채택됐다는 점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듬해인 2015년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제15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선진국은 그동안 개도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역사적인 온실가스 배출책임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의 프레임웍을 제시했다.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의미 있는 동참을 하는 조건으로 GCF 설립, 2010-2012년까지 300억달러의 새로운 재원 마련,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의 재원의 추가 확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개도국의 참여를 독려하고 포즈난 회의에서 들어난 협상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노력이었다. 안타깝게도 이 제안은 남미의 여러 국가의 반대로 총회에서의 채택이 무산됐다.

코펜하겐 합의는 비록 채택에는 실패했지만 교토의정서와는 사뭇 다르게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가 온실가스 배출저감 의무를 갖게 되는 파리협정의 개념설정에 큰 기여를 하였다.

이행 점검과정에서 불거진 공약 불이행에 대한 비난을 재원으로 막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공약이행 점검은 국제적인 신인도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이번에 타결된 GST 협상 결과의 의미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파리 협정의 제14조에 근거해 이번 협약은 모든 당사국의 자발적으로 결정된 온실가스 저감 목표이행에 대한 점검을 2023년 이후 매 5년마다 실시하기로 규정하고 있다.

단 이들 목표는 지속적으로 상향 설정을 주문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 목표 설정은 당사국이 2020년 이후 매 5년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하게 돼있는 국가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이하 NDC)를 통해 공표하게 돼있다.

이번 합의 문안중 눈에 띄는 것은 파리협약 당사국이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을 하며 이 과정에서 2020년 기준 2030년 까지 풍력과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에너지 효율울 2배로 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의 합의가 ‘화석연료 종말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2025년 우리는 2020년 제출한 감축목표를 상향한 새로운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파리협정상의 의무이기도 하다. (파리협정 제4조 2항 및 3항),  2020년 정부는 2030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40% 감축”하는 것을 목표(2030 NDC)로 제시했다.

이 목표치는 이미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 대부분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보면 이 목표는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한 작 년 제28차 두바이 당사국 총회의 GST 결정이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 NDC 작성에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향상의 목표치 설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2024년은 2025년 제출해야하는 NDC를 준비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상향된 목표치의 설정, 세부추진 과제의 수정, 무문별 감축정책의 조정등 우리의 현실과 국제사회의 요구를 조화롭게 반영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로드맵을 다시 만들어야한다.

얼핏 보면 ‘아무말 대잔치’처럼 치부할 수 있는 파리협정 협상의 결과에 우리가 공약(공약)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머지 않은 미래에 상당한 국제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파리협정의 이행이 향후 특히, EU가 작년부터 이행해오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세등 과 같이 환경 문제이슈가 양자 무역협상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밝아오는 청룡의 해 2024년,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대외적인 선언과 약속에 신중한 자세로 NDC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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